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北 주민의 ‘아버지’됐다…“같은 또래인데” 청년층 불만

김수정 기자 2023. 5. 12.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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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북한이 배포한 근로청년용 학습제강(학습자료)에 '아버지'라고 공식 명명됐다.

이 소식통은 "요즘 청년들을 대상으로 '경애하는 아버지 김정은 원수님을 따라 배우는 학습회 참고자료'가 배포됐다"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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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서 35세까지 청년…39세 김정은을 “아버지”라고 불러야 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북한이 배포한 근로청년용 학습제강(학습자료)에 ‘아버지’라고 공식 명명됐다. 김정은은 올해 39세이고, 북한에서 청년은 35세까지다. 청년이 또래에게 ‘아버지’라고 불러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50대에 ‘아버지’라고 불렸다.

지난 2월 8일 밤 열린 북한 인민군 창건일(건군절)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김주애가 아버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얼굴을 만지고 있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1일(현지 시각)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을 인용해 금성쳥년출판사가 발행한 학습자료에 ‘경애하는 아버지 김정은 원수님’이라는 문장이 적혔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요즘 청년들을 대상으로 ‘경애하는 아버지 김정은 원수님을 따라 배우는 학습회 참고자료’가 배포됐다”며 했다. 이어 “지금까지 당국은 신문과 TV, 방송을 통해 총비서를 흠모하고 따르는 인민의 마음이 아버지를 따르는 혈육의 정과 같다는 식의 선전을 해왔다”며 “그러던 당국이 이제는 김정은을 아버지라고 부르라고 학습회 자료에 공식 발표했다”고 말했다.

북한 주민들은 14세에 조직적으로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사로청)에 가입하고, 17세에 고급중학교를 졸업해 사회에 나가 입당하지 못하면 35세까지 청년 조직에 소속된다. 36세부터는 조선직업총동맹(노동자)이나 농업근로자동맹(농민)으로 소속이 넘어간다. 35세까지 ‘청년’으로 분류하는 셈이다.

이 소식통은 “당국이 정치적 의미를 부여해 또래인 김정은을 아버지라고 부르도록 조직적으로 강제한 것”이라며 “그동안 총비서(김정은)가 10대의 딸(김주애)과 함께 각종 국가행사에 등장한 이유가 어쩌면 자신을 인민의 아버지로 만들기 위한 사전 작업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도 김정은을 ‘아버지’로 표현한 데 대해 “주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며 “또래 청년들이 총비서를 아버지라고 불러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고 RFA에 말했다.

이 소식통은 “당국이 또래(김정은)를 아버지라고 부르도록 강제로 학습시키면서 청년층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며 “선대 수령(김일성, 김정일)들은 출생과 가족내력, 학력, 성장과정과 활동역사 등을 연차별로 소개했는데 그(김정은)는 그것을 다 생략한 채 맹목적인 우상화, 신격화를 강요하고 있다”고 했다.

김일성이 북한에서 아버지로 불리기 시작한 것은 1966년 조선노동당 1대 서기장이 된 후인 1967년부터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1992년 북한의 어린이들은 공식행사에서 김일성을 할아버지로, 김정일을 아버지로 불렀다. 아버지라고 불리기 시작했을 때 김일성은 55세, 김정일은 51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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