부산국제영화제 5개월 앞두고 허문영 집행위원장 돌연 사의···“영화제 안팎 술렁”
허문영 부산국제영화제(BIFF) 집행위원장이 영화제 개막 5개월여 앞두고 사의를 표명했다. 영화제가 사실상 공동위원장 체제로 운영되자 항의를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 관계자는 12일 “허 집행위원장이 최근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이사장 아래 집행위원장이 영화제의 기획과 방향, 초청 영화 선정 등 영화제 전반에 관한 일을 총괄한다. 올해는 오는 10월 4일부터 23일 개최 예정이다.
영화제 개최 5개월여를 앞두고 돌연 사의를 표명한 배경엔 지난 9일 임시총회가 있다. 임시총회에서 조종국 전 영화진흥위원회 사무국장이 새롭게 운영위원장으로 위촉되면서 영화제가 사실상 공동위원장 체제로 전환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운영위원장 신설은 ‘집행위원장을 2인 이내 둘 수 있다’는 정관에 따라 이뤄졌다.
영화제측은 조 운영위원장을 위촉하면서 효율성을 내세웠다. 영화제측은 지난 10일 보도자료에서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초청작 선정과 영화제 행사 기획을 총괄하여 한국과 아시아의 유망한 감독과 작품을 발굴해 내고 전 세계 영화의 큰 흐름을 조망하는 데 집중해 나갈 것이며, 조종국 운영위원장은 법인 운영 및 일반 사무, 행정, 예산을 총괄하며 조직 운영에 내실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영화계 안팎에서는 갑작스러운 변화라며 이해할 수 없는 인사라는 뒷말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이용관 BIFF 이사장이 내부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10월 영화제 개최를 앞두고 지금 시기는 개·폐막작 선정, 전체 초청 영화 선정과 조율, 감독과 배우 초청 섭외 등 굵직한 일들을 처리해야 할 시기에 집행위원장 공석이 발생하면서 영화제 안팎은 술렁이고 있다. 당장 다음주 개막(16~27일) 개막하는 프랑스 칸 영화제에 집행위원장이 빠진 채로 참석해야 할 처지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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