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보다 팀 승리 생각에 동료·후배 격려까지…한층 성숙해진 임찬규 [MK인터뷰]
임찬규(LG 트윈스)가 부쩍 성장했다. 비단 성적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자신의 보직이나 기록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고, 슬럼프에 빠진 동료 및 경험이 많지 않은 후배들까지 챙기고 있다.
휘문고 출신 임찬규는 지난 201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LG에 전체 2순위로 지명된 우완투수다. 지난해까지 프로 통산 268경기(선발 155번)에서 931이닝을 소화하며 전천후로 출격, 51승 69패 8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4.80을 기록했다.
지난시즌 23차례의 등판을 모두 선발투수로 가지며 6승 11패 평균자책점 5.04를 올린 임찬규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선발 로테이션에서 밀려났다. 이민호, 강효종 등 후배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뒤진 것. 그 결과 그에게 주어진 역할을 롱릴리프였다.
특히 최근에는 이민호가 오른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하자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선발투수로 네 차례 출전했는데, 이 기간 그의 평균자책점은 0.92에 불과하다. 그의 이런 활약의 비결은 무엇일까. 11일 잠실 키움전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로 시즌 2승을 올림과 동시에 LG의 1-0 승리를 견인한 임찬규는 경기 후 그 이유를 말해줬다.
그는 “준비를 잘 한대로 되고 있는 것 같다. 구속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커맨드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며 “(염경엽) 감독님께서 ‘(너는) 원래 삼진을 많이 잡았던 투수인데 구속이 오르고 나서 오히려 삼진은 줄었고 피안타율이 올라갔다. 그 원인이 무엇이냐’고 질문하셨을 때 변화구와 제구의 문제라고 답했다. (변화구와 제구의) 중요성을 확실히 느꼈고, 그래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임찬규는 “(지난해와 비교해)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마인드인 것 같다. 작년에 제가 실패를 하고 나서 겨울 때부터 책도 많이 읽고 멘탈적으로 공부를 많이 했다”며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은 18.44m에서 내가 원하는 곳으로 공을 던지는 것 뿐이다. 그런데 (그동안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인 심판, 관중, 날씨 등을 너무 생각하고 마운드에 올라갔다. 그런 생각을 버리고 단순하게 공을 던지는데 집중하려 했다. 내 템포에 맞게 공을 던지려고 하는 것이 작년과 달라진 점”이라고 설명했다.
선발로서 계속된 호투를 펼치고 있는 임찬규. 다시 꾸준히 선발투수로서 마운드에 오르고 싶은 욕심은 없을까.
자신의 보직에 대해 “투수”라고 답한 그는 “선발로 나가면 선발이고 중간으로 나가면 중간이고 정말 아무 그런 것이 없는 것 같다”면서 “크게 생각을 안 한다. 생각보다 빨리 제가 선발투수를 했던 것 같다. 5, 6월 넘어서 여름 때쯤에 (강)효종이, (이)민호가 쉬어줘야 할 때 잠깐 들어가서 메꿔주고 할 줄 알았는데, (이)민호가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일찍 왔다. 다행히 적응을 잘 하고 있는 것 같다. (이)민호가 (선발로) 돌아와 제가 중간으로 던져서 팀이 많이 이긴다면 그게 더 플러스 요인이니 준비를 잘 하겠다”며 다부지게 말했다.
이날 총 80구의 투구 수를 기록한 임찬규는 31구의 패스트볼과 더불어 24구의 커브를 비롯해 체인지업(18구), 슬라이더(7구)도 곁들였다. 당초 그의 주무기로 알려진 체인지업보다 커브를 더 많이 활용한 것이 눈에 띈다.
임찬규는 “선발 때 체인지업이 덜 들어가고 있다. 중간으로 갈 때는 오로지 전력투구를 하기 때문에 체인지업에 브레이킹을 줄 수 있다”며 “체인지업은 카운트 볼이 있고 결정구가 따로 있기 때문에 현재 적응해 가고 있는 단계다. 심각히 나쁘지는 않으니 하다보면 체인지업도 올라올 것이다. 커브가 좋은 상태이기 때문에 현재 많이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임찬규가 이번 경기에서 기록한 최저 구속은 99km로 측정됐다. 여기에는 상대 선발투수 정찬헌과의 대결(?)도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 KIA 타이거즈전에서 최형우에게 한 번 (느리게) 던졌는데 96km가 나왔다. 경기 전 (정찬헌과) 이야기했다. 제가 더 느리게 던질 수 있다고(웃음). (정)찬헌이 형이 (오)지환이 형에게 95km 커브를 던지길래 나도 보란듯이 느리게 던졌는데, 속도가 조금 더 높게 나왔다. 진 것 같다”고 쾌활하게 웃었다.
임찬규가 6회까지 마운드를 지킨 뒤 내려가자 LG는 7회와 9회를 젊은 영건들인 유영찬, 박명근에게 맡겼다. 두 투수는 각각 해당 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홀드 및 세이브를 수확했다.
임찬규는 이닝을 더 소화하고 싶지 않았냐는 질문에 “크게 없었다. 언제부터 내가 7, 8이닝 던졌다고(웃음)…”라며 “좋을 때 감독님께서 빼주신 게 좋은 결과가 나왔다. 80개 정도 던졌는데 다음 경기도 준비를 잘할수 있을 것 같다. 결국엔 이겨서 좋다”고 했다.
LG는 10일 키움전에서 3이닝 10실점에 그친 불펜진의 부진으로 1-11 대패를 당했다. 선수 이전에 사람으로써 이날 임찬규도 자신의 2승이 무산될 수 있는 것에 우려를 가질 수도 있던 상황. 하지만 그는 “(그런 걱정은) 전혀 없었다. (오늘도) 제가 승리투수를 하기 위해 나왔다기 보다는 팀 승리를 위해 나왔다”고 눈을 반짝였다.
이어 임찬규는 “(유)영찬이도 그렇고 (박)명근이도 그렇고 긴장이 많이 됐을 것”이라며 “연습할 때부터 서로 열심히 하자고 이야기했고 설령 점수를 주더라도 결국엔 팀이 이기면 그만이었다. 크게 걱정은 안 했다”고 강조했다.
LG 투수조 조장이기도 한 임찬규는 먼저 “(박)명근이도 그렇고 (유)영찬이도 그렇고 새로운 투수들이 많이 나오면 좋다. 앞으로 잘할 것이다. 제가 그 마음을 알기 때문에 더 잘했으면 좋겠다”고 두 선수의 선전을 바랐다.
또한 그는 “(이)정용이와 (정)우영이가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빨리라는 단어도 좀 급한 것 같다. 서서히 이 친구들이 자기 컨디션을 찾아서 잘했으면 좋겠다. 저도 작년에 많이 못 해봤고, 힘들어 봤지만 되게 속으로 안 좋고 힘들었다. 팀은 계속 높은 곳을 보고 있는데 전혀 위축되지 말고 두 선수가 회복했으면 좋겠다. 여기에 어린 동생들도 치고 올라와서 좋은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이정용과 정우영에게 진심어린 응원의 메시지를 건넸다. 많이 성숙해진 임찬규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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