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도 "뭉쳐야 뜬다"…패키지 해외여행 30초만에 '완판'
중장년서 수요층 확대…여행법 다양화 vs 영양가 없다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중장년층의 해외여행을 대표하는 '패키지 상품'에 MZ세대가 몰리고 있다. 최근 한 패키지 상품은 MZ세대가 몰리며 판매한 지 30초 만에 완판되기도 했다.
최근 여행사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 유명인인 '인플루언서'가 함께 간다는 장점을 내건 기획 상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평소 좋아하는 인플루언서가 고른 여행지를 함께 방문하는 것은 물론 그들의 특별한 '인생샷'을 찍는 비법도 알아낼 기회라고 봤기 때문이다.
12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페이스북 190만, 인스타그램 120만 팔로워를 보유한 국내 여행 커뮤니티 미디어 여행에미치다와 손잡고 테마여행 상품인 '여미투어'를 출시했다.
여미투어의 기획 의도는 MZ세대들의 버킷리스트(소망목록) 실현과 인생의 변환점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건데 가장 큰 가치는 단연 인플루언서가 동행한다는 것이다.
하나투어(039130)가 선보이는 여미투어의 첫 번째 상품은 '키르기스스탄 하이킹'으로 대자연 속에서 8박 9일간의 하이킹 및 네트워킹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아웃도어 투어 전문가이자 배우 겸 모델인 길바울이 투어 호스트로 나서 전 일정 동안 백팩커들의 성지 '알틴아라샨' 트레킹과 키르기스스탄의 관광명소인 이식쿨호수, 스카즈카캐년, 제티오구스 등을 방문하고 승마와 노천온천 등을 즐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오프로드 여정, 캠프형 숙소, 현지식 식사 등 MZ세대들이 혹할 만한 자연과 문화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백패킹 여행의 정수를 담았다"며 "MZ세대의 버킷리스트를 실현하는 여행이라는 콘셉트 아래 차별화된 테마여행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여행사가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대표적인 성공사례는 모두투어(080160)의 '콘셉트 투어'다.
지난해 6월부터 인플루언서가 상품의 기획, 제작 단계를 함께하는 콘셉트 투어가 MZ세대 사이에서 큰 호응을 일으켰다.
여행 에세이 작가이자 인플루언서 청춘유리, 서이룬과 함께 오는 26일 4일 일정으로 떠나는 홍콩 콘셉트투어는 판매 개시한 지 30초만에 완판됐다. 금세 200명이라는 예약 인원이 몰렸다.
앞서 지난해엔 청춘유리와 함께 떠나는 몽골, 라오스 등의 상품이 판매 개시 1분 만에 연속으로 매진하는 고무적인 기록을 세웠다. 또 1세대 골프 유튜버 심짱과 함께 베트남 해외 골프 상품을 출시해 조기 완판했고 두 번째로 진행한 상품 역시 이틀 만에 완판했다.
사실 여행사뿐 아니라 해외 관광청은 물론 정부 관광 관련 기관에서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인플루언서 활용 마케팅이 더욱 활발하다.
제주관광공사의 경우 지난해 12월 말 대만의 유명 유튜버인 차이아까(구독자 159만명) 팀을 제주로 초청해 팸투어를 진행했는데 당시 촬영한 제주투어 영상의 조회수가 190만을 기록해 대만 유튜브 채널에서 조회수 1위를 차지했다.
대만의 한 여행사에선 차이아까 팀이 다녀간 동일한 코스로 제주 관광 상품을 구성해 올해 3월 출시했다. 그 결과 현지에서 문의 전화가 폭증하면서 판매 개시 후 채 한 달이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800여 명의 예약이 가득 찼다.
다만 여행업계의 인플루언서 활용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은 엇갈린다.
해외관광청 관계자는 "MZ세대를 유치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패키지의 경우 중장년층에게 골프 선수, 요리사, 산악인 등의 명사와 함께 떠나는 패키지가 끌리듯 MZ세대에게 인플루언서와 함께하는 여행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에 보지 못한 새로운 여행지를 찾아 사진도 찍으면서 새로운 여행을 방법을 알려준다"며 "또 MZ세대의 언어와 수요에 맞게 콘텐츠를 '알잘딱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으로 제작해 준다"고 덧붙였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여행이 쉽게 소비되는 콘텐츠로 전락할 수 있다"며 "인스타그램에서 사진 찍기 좋은 여행지에 대한 정보는 얻어갈 수 있지만, 과연 여행지에 대한 영양가 있고 정확한 정보를 얻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또 인플루언서들은 가이드 자격증이 있지 않기 때문에 지식과 해설 능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며 "그들이 제공하는 여행이 지속 가능한 여행을 위한 것인지는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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