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용→김성근→스타군단→외국인도 못살린 한화, 2군 우승감독은 다를까

윤욱재 기자 2023. 5. 12.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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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원호 한화 감독 ⓒ스포티비뉴스DB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KBO 리그를 대표하는 명장들과 프랜차이즈 스타 군단, 그리고 외국인 사령탑까지 모셔 왔지만 그 누구도 한화를 살리지는 못했다.

한화가 극약처방을 내렸다. 한화는 11일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과의 계약 해지를 발표하면서 원호 퓨처스 감독을 제 13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또 한번의 결별이다. 1999년 한국시리즈 우승이 유일한 한화는 2006년 이후 한국시리즈 무대 조차 밟은 적이 없다. 2007년 플레이오프에서 패퇴한 이후로는 2018년 준플레이오프를 치른 것이 유일한 가을야구 출전 기록으로 남아 있다.

기나긴 암흑기는 현재진행형이다. 한화는 그 흔한 가을야구라도 한번 가기 위해서 파격적인 선택을 마다하지 않았다. 김인식 감독에 이어 부임한 한대화 감독이 '야왕 신드롬'을 일으켰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성과는 따라오지 않았고 한화는 2013시즌에 앞서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에 빛나는 '명장' 김응용 감독을 영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제 아무리 명장이라도 '마법사'는 아니었다. 한화는 김응용 감독이 부임하자마자 개막 13연패라는 치욕을 당했고 신생팀 NC에도 밀리는 굴욕까지 당하면서 42승 85패 1무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듬해인 2014년에도 49승 77패 2무로 달라진 것은 없었다.

한화는 또 한번 이름값에 의존했다. 이번엔 '야신' 김성근 감독을 영입한 것. '마리한화' 열풍을 일으킬 때만 해도 분위기는 좋아 보였지만 2015시즌 결과는 68승 76패로 6위였다. 2016년에도 66승 75패 3무에 그치며 7위로 고꾸라진 한화는 2017시즌 도중 김성근 감독과 결별하면서 61승 81패 2무를 기록, 8위로 추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이른바 '우승청부사'로 불린 거물급 감독들도 연이어 쓴잔을 들이키자 한화는 다시 순혈주의로 돌아갔다.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인 한용덕 감독을 필두로 송진우, 장종훈 코치가 컴백하면서 분위기를 일신했다. 한화는 2018년 그 누구도 예상 못한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맺었고 이때만 해도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처럼 보였다.

허나 기쁨은 잠시. 2019년 이용규의 트레이드 요청 파문으로 어수선해진 한화는 58승 86패로 9위에 머물렀고 2020년에는 역대 최다 타이인 18연패라는 치욕 속에 한용덕 감독 시대도 막을 내리고 말았다.

한화의 2020시즌 결과는 46승 95패 3무. 돌고돌아 다시 최하위로 돌아왔다. 한화는 최원호 감독대행 체제로 2020시즌을 마친 뒤 수베로 감독을 선임하면서 새로운 물결을 받아들였다. 구단 창단 최초로 외국인 사령탑을 선임한 것이다.

그러나 고난은 계속됐다. 2021년 49승 83패 12무를 기록하며 또 꼴찌로 추락한 한화는 지난 해에도 46승 96패 2무로 10위를 기록, 달라진 것이 없었다. 물론 리빌딩을 선언했기에 유망주들의 성장을 기다린다는 측면에서 성적은 희생을 감수해야 했다.

▲ 한화를 떠난 카를로스 수베로 전 감독 ⓒ곽혜미 기자

하지만 올해도 개막 초반부터 6연패 수렁에 빠지면서 최하위를 맴돌면서 한화 구단은 또 한번 변화를 모색하기로 결정했다. 5월 들어 상승세를 타면서 11승 19패 1무로 9위까지 올라왔지만 이미 구단은 방침을 정한 상태였다.

한화는 또 실패를 인정해야 했다. 내로라하는 명장과 프랜차이즈 스타군단, 그리고 외국인 감독까지 실패가 이어진 한화. 그래서 한화의 선택이 또 한번 주목을 받는다. 이번엔 오랜 기간 퓨처스 사령탑을 맡았던 최원호 감독에게 1군 지휘봉을 맡겼다.

한화는 지난 해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최원호 감독과 이례적으로 3년 계약을 맺으면서 화제를 모았다. 한화가 2군 감독에게 파격적인 3년 계약을 안긴 것을 두고 야구계에서는 "사실상 차기 감독으로 내정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이야기가 들렸다. 최원호 감독은 2019년 11월 한화의 퓨처스 감독으로 부임, 2020년 6월부터 감독대행으로 1군 선수단을 이끌다 2021년 퓨처스 사령탑으로 컴백했다.

한화의 육성 시스템을 재정비한 최원호 감독은 지난 해 북부리그 우승과 더불어 퓨처스리그 역대 최다 기록인 14연승을 기록하면서 파란을 일으켰다. 또한 2020년 1군 감독대행을 맡은 경험이 있어 '준비된 감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감독은 결코 '마법사'가 아니다. 구단의 뒷받침이 있어야 성공을 합작할 수 있다. 한화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 시장에 적극적으로 달려들면서 전력보강에 성공했지만 한편으로는 외국인선수 농사에 실패하면서 현장에 많은 부담을 안겼다. 감독만 바꾼다고 능사는 아닌 것이다. 과연 한화의 미래는 어떻게 그려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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