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 속에서 지저귀는 새들의 소리… 평화롭다[도시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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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집을 사는 것은 큰 자랑거리가 아니었다.
2년마다 돌아오는 이사 주기를 계산하니 집을 사는 것이 이득이었다.
집은 '사는 것'이 아닌 '사는 곳'이기에 주거 형태에 대한 고민을 주변에 스스럼없이 털어놓을 수 있었고 그것을 이해하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가치를 선택하는 폭은 좁아졌고 편하게 나눴던 대화는 불편함을 감수하는 대화로, 집은 투자의 수단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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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집을 사는 것은 큰 자랑거리가 아니었다. 2년마다 돌아오는 이사 주기를 계산하니 집을 사는 것이 이득이었다. 당시 내게 전세는 있는 자들이 누릴 수 있는 사치라고 여겨졌다.
그땐 그랬다. 집은 ‘사는 것’이 아닌 ‘사는 곳’이기에 주거 형태에 대한 고민을 주변에 스스럼없이 털어놓을 수 있었고 그것을 이해하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가치란 개인의 선택이므로.
부동산 폭등기를 거친 우리네 사는 모습은 참 많이 바뀐 듯하다. 자유롭게 나눴던 각자의 고충은 특정된 무리 속에서 나눌 수밖에 없는 그들만의 고충이 되었다. 가치를 선택하는 폭은 좁아졌고 편하게 나눴던 대화는 불편함을 감수하는 대화로, 집은 투자의 수단으로 변했다. 노동을 통한 유의미한 재산 축적이 불가능한 사회에서 만들어진 ‘웃픈’ 도시의 풍경.
서울 마포구 하늘공원에 조성된 새들의 둥지 속에서 그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들린다. 티 없이 맑은 소리로 각자의 소리를 아무 거리낌 없이 내고 있었다. 보는 내내, 듣는 내내 불편함이 없었다.
■ 촬영노트
새는 사람보다 예민하다. 조그만 기척도 소리도 그들에겐 위협적일 수 있다. 평화로운 그들의 집터에 인간의 만족을 위한 행동은 그들의 하루를 망칠 수 있음을 주의하자.
윤성호 기자 cyberco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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