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내 성적이 궁금하다"…'방출 선수→우승팀 불펜' 임준섭의 야구가 다시 시작된다 [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건호 기자] "나도 내 성적이 궁금하다."
임준섭은 지난 시즌 한화 이글스에서 5경기에 등판해 3⅔이닝 1실점(1자책) 5피안타 2사사구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했다. 결국, 시즌이 끝난 뒤 방출됐다. 그런 임준섭에게 손을 내민 구단이 SSG 랜더스였다.
이번 시즌 임준섭은 SSG의 불펜 자원으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9경기에 등판해 1홀드 8⅓이닝 2실점(2자책) 7피안타 3사사구 7삼진 평균자책점 2.16으로 좋은 모습이다.
특히, 지난 10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맞대결에 8회 등판해 8개의 공으로 이닝을 끝냈다. 한화에서 활약하던 2020년 8월 1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홀드를 기록한 뒤 무려 1002일 만에 홀드를 올렸다.
임준섭은 11일 KIA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홀드를 기록하니까 그 직전 홀드가 갑자기 생각났다. 어떤 상황인지 기억을 못 했는데, 갑자기 '고척돔'이 딱 기억났다"며 "진짜 오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임준섭은 배터리 호흡을 맞춘 '동갑내기' 김민식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1아웃 이후 소크라테스 브리토에게 초구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변우혁에게 바깥쪽 슬라이더를 던져 병살타를 유도하며 이닝을 끝냈다.
임준섭은 당시 상황에 대해 "민식이가 던지라고 하는 대로 던졌다. (변)우혁이에게 병살타 유도한 것도 바깥쪽 슬라이더 사인을 줬다. 민식이가 한 번도 그런 적 없었는데, 알겠다고 하고 던졌다. 그런데 결과가 나왔다"며 "그래서 민식이 사인대로 던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시즌 SSG 불펜진은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입대한 김택형과 장지훈의 빈자리가 클 것으로 예상됐지만, 불펜 평균자책점 2.20으로 리그 1위다. 유일하게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는 팀이다.
임준섭은 다른 불펜 투수들이 호투하는 것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지금 나 말고도 다른 불펜 투수들도 다 잘 던지다 보니 같이 잘 되는 것 같다. 그 분위기에 휩쓸려서 잘 던지는 느낌이다"며 "서로 같이 집중하다 보니 모두 같이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께서 항상 주문하시는 것이 '그냥 스트라이크 던져서 맞으라'고 한다. 그 부분을 제일 신경 썼다"며 "맞더라도 감독님이 뭐라고 안 한다. 그것이 편해서 나도 타자랑 승부해서 결과 내야겠다는 생각이 큰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임준섭은 시범경기에서 4경기에 등판해 1홀드 4이닝 5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4삼진 3실점(3자책) 평균자책점 6.75를 기록했다.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지난 4월 18일 콜업돼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시범경기 때는 페이스가 조금 안 좋았다. 그래서 2군에 내려가 정비를 잘했다. 또 감독님이 생각보다 빨리 콜업했다. 타이밍이 잘 맞아떨어져서 지금까지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며 "계속 2군에 있었으면 어떻게 됐을지 모르는데, 좋은 기회가 왔고 재정비한 효과가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
임준섭은 지난 2019시즌 한화에서 49⅓이닝을 던진 뒤 2020시즌 8⅔이닝, 2021시즌 10⅔이닝, 2022시즌 3⅔이닝을 소화했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부터 호투하며 꾸준하게 등판 기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금처럼 유지하면 좋지만, 야구가 쉽게 되는 것은 아니다. 조금 안 좋을 때가 있더라도 일단, 경기에 많이 나가고 싶다. 오랜만에 풀타임 소화하는 것 같다. 이게 중요한 것 같다"며 "그러다 보면 성적은 알아서 나오는 것이다. 그것이 내 야구 실력이다. 나도 내 성적이 궁금하다"고 전했다.
[임준섭. 사진 = 마이데일리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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