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아파트 물려주고 싶은데, 세금 폭탄 두렵다면?[복덕방기자들]

이윤화 2023. 5. 12.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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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물어보세' 20편, 아파트 저가 양도 절세 방법
부동산 가격 하락기, 자녀에게 아파트 물려주려는 수요
양도소득세 절세는 어려워도 증여세 부담 줄일 수 있어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부동산 가격 하락이 저점에 달했단 인식이 확대되고 있는 지금 아파트 가격이 오르기 전에 자녀에게 물려주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부모 소유 부동산을 자녀에게 시세 대비 너무 저렴하게 매도(저가 양도)하면 증여세나 양도소득세 등이 부과되는 등 세법 상 오히려 불이익을 볼 수 있어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부동산 전문 유튜브 채널 ‘복덕방기자들’은 12일 삼인세무회계 이지민 세무사와 함께 하는 ‘무엇이든 물어보稅’ 코너에서 부모 자식 간의 부동산 저가 거래, 즉 ‘특수관계자간 저가양도’에 대해 알아봤다.

부모 자식 간의 부동산 거래…일정 범위 내로 규정

정부는 특수관계자간의 저가 거래에 대해 일정 범위를 벗어나면 이를 부인하고 시가 대로 계산시 나오는 세금을 부과한다. 이를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이라고 하는데 저가양도 뿐만 아니라 고가 양수의 경우에도 적용된다. 이지민 세무사는 “저가양도에 초첨을 맞춰서 설명하자면 특수관계자간 거래로서 시가보다 낮은 가격, 즉 저가로 자산을 양도할 경우에 실제로 거래된 거래가액을 무시하고 시가에 따라 계산한 양도소득세를 과세하게 된다”고 말했다.

부당행위계산의 부인 규정에 있어서 저가의 범위는 시가와의 차액이 3억원 이상이거나 5% 이상 경우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시가 10억원인 아파트의 경우 5% 적게 거래를 한다면 9억 5000만원이 최하한선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9억원에 거래를 한다면 부당행위계산의 부인 규정이 적용되어 실제 9억원 거래는 무시되고 시가인 10억원으로 다시 계산해서 양도소득세를 과세하게 되는 것이다. 60억원 이상 자산의 경우에는 5% 뿐만아니라 3억원 이상 차이가 나는지도 따져본다.

그렇지만 저가로 양도가 양도세 측면에 있어서 항상 불리한 것은 아니다. 크게 두 가지의 경우엔 저가 양도를 해도 문제가 없을 수 있는데, 우선 첫 번째는 양도소득세 비과세인 경우다. 어차피 양도소득세가 비과세이거나 12억원까지 비과세라는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경우라면 양도소득세 자체가 큰 부담이 아니라서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이 적용되든 안되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한 두 번째는 저가 양도를 하고 양도소득세는 시가 만큼을 부담해 이익이 없지만, 대신 증여세를 아끼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경우다. 이 세무사는 “5%만 벗어나도 시가로 다시 계산을 하니깐 양도소득세는 줄일 수 없지만, 어차피 양도소득세가 없는 비과세이거나 예상한 양도소득세를 부담하면 저가로 자녀에게 양도할 수 있으니 자녀가 이익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여세의 경우 특수관계자간 저가양수에 따른 이익의 증여 규정은 시가보다 30%이상 차이가 나거나 3억원 이상 차이가 날 경우 적용한다. 시가와 거래가액, 즉 저가와의 차액에 시가의 30%와 3억원 중 작은 금액을 뺀 금액을 증여받을 것으로 보아 증여세를 과세하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시가가 10억원인 아파트를 8억원에 거래를 한다면 시가의 30% 범위 안에 있고, 그 차이가 3억원이 안되므로 증여세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그런데 거래가액이 6억원이라면 시가의 30%도 벗어나고 3억원 이상 차이도 발생한다. 이런 경우에는 해당 규정이 적용되어 시가와 거래가액 차이 4억원에 30%와 3억원 중 작은 금액(이 경우 똑같이 3억원) 을 뺀 1억원에 대해 증여세를 과세된다.

◇“양도세 못 아껴도 증여세는 확 줄어”…저가양도 유리한 경우

조금 더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저가 양도시 양도소득세, 증여세가 어떻게 부과되는지 따져봤다. 10년 전 5억원에 취득한 아파트가 현재 시가가 10억원이 됐다. 다주택자인 이 아파트의 소유자가 다른 사람에 시가대로 10억원에 양도를 한다면 양도소득세는 1억 4600만원 정도가 발생한다. 세금을 내고 남은 돈 중 4억원 정도를 자녀에게 증여한다면 증여세는 5800만원 정도 나왔다. 즉, 팔아서 자녀에게 4억원의 재산을 이전하는데 총 2억 400만원 정도의 세금이 발생했다.

저가 양도의 경우 아파트를 다른 사람에 양도하지 않고 자녀에게 시가보다 훨씬 낮은 6억원에 거래하면 자녀 입장에서는 10억원의 아파트를 6억원에 취득하게 되므로 4억원의 이익이 발생한다. 이때 시가 10억원에 5%를 벗어났기 때문에 양도소득세 부당행위계산부인 규정이 적용되어, 시가 10억원을 기준으로 계산한 양도소득세 1억 4600만원이 부과된다.

시가 10억원에 30%도 벗어났기 때문에 저가 양수에 따른 이익의 증여규정도 적용되지만, 시가와 저가의 차이에 30%와 3억원 중 적은 금액을 뺀 금액만 과세하기 때문에 4억원에 3억원을 뺀 1억원만 증여세로 내야하는데 그 금액은 50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양도소득세와 증여세 합계는 총 1억 5100만원이 발생해 자녀 입장에서는 똑같이 4억원의 이익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저가양도를 이용할 경우 절세효과가 5300만원 정도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 세무사는 “5%를 벗어나고 30%를 벗어나서 두 규정이 적용되더라도 절세효과를 볼 수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사례 별로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윤화 (akfdl3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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