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택시서 놀란 기억” 구글 CEO, 한국어AI 두번째로 택한 이유

실리콘밸리/김성민 특파원 2023. 5. 12.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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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각) 글로벌 취재진과 간담회를 가진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김성민 특파원

“영어와 언어적으로 매우 다른 한국어와 일본어 서비스는 일종의 도전입니다.”

11일(현지시각)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글로벌 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인공지능(AI) 챗봇 바드에 영어 외 처음으로 한국어와 일본어 서비스를 시작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구글은 전날인 10일 바드를 전 세계 180여개국에 전면 공개하면서 한국어와 일본어 서비스 지원을 시작했다. 사용자가 더 많은 스페인어나 중국어, 힌두어를 제치고 영어 외 처음으로 바드에 적용된 것이다. 피차이 CEO는 “(도전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밀어붙이는 것이 다른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가장 어려운 한국어와 일본어부터 도전하며 내공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한국이 첨단 기술에 밝은 것도 구글이 한국어를 먼저 적용한 이유가 됐다. 피차이 CEO는 “한국과 일본은 신기술 수용의 최첨단을 달리는 매우 역동적이고 흥미로운 지역”이라며 “기술적인 측면에서 이 두 시장에 (진출을) 확대한다는 것은 큰 가치가 있다”고 했다. 그는 과거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 경험을 소개했다. 피차이 CEO는 “1999년 서울에서 택시를 탔는데, 운전기사가 3개의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던 기억이 강렬히 남아있다”며 “일본의 한 식당에서는 서로 반대편에 앉은 두 사람이 너무나 빠른 속도로 문자를 주고받았다”고 했다. 그만큼 한국과 일본이 첨단 기술에 밝아 AI 챗봇 바드의 수용도가 높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날 글로벌 취재진 100여명 앞에 선 피차이 CEO는 “구글이 AI를 담대하면서도 책임감있게 균형잡힌 태도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구글은 AI에 대해 깊이 연구하고 제품 전반에 걸쳐 AI를 활용하는 법에 대해 고민했다”며 “이제 이를 실현할 변곡점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또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AI를 과감하고 책임감있게 접근하는 것이 향후 25년 동안의 가장 야심찬 비전”이라고 했다.

피차이 CEO는 “AI 제품 출시를 각 국가마다 현지화하고 지역 규정에 맞추겠다”고 했다. 그는 또 “AI는 매우 심오한 영역이라 한 회사가 AI 모든 영역을 독차지 할 순 없다”며 “우리는 기술이 얼마나 강력한지 알고 있다. 이 때문에 기술과 규제 사이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피차이 CEO는 ‘구글이 그리는 범용인공지능(AGI)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범용인공지능에 대한 정의는 각 사람에 따라 다르다. AGI가 있든 없든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더 지능적인 AI를 다루게 될 것은 확실하다”며 “구글은 기술과 사람의 균형점을 맞추고 AI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AI 선두주자’로 알려졌던 구글이 검색 광고 수익이 줄어들까봐 AI를 적용한 검색 기능 출시에 뜸을 들인다고 본다. 이에 대해 피차이 CEO는 “우리는 검색을 통해 최고 수준의 정보를 제공하도록 노력한다”며 “우리는 시간을 들여 제대로 만들고 싶다. 잘못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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