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다시 늘어난 대출 늘어난 거래량…이제 집값은?
<앵커>
친절한 경제 오늘(12일)도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가계 대출이 그동안 꾸준히 줄어들어 왔는데 최근에 다시 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계속 줄어온 가계 빚, 가계대출이 지난달에 8개월 만에 처음으로 다시 늘었습니다. 많지는 않습니다.
은행뿐만 아니라 전체 금융권에서 2천억 원 정도, 그동안 줄어들어 온 것에 비하면 미미하지만 그래도 눈에 띄는 변화입니다.
금융위원회가 잠정 집계한 가계대출 현황을 좀 보면 가계대출 중에서도 역시 주택담보대출, 그중에서도 안정적인 은행 대출, 은행 대출 중에서도 집을 사기 위해서 낸 대출이 꽤 늘어났다고 보시면 됩니다.
주택담보대출은 이미 지난 3월부터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는데요. 4월에는 늘어남 정도가 더 커졌습니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더 높은 2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은 1조 원이 줄었는데 은행 창구 대출 중에서도 용도별로 뜯어보면 전세 대출은 감소폭이 작아졌지만 여전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분양단지 같은 데에서 많이 받는 집단대출도 계속 감소하고요. 그럼 어디서 다 늘었느냐, 1금융권의 정책 모기지와 일반 주택담보대출입니다.
그중에서도 정책모기지에서 거의 다 늘었습니다. 정책모기지 딱 떠오르는 게 있죠. 특례보금자리론입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지금까지 올해 나가기로 책정된 금액의 80% 가까이인 31조 원에 대해서 신청이 들어왔는데요.
이 중 일부가 4월에 공급됐고 그러면서 4월 전체 가계대출 규모를 끌어올렸습니다.
<앵커>
권 기자 말대로 특례보금자리론 신청이 굉장히 많은 것 같습니다. 이게 이제 부동산 거래량이 늘어나는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겠죠?
<기자>
그렇게 봐야겠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1분기에 반짝 늘어난 주택 거래량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봅니다.
보통 계약하고 나서 잔금 치를 때까지만 대출을 내면 되잖아요.
그래서 한국은행도 1분기에 전국에서 아파트 매매가 이렇게 늘어나는 모습이 나타나는데 보통 계약에서 대출까지 2개월 정도 시차가 있으니까 4월에 늘어났던 대출은 2월 아파트 거래량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특례보금자리론을 받아서 기존에 고금리로 냈던 대출을 갚겠다는 사람도 많습니다.
4월에 2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이 1조 원 줄어들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이 중에 특례보금자리론 받아서 갚은 돈이 적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1월 말 이후 지금까지 석 달 동안 31조 원어치의 신청이 들어올 정도로 특례론의 규모가 크고요.
신청자의 절반 정도인 46% 가까이는 집을 사기 위해서 받은 겁니다.
<앵커>
시청자들이 제일 관심 있는 것은 집값일 것 같습니다. 주택 매매가 늘면서 집값 떨어지는 속도가 좀 느려지고 있다는 분석이죠? 지금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좀 전망해야 될 것 같습니까?
<기자>
한마디로 말씀드리면 지금으로서는 보합세가 당분간 좀 길게 이어지는 이른바 L자 부진이 나타나는 모습이 될 거라는 전망이 제일 우세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최근 추세를 보면 전국적으로 집값 떨어지는 속도가 느려지고는 있습니다.
계속해서 하락세지만 그 하락 폭이 줄어드는 모양새입니다.
서울에서 여전히 규제 지역으로 남아 있는 이른바 강남 3구와 용산구는 약간 오르기도 했습니다.
이른바 저가 매물, 급매부터 소진되면서 나타난 모습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제 특례보금자리론 대출 여력이 얼마 남지 않았죠. 9조 원 정도만 더 신청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례론은 지금 금리는 매력이 아닙니다. 시중 금리가 지난해보다 많이 떨어져서 특례론이나, 일반 은행 대출이나 이자 차이가 별로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특례론은 기존의 대출 규제, 자기 소득 대비해서 만들 수 있는 빚의 규모를 제한하고 있는 DSR 규제를 안 받는 게 특징이었죠.
그래서 이 특례론이 소진되고 나면 은행 대출을 더 받을 수 있는 사람 자체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지금은 그야말로 특례보금자리론을 받아서 내가 살 집은 마련해야겠다는 실수요자들 위주로 급매물들을 거래한 걸로 보이는데요.
특례론이 소진되고 나면 거래도 다시 소강상태를 보일 가능성이 지금으로서는 더 큰 걸로 보입니다.
[김효선/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 하락매물들이 좀 소진이 되면 주택가격이 다시 '비싸다'고 인식할 수 있어서, 거래가 1분기에 비해서 2·3분기가 조금씩 줄면서 주택가격도 보합세로 갈 확률이 높을 걸로 판단이 됩니다.]
권애리 기자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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