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오염수 시찰단, 해양 방류 과정 안전성 검토가 목적…20명 내외 예상”

정부가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현장에 파견될 한국 전문가 시찰단이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분석할 수 있을 거라고 밝혔습니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1차장은 오늘(12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시찰 활동의 목적은 해양 방류 과정 전반에 걸쳐 안전성을 검토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염수 정화 설비 등 현장 점검…시료 채취는 안 해"

박 차장은 "오염수 정화 및 방류 시설 전반의 운영 상황과, 방사성 물질 분석 역량 등을 직접 확인하고, 우리의 과학적·기술적 분석에 필요한 정보를 파악할 계획"이라고, 우리 측이 생각하는 한국 시찰단의 활동 내용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그간 일본이 공개해온 자료 및 일본으로부터 추가적으로 받은 자료들을 바탕으로 이번 시찰을 통해 현장에서 확인까지 이루어지면, 종합적인 안전성 검토와 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정부는 전문가 시찰단 외에 이미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검증에 한국 전문가가 참여하고 있고, 일본에 네 차례에 걸쳐 따로 자료를 요구해 자체적으로 안전성 검토를 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시찰단은 이 같은 자료에 더해, 현장 확인을 통해 안전성을 추가 검토할 거라는 게 정부 입장입니다.

박 차장은 "(오염수 처리와 방류) 전 과정을 다 보는 것이 정부 입장이지, 어느 하나는 보고 어느 하나는 뺀다는 생각은 현재로선 갖고 있지 않다"고 했습니다.

또한 '시찰'이라는 표현은 '외교적 명칭'이라면서, "한국 정부는 현장에서 안전성을 판단하기 위한 자료 요구나 질문, 시설 확인을 당연히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시찰단은 구체적으로 현장에서 일본이 개발한 다핵종처리시설(ALPS) 설비를 직접 보고,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원 자료(로우데이터)를 확보할 거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신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 방사선방재국장은 "실제로 (오염수) 탱크에서 어떻게 시료를 채취하는지, ALPS를 통과한 이후에는 시료를 어떻게 분석하는지를 같이 볼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한국 시찰단이 직접 시료를 채취해 별도로 분석하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박 차장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공식 검증기관으로써 시료 채취와 분석 작업을 주관하고 있다"면서 "한국도 일원으로 들어가 실제 분석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처리수에 대한 채취와 분석에는 이미 한국 정부가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시찰단 구성은? "20명 내외 공적기관 소속 전문가"

시찰단 구성은 오늘 오후 있을 한일 간 국장급 협의에서 결정될 예정입니다.

박 차장은 "시찰단은 안전규제 분야 최고의 전문가로 구성할 계획"이라며 "지금까지 안전성 검토를 담당해온 전문가를 검토 중이며, 향후 모니터링에서도 전문성·지속성 측면에서 효과적일 것이라고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공적 기관 소속 전문가 20명 내외로 시찰단을 꾸리는 방안을 일본과 협의할 계획입니다.

일본 측은 "국가 대 국가 문제"라며 대학교수 등 민간 영역 전문가 합류에는 현재까지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박 차장은 밝혔습니다.

지난해 후쿠시마에 두 차례 '관찰단'을 파견한 타이완 역시, 정부 원자력위원회와 농업위원회 소속 공무원들만을 보냈습니다.

박 차장은 또한 "시찰단이 이번 한 번만 일회성으로 파견되느냐"는 질문에 "저희 입장에서야 가급적 여러 번 가면 좋겠지만, 국가 간 문제이기 때문에 협의를 거쳐야 한다"면서 "방류 문제는 1~2년 만에 사라지는 문제가 아니고 계속 관리되어야 하기에, 어떤 형태로든 계속 협력이 이뤄질 거로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IAEA 검증 결과와 배치되는 결과 나오지는 않을 것"

정부는 IAEA 검증과 시찰단 확인 결과가 다르게 나올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습니다.

박 차장은 "공식 검증은 IAEA가 하는 거로 국제적 합의가 되어 있고, 한국도 그걸 강하게 주장했으며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공식적인 검증과 평가는 당연히 IAEA가 주도해야 하며, 그 신뢰성을 우리 스스로 무너뜨리는 그것도 바람직하진 않다"고 했습니다.

이어 "자체 검증 내지는 분석도 하겠지만, 완전히 (IAEA 검증과) 독립해서 이것 따로 저것 따로는 아니"라며, "다만 한국 정부가 보기에 우려스러운 점이나 명확한 보완 필요 사항이 발견된다면 바로 조치하고 바로잡을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시찰단은 안전성을 평가하거나 확인하지 못한다'는 일본 경제산업상 발언에 대해서는 "IAEA가 공식적으로 (검증을)하고 있으니까 그런 것은 거기서 하는 거고, 한국 정부가 그걸 대체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로 이해한다"고 답했습니다.

정부는 IAEA가 다음 달 최종 보고서를 발표하기 전 시찰단 점검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오염수→처리수 용어 변경은 "검토한 적 없다" 재확인

박 차장은 일본이 한국 시찰단 파견을 수용하는 대신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재개를 요청할 가능성도 있느냐는 질문에는 "절대 그럴 일은 없다"며 "대통령께서도 누차에 걸쳐서 설명드렸다"고 했습니다.

이어 "과학적·기술적으로 여러 체크를 해서 더 이상 문제가 없다는 것이 입증되고, 국민들도 정서적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야지 그렇지 않다면 그 전에 이 문제(수입금지)를 푼다는 건 있을 수 없다"면서 "앞으로는 그 부분은 신경 안 써도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정부가 방류 예정인 후쿠시마 오염수를 '처리수'로 바꿔 부를지를 검토했다는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오늘 오후 한일 실무협의에서도 용어 문제는 논의되지 않을 거라고 정부는 설명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신지혜 기자 (new@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