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도 백신 나오나?...소규모 초기 연구서 가능성 확인

바이오엔테크·로슈 초기 연구서 재발 억제

췌장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미 통증을 느끼기 시작한다면 손 쓸 수없는 지경이 되어있는 췌장암, 과연 백신이 개발될 수 있을까요?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하고 있는 항암백신이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소규모 연구에서 암의 재발을 예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의약전문지 바이오파마다이브에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간) 이같이 밝히며 맞춤화된 면역요법이 가장 치명적인 암 중 하나를 치료할 방법을 제공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보도했습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같은날 국제 유명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습니다.

네이처에 보고된 연구에 따르면 췌장도관선암종(PDAC) 환자 34명을 대상으로 참가자의 면역반응과 안전성 등을 평가했습니다.

연구한 결과, 암수술을 받은 환자 16명 중 'BNT122' 치료에 반응한 참가자 약 절반은 백신에 반응이 없었던 참가자보다 수술 후 암이 재발하지 않고 그 기간이 더 오래 지속됐다. BNT122가 암세포를 인식해 재발을 억제하도록 T세포를 활성화 한 것입니다.

BNT122에 면역 반응이 발견된 참가자 8명은 약 18개월 동안 암이 재발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BNT122에 면역반응이 없어 티쎈트릭으로만 치료받았던 참가자에서 재발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13.4개월이었습니다.

PDAC는 췌장암 사례 중 약 90% 이상을 차지한다. PDAC를 비롯한 췌장암은 치료시기를 놓치기 전까지 별 증상이 없어 가장 치명률이 높은 암 중 하나입니다. PDAC 환자의 약 10%가 진단 후 2년 이상 생존합니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후보물질 BNT122는 로슈 산하 제넨텍과 함께 고형암을 대상으로 개발 중인 항암 백신입니다. 이 백신은 환자 고유의 종양에 강력한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도록 최대 20여개에 이르는 환자별 맞춤형 항원을 개별화한 백신입니다.

신생항원에 특이적으로 T세포 반응을 일으켜 면역활동을 유도합니다. 현재 로슈의 PD-L1 억제 면역항암제인 '티쎈트릭'(성분 아테졸루주맙)과 병용요법 또는 단일요법으로 임상1상을 진행 중입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미국 모더나와 MSD(머크앤컴퍼니)가 공동 개발하고 있는 암백신 'mRNA-4157'(또는 V940)이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 펨브롤리주맙) 병용요법이 흑색종을 대상으로 한 임상2상(mRNA-4157-P201 또는 KEYNOTE-942)에서 효과를 입증했습니다.

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는 mRNA(메신저 리보핵산) 기반으로 한 의약품을 개발하는 기업입니다. 두 기업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으로 유명해졌지만 이전부터 mRNA 기반 암백신 연구를 진행했었습니다.

실제로 로슈는 이미 2016년부터 바이오엔테크와 mRNA 기반 암백신 개발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당시 로슈는 바이오엔테크에 계약금 3억1000만달러(약 4116억원)를 선지급하고 이후 개발 단계에 따른 마일스톤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바이오파마다이브 또한 "올해 두 번째 나온 항암백신 연구 결과"라며 "수년간 좌절 끝에 도출된 맞춤형 백신에 대한 연구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mRNA기반 의약품이 코로나19 백신으로 이름이 알려지기 전부터 항암 치료 분야에서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결과를 전달할 수 있다는 신호를 줬다"고 평가했습니다.

[서예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ylanastasia776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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