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격 경질'→23:37분 마지막 퇴근 수베로 감독…한국말로 진심을 전했다 [곽경훈의 현장]
[마이데일리 = 대전 곽경훈 기자] 엄지척! 한국말로 또박또박 "감사합니다" 그리고 고개를 숙였다.
한화가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진행된 삼성과의 경기에서 4-0으로 승리한 뒤 충격에 휩싸였다.
'리빌딩 3년 차'의 한화 이글스 수베로 감독이 경기 종료 후 전격 경질 되었다. 경기 후 한화 박찬혁 대표이사와 손혁 단장은 감독실로 향했고 수베로 감독에게 계약 해지 결정을 알렸다.
수베로 감독은 선수단과 클럽하우스에게 작별의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감독실로 돌아가 코칭스텝과 이야기를 나눴다.
인천원정 출발을 위해 준비를 하던 선수들의 표정도 하나같이 어두워졌다. 손혁 단장은 고참 선수들을 따로 불러 수베로 감독의 계약 해지에 대해서 따로 설명을 했다.
몇몇 선수들과 코치들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 원정 이동 준비를 했고, 마스크와 모자를 눌러 쓴채 이동했다.
밤 10시 40분 SSG와의 원정 경기를 위해 선수단과 코칭스텝이 탄 버스는 한화이글스파크를 떠났다. 클럽하우스에는 수베로 감독과 외국인 코치 그리고 소수의 인원만이 남았다.
밤 11시 5분 경 케네디 코치가 통역들과 함께 마지막 작별의 인사를 하고 경기장을 떠났다. 클럽 하우스 한쪽에서는 경기장 관리 직원들이 청소와 정리로 분주 했지만 정작 감독실에는 고요함만 맴돌았다.
밤 11시 37분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 그리고 한화 모자를 쓴 수베로 감독이 통역과 함께 클럽하우스를 나섰다. 클럽하우스를 나서는 수베로 감독은 담담한 표정이었지만 경기장 관리자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면서 미소를 보였다.
그리고는 대기하던 차량 앞에서 엄지를 치켜 세우며 "감사합니다"라고 미소를 지으며 마지막 인사를 하며 한화이글스파크에 마지막 이별을 했다.
▲ 한화 선수들 보드판 앞으로 수베로 감독이 마지막 퇴근을 하고 있다.
▲ 수베로 감독이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나서고 있다.
▲차량 앞에서 취재진에게 엄지척 포즈를 취하는 수베로 감독.
지난 2022년 11월 한화 12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수베로 감독은 3년간 319경기에서 106승 198패 15무를 기록했으며, 2023년은 11승 19패 1무로 9위를 기록했다.
한편 수베로 감독의 뒤를 이어 제 13대 감독으로 선임된 최원호 퓨처스 감독은 1996년 현대유니콘스에서 KBO리그에 데뷔해 LG트윈스를 거쳐 2009년 현역에서 은퇴했다. 이후 LG 투수코치, 해설위원, 국가대표팀 기술위원 등 폭넓은 경험을 쌓았다.
계약 조건 3년 총액 14억원(계약금 2억원, 연봉 3억원, 옵션 3억원)이다.
한화는 11일 "최원호 감독은 12일 인천 SSG랜더스전부터 팀을 이끌게 되며, 최원호 감독이 비운 퓨처스 감독 자리는 김성갑 잔류군 총괄코치가 맡는다. 신임 최원호 감독은 지난 2019년 11월 한화이글스의 퓨처스 감독으로 부임해 2020년 6월부터 감독대행으로 1군 선수단을 이끌다 2021년부터 퓨처스 사령탑으로 복귀했다. 퓨처스 육성 시스템을 재정비하며 기록한 2022 시즌 북부리그 우승 및 퓨처스리그 역대 최다 14연승 등이 그간의 업적으로 꼽힌다"라고 밝혔다.
[경질 통보를 받은 뒤 약 3시간 30분 정리의 시간을 가진 수베로 감독이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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