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 종료…지금 미 국경은?
[앵커]
3년 전, 미 트럼프 정부는 코로나 확산을 막겠다는 명분으로 불법 이민자 즉각 추방 정책, 이른바 '타이틀 42'를 시행합니다.
코로나19 비상 사태가 미국 시각 11일 자정 종료되면서 정책도 완전히 폐지됩니다.
폐지까지 몇 시간 남지 않았는데요.
이 때문에 미국에 망명 또는 입국을 신청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은 중남미 이주자들이 미국과 멕시코 접경지로 대거 몰리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이영현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철제 장벽에 가로막혔지만 이들은 철조망을 넘어 미국 땅에 들어와 있습니다.
불법 입국자들입니다.
현재 멕시코와 접경 지역인 엘패소에만 2천5백여 명이 미국행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엘패소 시내 모든 보호시설은 꽉 찼습니다.
이 교회와 주변에만 천 명 가까이 몰려 있습니다.
[유닥시 브리주엘라/베네수엘라 이민자 : "(합법적으로) 망명 신청서를 제출해도 약속이 잡히지 않거나 약속에 대한 희망이 없어서 불법적으로 이곳에 와야 했습니다."]
불법 이민자들이 이곳에 모여 있는 이유는 당국이 보호소 주변만큼은 인도적인 차원에서 단속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퍼슨 페레즈/에콰도르 이민자 :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 경찰이 우리를 잡을 것이기 때문에 여기에 머물고 있습니다. 우리는 안전을 위해 이곳에 있는 겁니다."]
저녁이 되면 길거리는 이민자들의 숙소가 됩니다.
날씨가 춥지 않아 담요 몇 장으로 버틸 수 있다는 게 그나마 다행입니다.
엘패소 지역 10여 개 이민자 보호시설이 모두 이런 상황입니다.
이 보호시설 주변에도 5백여 명이 며칠째 노숙하고 있습니다.
거리에 있는 이 사람들은 현재 이 보호 시설을 이용할 수 없습니다. 법적인 절차를 밟아 외국인 등록 번호를 받아야 시설 이용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등록 번호를 받고 입소를 해도 입국이 바로 허락되지는 않습니다.
또, 즉각 추방 정책 종료로 미국 체류가 쉬워지는 것도 아닌데 이민자들은 잘못된 정보를 믿고 몰려옵니다.
[헤르만 페레즈/베네수엘라이민자 : "사람들은 타이틀 42가 폐기되면 정상적으로 미국에 머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민자들을 받아줄 건지 아니면 구금이나 추방할지 결정하는 과정도 너무 깁니다.
[존 마틴/엘패소 이민자 보호소 운영자 : "그것에 대한 우려를 들었습니다. 몇 달이든 일 년이든 너무 긴 기간입니다."]
멕시코 정부는 즉각 추방 정책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미국 국경 지역에 몰려든 사람 수를 15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텍사스 엘패소에서 KBS 뉴스 이영현입니다.
촬영:유원규/영상편집:김철/그래픽:강민수/자료조사:문지연
이영현 기자 (leeyo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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