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속 중도 낙마, 한화의 지독한 ‘감독 무덤사’

김원익 MK스포츠 기자(one.2@maekyung.com) 2023. 5. 12.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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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의 사령탑이 3연속 중도 낙마 했다. 자진사퇴와 경질 등의 형식이었지만 한화에 부임하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다는 ‘감독 무덤사’의 지독한 굴레는 또 한 번 이어졌다.

한화 이글스 구단은 11일 “최원호 퓨처스 감독을 구단의 제13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계약 조건은 3년 총액 14억원(계약금 2억원, 연봉 3억원, 옵션 3억원)”이라며 “지난 2021 시즌부터 팀을 이끈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과는 계약을 해지했다”며 새 감독 선임 소식과 함께 수베로 감독의 경질 소식을 전했다.

이로써 한화의 팀 체질 개선과 리빌딩을 천명하며 2021년 부임했던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잔여 계약 기간인 3년째 올 시즌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물러나게 됐다.

한화 이글스의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올해까지의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경질됐다. 한화는 최근 3연속 감독 중도 낙마의 지독한 감독 무덤사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한화가 감독대행을 내세우지 않고 곧바로 최원호 신임 감독을 임명하면서 3연속 감독대행이 들어서는 파행만큼은 피했다. 하지만 2010년대 이후 부임했던 3명의 한화 감독이 모두 중도에 물러나는 상황을 피하진 못했다.

제 10대 김성근 감독(2014.10.25~2017.05.22)이 자진사퇴 형식으로 한창 시즌이 진행되던 2017년 5월 22일 물러났다. 이어 제 11대 한용덕 감독(2017년 10월 30일~2020.06.07) 또한 2020시즌 도중이었던 6월 성적부진으로 경질됐다.

제10대 김성근 감독 또한 자진 사퇴 형식으로 시즌 도중 물러났다. 사진=MK스포츠 DB
제 12대 수베로 감독(2020.11.27.~2023.05.11)마저 앞선 2명의 감독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비슷한 시기 물러나는 감독 무덤사가 반복된 모습이다.

2010년대 이후 한화 사령탑 가운데 제대로 임기를 채운 감독은 2012년 10월 15일 부임해 2014년 10월 24일까지의 2년 계약 기간을 모두 채운 이는 제 9대 김응용 전 감독이 유일하다. 사실 김응용 전 감독도 ‘우승 청부사’로 불렸던 과거의 화려한 감독 명성에 비하면 짧은 2년이란 계약기간을 겨우 채우는데 그쳤을 뿐 사실상의 실패에 가깝다.

김응용 감독은 재임 2년간 91승 3무 162패 승률 0.360을 기록하며 역대 이글스 프랜차이즈 감독 최저 승률에 그쳤다. 차마 중도에 물러날 수는 없는 이름값의 야구인이었기 때문일 뿐이다.

실제 전임 8대 한대화 감독부터 제 12대 수베로 감독까지 24년여 기간 5명의 정식감독과 3명의 감독대행 가운데 성공적인 커리어로 한화를 이끌어 장기 집권한 사례가 사실상 전무하다.

한용덕 감독 또한 프랜차이즈 출신으로 구단의 코칭스태프와 요직 등을 두루 경험했지만 역시 재임 기간을 모두 채우지 못하고 경질됐다. 사진=김영구 기자
요약하면 결국 이런 한화의 감독 잔혹사는 한화의 실패 역사의 동의어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모든 한화의 실패의 시즌의 원인을 감독 개인에게만 돌리기 힘들다는 게 야구계의 중론이며, 이번 감독 교체에 담긴 핵심이다.

3연속 감독 중도 사퇴가 발표되는 과정자체도 정상적인 프로 구단이 택하는 방식과 거리가 멀었다. 매번 성적 부진과 여러 부정적인 의견에 등 떠밀려 뒤늦게 감독만 교체하는 ‘보여주기식 미봉책’으로 그 상황만 모면해온 것이 벌써 십 수년의 세월이 흘렀다.

수베로 감독 역시 성공한 재임 기간이라고 평가하긴 어렵다. 리빌딩이란 뚜렷한 과제도 사실 큰 성과가 드러나지 못했고, 그것은 애초에 한국의 야구 시스템에서 환상에 가까운 단어다.

결국 ‘리빌링&리툴링’이란 허울 좋은 명목 속에 ‘질 수 있는 용기’등을 외치며 육성 전문가 출신의 외인 감독을 앞세워 지난 2년여의 부진의 질타를 피하고, 팀의 개선을 외쳐온 이들 모두를 대신해 감독이 실패의 죄를 홀로 뒤집어 쓴 모습이 됐다.

잔혹한 역사도 암흑기라 불리는 처절한 역사의 시간도 기록은 남는다. 그리고 그 고된 시기를 함께 해준 팬들은 꿋꿋히 ‘한화 이글스’의 이름을 함께 지켜가고 있었다. 지독한 한화의 어두운 그림자를 최원호 신임 감독이 반드시 끊을 수 있도록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또 이면에 숨은 그들이 뛰어주길 팬들은 바라고 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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