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부위원장 "ESG 공시 의무화, 2030년 코스피 상장사 전체로 확대"

"3분기 내로 '국내 ESG 공시제도 로드맵' 발표할 예정"
"퇴직연금 연금 형태로 인출 등 제도개선 고민 중"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2일 "2025년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를 중심으로 ESG 공시 의무화를 시작해 2030년까지 코스피 상장사 전체에 확대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세미나 '뉴노멀 대응전략 : ESG공시와 퇴직연금 제도개선'에서 "올해 3분기 내로 '국내 ESG 공시제도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전세계적으로 기업의 ESG 활동에 대한 신뢰성 높은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유럽연합(EU), 미국 등 해외 주요국과 ISSB와 같은 국제기구에서는 ESG 공시기준 마련을 위한 논의를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며 "우리도 이와 같은 글로벌 추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기업과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ESG 공시제도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추진되는 ESG 공시 의무화는 2025년에는 자산 2조원 이상의 코스피 상장사, 2027년에는 1조원 이상, 2029년에는 5000억원 이상, 2030년에는 전체 코스피 상장사로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자산규모가 큰 코스닥 상장사에 대한 의무화 필요성도 검토한다.

또한 국내 여건을 고려한 ESG 공시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김 부위원장은 "기업의 현실적인 부담을 감안해 초기에는 거래소 공시체계 하에서 국제적 공감대가 이미 형성된 기후 분야를 중심으로 공시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SG 정보의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한 검증체계도 마련한다. 기업의 ESG 공시 정보에 대한 독립 기관 검증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검증기관에 대한 규율체계도 마련할 예정이다.

김 부위원장은 "글로벌 공시기준에 대한 국문 번역본을 제공하는 한편, 공시 모범사례, 가이드라인 제공을 통해 국내 기업들이 ESG 공시제도에 점진적으로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금융위는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퇴직연금제도 개선에도 나선다. 퇴직연금은 적립금 규모가 매년 10~20%씩 증가하며 지난해 말 기준 300조원을 돌파했고, 가입자 1인당 적립금은 약 5000만원 수준까지 성장했다.

김 부위원장은 "늘어난 퇴직연금 적립금이 고령화 시대에 실질적인 노후 소득으로 활용되려면, 적절한 운용을 통해 적립금 규모를 레벨업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는 '퇴직예금'처럼 원리금보장상품에 방치되지 않고, 보다 적극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디폴트옵션(DC·IRP), 적립금운용위원회(DB) 등을 도입하며 제도개선을 추진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후속 과제로 퇴직연금에서 투자 가능한 상품을 확대하고, 퇴직연금이 일시금이 아닌 연금 형태로 인출돼 실제 국민의 든든한 노후 안전판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추가적인 제도개선도 고민하고 있다"며 "정부는 이날 논의 내용을 상반기에 추진할 퇴직연금 운용규제 개선 등에 반영해 퇴직연금이 질적 성장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