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원은 왜 ‘팬심’을 건드렸을까…박찬호와의 악연은 개인사, 앞뒤가 안 맞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전 국민이 새벽에 일어나서 응원했던 마음을, 그 감사함을 모르는 것 같다.”
SPOTV 오재원 해설위원(38)의 박찬호 저격이 팬들의 공감을 전혀 이끌어내지 못했다. 오재원 해설위원은 지난 11일 유튜브 채널 덴 매거진에 출연, 박찬호를 두고 “코리안 특급, 그 분을 너무 싫어한다. 이제 일반인이니 얘기할 수 있다. 우리나라를 빛내고, 코리안특급이란 말의 창시자인데, 국민이 새벽에 일어나서 응원했던 그 마음을, 감사함을 모르는 것 같다”라고 했다.
또한, 오재원 위원은 박찬호가 KBS에서 간혹 해설한 것을 두고 “바보로 만든 선수가 1~2명이 아니다. 그에 대한 책임은 져 본적이 없는 듯하다. 해설을 해보니 말의 중요성이 크다. 아닌 걸 아니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없다. 그건 아니다”라고 했다.
오재원 위원이 왜 박찬호를 싫어하는지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다. 다만, 결정적 사건은 있었다. 오재원 위원은 현역이던 2012년 8월7일 대전 한화전서 박찬호의 투구에 파울을 치고 고통을 호소했다. 타구가 자신의 몸을 때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박찬호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해설 당시 그 타구를 두고 파울이 아니었으며, 파울로 판정 받기 위한 오재원 위원의 액션이라고 주장했다. 어쨌든 이는 박찬호의 오해였고, 결승서 사과했다. 오재원 위원이 박찬호로부터 직접 사과를 받은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감정이 안 좋을 수 있다. 더구나 훗날 해설을 하면서도 뚜렷한 근거 없이 선수들의 플레이를 비판하는 것을 두고 화가 났다.
팬들이 이해를 하지 못하는 대목은 ‘국민의 감사함’이다. 전혀 맥락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이 박찬호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으니, 대다수 국민도 박찬호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혹은 그래야 한다고 넘겨 짚은 듯하다. 완벽한 오류다.
그냥 박찬호의 해설 스타일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고 얘기했으면 공감을 샀을 수도 있었지만, 국민을 끌어들여 팬심을 자극했다. 열 받은 팬들은 올해 해설위원으로 데뷔한 오재원의 일부 리액션, 선수를 향한 지적이 잘못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사실 오재원 위원은 현역 시절에도 몇 차례 언행이 구설수에 올랐다. 승부욕으로 미화되기도 했지만, 눈살 지푸린 순간도 많았다. 2017년 10월25일 KIA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서 광주KIA챔피언스필드의 불규칙 바운드가 자신의 키를 넘어갔다며 글러브를 그라운드에 패대기 친 장면이 대표적이다. 결국 경기 도중에 성질을 내며 팀 케미스트리를 깬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확실히 톡톡 튀는 캐릭터다.
오재원 위원의 ‘국민’ 발언이 의도와 달리 순간적으로 실수한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올해부터 해설위원을 시작했으니, 현역 시절보다 더더욱 말의 무게감이 상당하다는 걸 알아야 한다. 해설위원은 곧 방송인이며, 방송인은 말 한 마디에 천당과 지옥을 오갈 수 있다. 소신을 밝히는 것은 좋지만, 전후 사정, 앞뒤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 그리고 팬들의 지적을 겸허히 수용할 줄도 알아야 한다.
[오재원 해설위원.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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