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 헤드 깨진 노승열, 미국 무대 최저 타수 기록하며 3타차 깜짝 선두

이태권 2023. 5. 12.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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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태권 기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데뷔 12년차 노승열(32)이 AT&T 바이런 넬슨(총상금 950만 달러) 첫날 드라이버 헤드가 깨지는 불운에도 코스레코드 타이 기록을 세우며 깜짝 선두에 올랐다.

노승열은 5월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맥킨니 TPC크레이그 랜치(파71)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을 잡는 활약 속에 버디 9개를 곁들여 11언더파 60타를 몰아쳤다. 이에 노승열은 2위 그룹에 4타 앞선 깜짝 단독 선두로 나섰다.

이날 1번 홀(파4)에서 경기를 시작한 노승열은 첫 2개 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산뜻한 출발을 했다. 이후 전반에 2연속 버디를 한 차례 더 기록한 노승열은 전반 마지막 홀(파5)에서 2온에 성공시킨 후 홀컵 3m 거리에서의 이글 퍼트를 성공시키며 2타를 더 줄여 전반에만 6타를 줄였다.

노승열은 후반 들어서도 2번째 홀(파4)만에 버디를 솎아내며 흐름을 이어갔지만 뜻하지 않게 드라이버 헤드가 부러지는 불운을 겪었다. 12번 홀(파4)에서 티샷을 페어웨이로 잘 보냈지만 티샷을 마친 노승열은 드라이버 헤드를 면밀히 관찰한 후 금이 간 것을 발견했다.

올해부터 개정된 골프룰에 의하면 선수가 고의로 부러뜨리지 않는 한 경기 도중 클럽이 손상되면 교체 및 수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로컬룰 G-9로 인해 드라이버 헤드 균열만으로는 손상이라고 인정되지 않아 노승열은 경기를 강행해야 했다. G-9에 따르면 클럽 헤드는 균열뿐 아니라 눈에 띄게 심하게 변형돼야 교체가 가능하다.

이어진 13번 홀(파4)에서 드라이버를 사용한 노승열의 티샷이 왼쪽으로 쏠렸다. 노승열은 잠정구까지 쳤으나 공은 더 왼쪽으로 떨어졌다. 이에 노승열이 경기위원장에 드라이버 확인을 요구했고 경기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여 노승열은 드라이버를 바꿀 수 있었다. 경기위원원은 노승열의 드라이버에 대해 "클럽 헤드의 금속 부분이 확실하게 분리돼있었고 이로 인해 헤드가 부분적으로 오목해지는 변형이 있어 경기에 적합하지 않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후 경기를 재개한 노승열은 드라이버 대신 3번 우드로 티샷한 14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은 데 이어 15번 홀(파3)에서도 연속으로 버디를 기록하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16번 홀이 되서야 새로운 드라이버를 받은 노승열은 해당 홀에서 8.2m 파 퍼트를 성공시키는 한편 이어진 17번 홀(파3)에서는 10m가 넘는 거리에서의 버디 퍼트를 홀컵에 넣는 등 신들린 퍼트감을 보였다.

노승열은 마지막 홀(파5)에서 티샷으로 페어웨이를 잘 지키며 이글을 노릴 수 있었다. 이글을 한다면 50대 타수를 적어내며 코스 레코드 경신할 수 있었다. 257야드 남은 세컨 샷에서 2온을 노릴 수도 있었던 노승열은 갑자기 맞바람이 불자 안전하게 끊어가기로 결정했다. 이후 웨지로 세번째 샷을 홀컵 2.7m에 붙인 노승열은 버디를 잡아내며 이날 11언더파 60타를 기록했다. 이는 코스레코드 타이 기록이자 지난 2012년 PGA투어에 데뷔한 이후 노승열이 기록한 최저타였다. 특히 이날 노승열은 퍼트 수를 21개로 끊을 만큼 퍼트감이 뛰어났다.

경기를 마치고 노승열은 "오늘 첫 홀부터 버디를 하면서 굉장히 편안하게 경기를 시작했다. 아무래도 집에서 자고 집에서 대회를 다니다 보니 평상시보다 편안한 마음 가짐으로 대회에 임할 수 있었다. 중간에 드라이버가 깨진 것을 확인하고 당황하기도 했는데 드라이버부터 퍼터까지 잘 되면서 60타를 기록했다"고 흡족해했다.

마지막 홀에서 59타를 기록할 수 있었던 노승열은 "파5로 이글을 하게 되면 59타를 치게 될 기회가 있었다. 드라이버가 페어웨이로 오면서 59타에 대한 생각을 조금 했다. 나는 페이드를 자주 치기 때문에 오른쪽 핀이어서 3번 우드로 컷샷을 치면 기회가 있을 것 같았다. 바람이 내 생각보다는 조금 세서, 한 5-10야드 짧을 것 같다는 생각에 레이업을 하면서 59타를 아쉽게 기록할 수는 없었지만, 버디로 잘 마무리한 것 같다"고 돌아봤다.

대회 첫날 선두에 오른 노승열은 지난 2014년 취리히 클래식 이후 PGA투어 통산 2승째의 발판을 바라보게 됐다. 노승열은 지난 2017~2018시즌 이후 톱10 입상 기록이 없다. 올 시즌 PGA투어 12개 대회에 출전해 9차례 컷 통과했다. 하지만 이 대회는 지난 2013년 배상문(35), 2019년 강성훈(36)에 이어 최근 2년간 이경훈(32)이 정상에 오를 정도로 한국 선수와도 인연이 깊어 우승을 기대해볼 만하다.

애덤 스콧(호주), 지청두(중국)이 8타를 줄여 선두 노승열에 3타 뒤진 공동 2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 1순위로 꼽힌 스코티 셰플러(미국)을 비롯해 제이슨 데이(호주) 등 6명의 선수가 2위에 1타 뒤진 공동 4위를 이뤘다.

이번 대회에 노승열을 비롯해 한국 선수 8명이 출전했다. 버디 7개, 보기 1개를 묶어 6타를 줄인 김시우(28)가 공동 10위에 이름을 올렸고 이 대회 우승 경험이 있는 배상문과 강성훈이 PGA투어 '루키' 김성현과 5언더파 공동 17위를 기록했고 안병훈(32)이 4언더파 67타로 공동 30위에 자리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인 선수 최초로 PGA투어 단일 대회 3연패를 노리는 이경훈(32)은 이날 이글을 잡았지만 버디를 1개 잡는데 그치며 1언더파 70타로 공동 89위에 머물렀다. 이븐파 71타를 기록한 김주형은 100위권 밖에서 대회 첫날을 마쳤다.

(사진=노승열)

뉴스엔 이태권 agony@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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