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된지 1년 됐다”…트랜스젠더 협찬했다 날벼락 美맥주회사, 왜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boyondal@mk.co.kr) 2023. 5. 12.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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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더 인플루언서 딜런 멀바니와 버드라이트 캔맥주. [사진출처 = 멀바니 인스타그램]
미국의 거대 백주회사 ‘앤하이저부시’(ABI)가 트랜스젠더 소셜미디어 스타(인플루언서) 협찬을 둘러싼 논란에 휘말렸다고 시카고 언론들이 11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시카고를 비롯한 일부 지역 성소수자 전용술집들은 인기 제품 ‘버드라이트’를 비롯해 ABI맥주를 전량 매대에서 치우겠다고 했다.

이유는 ABI가 틱톡 인플루언서이자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을 진행중인 코미디언 겸 배우 딜런 멀바니(26)와 거리두기를 했다는 것이다.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맥주 제조업체 ABI는 지난달 멀바니의 팟캐스트 ‘소녀시대’(Days of Girlhood) 1주년을 축하하며 그의 얼굴을 넣어 특별 제작한 버드라이트 캔 제품을 선물로 보냈다가 보수성향 소비자들의 반발을 샀다.

그는 팟캐스트에 ‘티파니에서 아침을’ 영화 속 오드리 헵번처럼 꾸미고 나와 “내가 여성이 된지 1년이 됐다”며 “바드라이트가 최고의 선물을 보내주었다”며 본인 얼굴이 새겨진 버드라이트 캔을 자랑했다.

멀바니의 틱톡 팔로워는 지난달 기준 1080만 명, 소녀시대 시리즈는 10억 뷰를 넘어섰다고 틱톡 측은 밝혔다. 이에 보수 성향 소비자들은 “ABI가 성전환 운동가와 파트너십을 맺고 ‘젠더 프로파간다’를 시도한다”며 반발했다.

소매업체들도 이에 호응해 매대에서 버드라이트를 퇴출했다. 도매 유통업자들은 “ABI의 신중치 못한 행동 때문에 큰 손해를 보게 됐다”고 비난했다. 실제 버드라이트 매출은 지난달 셋째 주 기준 26%나 급감했다.

주가도 폭락하며 최근 몇주 사이 50억달러(6조6000억원)이 증발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ABI는 “멀바니는 우리가 파트너십을 맺은 수뱅멱의 인플루언서 중 한 명일 뿐”이라며 “분열적 논란을 일으킬 의도는 결코 없다”고 해명했다.

또 마케팅 담당 고위직원 2명을 휴직 처분하고 ‘공짜 맥주’행사를 열었다. 하지만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자 이번에는 ABI그룹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두커리스까지 진화에 나섰다.

두커리스는 지난 5일 분기별 실적 발표를 하면서 “단 1개의 캔을 만들어 1명의 인플루언서(멀바니)에게 보냈고 이와 관련 1건의 소셜미디어 포스팅이 있었다. 공식 제품 광고가 결코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이콧의 영향을 받은 배달기사·영업담당·도매업자·소매업체 등에 재정적 지원을 하고 올여름 버드라이트 광고를 3배로 늘리는 등 브랜드 이미지 회복을 위한 주요 마케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자 이번엔 성소수자 옹호론자들과 이들을 상대로 한 사업체들이 반발했다.

시카고에서 다수의 LGBTQ 바를 운영하는 ‘투베어스 타번 그룹’(2Bears Tarvern) 측은 ABI 제품은 물론 ABI가 인수한 시카고의 유명 수제맥주 브랜드 ‘구스아일랜드’(Goose Island) 제품도 모두 매대에서 빼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ABI가 일부 혐오론자들의 반발 때문에 트랜드젠더 운동가 멀바니에 대한 협찬을 포기했다“며 ”성소수자 특히 트랜스젠더를 얼마나 존중하지 않는지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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