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사옥 매각, 임금동결...한전 자구안, 5조6000억 늘려 25조
한전이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자구안을 내놨다. 여권에서 사임 압박을 받아온 정승일 한전 사장은 자구안 발표 후 사퇴의사를 밝혔다.
한전은 12일 서울 여의도 사옥 매각을 포함한 자구노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재무구조 개선 규모는 전력그룹사를 포함해 기존 20조1000억원에서 5조6000억원 늘린 25조7000억원으로 확대한다.
한전은 이날 ‘매각 가능한 모든 부동산을 매각한다’는 원칙에 따라 수도권 대표자산인 서울 여의도 남서울본부 매각을 추진하고, 양재동 한전아트센터와 서인천지사 등 10개 사옥은 임대하기로 했다.
또 15개 지역본부와 234개 지사 등 지역사업소를 주요 거점도시 중심으로 조정하며 조직과 인력 체계도 효율화한다.
이밖에 한전과 전력그룹사는 부장급 이상의 임금 인상분(1.7%)을 반납하고, 한전의 경우 차장급은 임금 인상분의 50%를 반납하기로 했다. 일반직원 임금 반납을 위해 노조와도 협의에 착수하기로 했다. 성과급은 오는 6월 경영평가가 확정되면 처·실장급 이상은 전액, 부장급은 50%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재무구조 개선 규모는 전력설비 건설 시기 이연과 규모 축소를 통한 1조3000억원, 업무추진비 등 경상경비 절감액 1조2000억원, 전력시장제도 개선을 통한 전력구입비 절감액 2조8000억원 등이다. 발전 자회사의 수익 확대를 통해 3000억원도 추가 확보한다. 한전은 한국에너지공과대(한전공대) 출연금 축소 계획은 감사원과 산업부 감사가 끝난 뒤 종합적으로 검토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한전 관계자는 “자산 매각·임대에 따른 규모는 아직 구체적인 금액이 산출되지 않아 제외했다”며 “임금 반납에 따라 확보한 재원은 취약계층 지원에 사용하기로 해 자구안에서는 빠졌다”고 말했다.
한편, 정승일 한전 사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오늘 이 자리가 여러분에게 당부를 전하는 마지막 자리가 될 것”이라 말하며 사퇴의사를 밝혔다. 전기 요금 인상 국면에서 여당에서는 정승일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국가스공사도 이날 자산매각을 포함한 1조4000억원 규모 자구안을 발표했다. 자회사를 포함해 부장급 이상 임직원들의 올해 임금 인상분을 전부 반납하고, 성과급은 한전과 같이 6월 이후 처·실장급은 전액, 부장급은 50% 반납하기로 했다. 프로농구단 운영비도 전년 대비 20%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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