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 주차장 바닥서 고려시대 건물터·청자 등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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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신영동의 한 주차장 부지 밑에서 고려시대 건물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고려시대의 건물터가 비교적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 있게 된 것은 조선시대 때 이곳에 다른 건물을 짓지 않고 그대로 놔뒀기 때문이라고 수도문물연구원 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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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산 행차 왕 휴게시설 추정
서울 종로구 신영동의 한 주차장 부지 밑에서 고려시대 건물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조선이 아닌 고려 때 만들어진 건물터다. 규모는 무려 1382㎡에 달하는데 서울에서 고려 때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터가 이처럼 대규모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0일 수도문물연구원이 공개한 현장에서는 건물지 4동과 진입시설, 계단, 배수로, 석축, 담장 등 건축유구 19기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네모 반듯하게 정렬돼 있는 건물터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고려시대의 건물터가 비교적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 있게 된 것은 조선시대 때 이곳에 다른 건물을 짓지 않고 그대로 놔뒀기 때문이라고 수도문물연구원 측은 설명했다.
최근까지 주차장으로 사용되던 땅 밑에서 고려의 건물터가 나타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조사 의뢰를 받은 수도문물연구원의 연구원들이 조심스레 땅을 파내자 건물터와 함께 다수의 청자 조각이 발견됐고, 혹시 이곳의 건물이 고려 때 지어진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확신으로 바뀐 것은 ‘승안 3년(承安 三年)’이라고 적힌 기와 조각이 출토되면서다. 승안 3년은 중국 금나라 장종(재위 1189∼1208) 때 쓴 것으로, 1198년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어골문’ 기와 조각도 발견됐는데, 물고기의 뼈 무늬를 뜻하는 어골문은 고려시대 유물의 특징 중 하나다.
대부분이 깨진 조각이지만 거의 온전한 유물도 있다. 청자 접시로 덮인 도기인데, 염주로 쓰였던 것으로 추정되는 구슬 다섯 알과 함께 발견됐다.
이곳의 건물은 어떤 용도로 쓰였을까. 수도문물연구원은 왕실과 관련한 건물이었을 거라고 추정한다. 이태원 연구원은 “여기가 삼각산(현 북한산)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아마 왕실이 행차했을 때 삼각산에 올라가기 전 들르는 휴게 시설 등으로 이용된 게 아닐까 추정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건물터의 위치가 장의사지와 삼각산 승가사 사이에 자리 잡고 있는데, 고려시대 전반을 정리한 역사서 ‘고려사’(高麗史)에는 “1036년 음력 3월 9일 왕이 삼각산에 가다” “1090년 10월 15일 왕이 태후와 함께 삼각산에 가다” 등 왕의 삼각산 행차 기록이 다수 적혀 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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