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전, 창사 이래 최대 '25조 자구안' 추진…지역사업소 통합
남서울본부 포함 '알짜 부동산' 매각 추진
지역사업소 통합 등 조직·인력 체계도 혁신
임금 인상분 최대 100% 반납…내주 요금 인상
정부·여당으로부터 ‘고강도 자구책 마련’을 요구받는 한국전력공사(한전)가 창사 이래 최대인 25조 원 규모의 재무 개선을 추진한다.
서울 여의도 소재 한전 남서울본부와 강남 아트센터 등을 매각하는 한편 지역사업소 통합·조정 등 조직·인력 체계도 전면 개편한다.
한전 내 3급 이상 인사와 전력그룹사 2급 이상 인사는 임금 인상분의 50%와 100%를 각각 반납하기로 했다.
▮기존 20.1조 원에 5조6000억 원 추가
한전은 12일 전남 나주 본사에서 ‘비상 경영 및 경영혁신 실천 다짐 대회’를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자구안을 발표했다.
한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촉발된 사상 초유의 경영 위기를 타개하고 경영 혁신을 통한 근원적 체질 개선을 위해 전력그룹 차원의 다각적인 고강도 자구노력 대책을 확대·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전은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과 전기요금 인상 지연 등으로 지난해 연간 30조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이에 전기요금을 하루빨리 올려야 하는 상황이지만 정부와 여당은 ‘국민에게 요금 인상을 요구하기에 앞서 자구책부터 마련하라’고 요구한다.
이날 발표된 한전 자구안은 총 25조 원 이상 규모로 추진된다. 기존 20조1000억 원 규모 재정건전화 계획에 5조6000억 원을 더해 ‘도전적인 재무 개선’을 추진한다는 게 한전의 설명이다.
우선 한전은 기존 재정건전화 계획상 매각 대상 44개소(전력그룹사 포함) 외에 ‘매각 가능한 모든 부동산을 매각한다’는 원칙 하에 수도권 대표 자산인 여의도 소재 남서울본부 매각을 추진한다.
또 강남 핵심 교통 요충지에 입지한 한전 아트센터 및 10개 사옥의 임대를 우선 추진하고 추가적인 임대 자산도 지속 발굴할 계획이다.
한전은 “이 과정에서 지자체 지구단위 계획과 연계한 매각, 제안 공모 등 혁신적인 방식을 도입해 매각 가치를 제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6년까지 조직 구조조정 추진
조직·인력 효율화도 추진한다.
우선 1980년대 후반부터 유지해 온 행정구역 기준의 지역본부 15개와 지사 234개 구성을 주요 거점 도시 중심으로 조정하고, 지역 단위 통합업무센터 운영을 통한 단계적인 업무 광역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2026년까지 조직 구조조정과 인력 효율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진정성 있는 실행을 담보하기 위해 에너지 효율 등 미래 핵심사업 및 취약계층 지원 등을 총괄하는 전담부서를 신설한다.
인력 조정의 경우 이미 한전은 올해 1월 업무 통합·조정 등에 따라 에너지 공기업 최대 규모인 496명의 정원을 감축한 바 있다.
앞으로도 전력수요 증가와 에너지 신산업 확대 등에 따른 필수 증가 소요인력 1600여 명을 업무 디지털화·사업소 재편·업무 광역화 등을 통해 재배치 인력을 확보해 자체적으로 흡수할 계획이다.
▮전기요금 인상안 다음 주 초 발표될 듯
임금 반납도 이뤄진다. 한전은 “사상 초유의 재무위기 극복에 책임 있는 자세로 앞장서고 국민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임직원의 임금 인상분을 반납하기로 결정했다”며 “반납한 임금 인상분은 취약계층 지원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우선 한전과 전력그룹사는 2직급 이상 임직원의 임금 인상분을 모두 반납하고, 한전은 추가로 3직급 직원의 임금 인상분의 50%를 반납하기로 했다.
성과급은 경영평가 결과가 확정되는 다음 달 1직급 이상은 전액, 2직급 직원은 50% 반납할 계획이다.
한전은 “전 직원의 동참도 추진할 것”이라며 “다만 노동조합원인 직원의 동참은 노조와의 합의가 필요한 만큼 동참을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전은 고강도 자구책을 보다 신속히 추진하고, 전 임직원이 비상한 각오로 적극 동참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대한민국 대표 에너지 공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정부와 여당은 한전이 자구안을 발표함에 따라 전기요금 인상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정부·여당은 다음 주 초께 당정협의회를 열어 한전 자구안의 적절성 여부를 검토한 뒤 전기요금 인상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업계 안팎에선 ㎾h당 7원가량의 소폭 인상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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