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케일, 고구마…지구 넘어 ‘우주 최강’ 샐러드였다

곽노필 2023. 5. 1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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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레일리아와 영국 과학자들이 심우주를 장기간 여행하게 될 미래의 우주비행사들이 우주선에서 직접 재배할 수 있으면서 최적의 영양까지 공급해 줄 수 있는 우주샐러드를 만들었다.

오스트레일리아 애들레이드대와 영국 노팅엄대 공동연구진은 2011년 미국항공우주국(나사) 연구원들이 <식품과학저널> 을 통해 제안한 우주비행사의 일일 필요 영양섭취량을 기반으로 컴퓨터 모델을 돌려 최적의 영양균형을 갖춘 우주샐러드용 식물 조합을 도출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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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조합한 ‘최고의 우주 샐러드’
미래 심우주 비행사들 자급용 식물 선별
콩·보리·해바라기씨 등 7가지 재료 조합
시식자 “일주일 내내 먹어도 괜찮을 듯”
오스트레일리아와 영국 과학자들이 우주선에서 직접 재배할 수 있으면서 최적의 영양까지 제공하는 재료로 만든 샐러드를 제안했다. 애들레이드대 제공

오스트레일리아와 영국 과학자들이 심우주를 장기간 여행하게 될 미래의 우주비행사들이 우주선에서 직접 재배할 수 있으면서 최적의 영양까지 공급해 줄 수 있는 우주샐러드를 만들었다.

오스트레일리아 애들레이드대와 영국 노팅엄대 공동연구진은 2011년 미국항공우주국(나사) 연구원들이 <식품과학저널>을 통해 제안한 우주비행사의 일일 필요 영양섭취량을 기반으로 컴퓨터 모델을 돌려 최적의 영양균형을 갖춘 우주샐러드용 식물 조합을 도출해냈다. 당시 나사 연구진이 제안한 하루 식단은 탄수화물 50~55%, 단백질 35% 이하, 지방 25~35%를 기본 뼈대로 한 33가지 영양성분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에 연구진이 제시한 ‘최고의 우주 샐러드’는콩(대두), 양귀비씨, 보리, 케일, 땅콩, 고구마, 해바라기씨 7가지 재료로 구성돼 있다. 심우주에서는 국제우주정거장(ISS)처럼 정기적으로 식품을 공급해줄 수 없기 때문에 우주에서 자급자족할 수 있는 것들로 구성했다고 한다.

연구를 이끈 애들레이드대 앤디토마스우주자원센터의 볼커 헤셀 소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우주비행사에게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제공하는 6~8가지 재료로 구성된 10가지 샐러드 후보 가운데 가장 영양가가 높은 것을 골랐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이 뽑은 ‘최고의 우주 샐러드’ 재료들. 콩(대두), 양귀비씨, 보리, 케일, 땅콩, 해바라기씨, 고구마 7가지로 구성돼 있다. 애들레이드대 제공

우주에선 어떤 영양소가 더 필요할까

우주 샐러드의 영양 구성은 지구에 사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영양소 구성과는 다소 다르다. 우주비행사의 생활 일주기 리듬이 지구에서와 다른데다 미세중력, 우주방사선 등 우주비행사가 놓인 환경도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예컨대 우주의 미세중력은 뼈를 손상시키기 때문에 우주에서는 칼슘이나 비타민디 같은 영양소가 더 필요하다.

헤셀 교수에 따르면 우주비행사의 영양 요구량을 충족시킬 수 있는 작물은 수십가지에 이른다. 그러나 우주 식량으로 쓸 수 있으려면 여러가지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무엇보다 좁은 공간에서 재배할 수 있어야 하고, 적은 양으로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수경재배처럼 토양없이도 재배할 수 있어야 하고 비료도 덜 사용해야 한다. 성장 속도와 폐기물의 양도 중요한 고려 요소다.

음식은 건강뿐 아니라 기분에도 영향을 미친다. 연구진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식물의 색상, 맛, 질감, 신선도, 풍미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또 우주 재배라는 제약 조건을 고려해 샐러드 재료는 10가지 이내로 제한했다.

고도 400km 상공에서 지구를 돌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의 상추 수경재배 장치.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연구진은 백가지가 넘는 식물을 대상으로 이처럼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하는지 검토한 끝에 우주비행사에게 영양학적으로 완전하고 칼로리 균형이 잡힌 식물성 식단을 구성할 수 있는 식물을 선택했다.

연구진은 마지막으로 나사에 의뢰해 음식 심리 테스트를 실시했다. 4명의 자원자가 시식에 참여했다. 평가가 어떻게 나왔을까? 시식자 가운데 한 사람은 “일주일 내내 이 샐러드를 먹어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다음 과제로 우주에서 작물을 키울 재배실과 시스템을 설계할 계획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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