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칼럼] 세상의 아침

안태식 한국무역협회대전세종충남협의회 사무총장 2023. 5. 1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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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출과 정오의 중간쯤, 하루 중 이른 시간에 깨 오늘을 시작하는 신선한 상태에서 문화에 따라 새출발, 희망, 부활로 정의되는 때, 아침에 대한 보편적 의미다.

무역업에 종사하며 수출입 거래 성사 및 유지를 위해 여러 나라에서 맞이하는 아침은 언제나 비장하다는 것 외에는 우리나라에서의 아침처럼 특별히 다를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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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식 한국무역협회대전세종충남협의회 사무총장

일출과 정오의 중간쯤, 하루 중 이른 시간에 깨 오늘을 시작하는 신선한 상태에서 문화에 따라 새출발, 희망, 부활로 정의되는 때, 아침에 대한 보편적 의미다. 무역업에 종사하며 수출입 거래 성사 및 유지를 위해 여러 나라에서 맞이하는 아침은 언제나 비장하다는 것 외에는 우리나라에서의 아침처럼 특별히 다를 것이 없다. 그러나 나라마다 강렬하게 다른 느낌의 풍경과 소리 그리고 냄새, 공기가 어우러진 내가 겪은 세상의 아침을 소개한다.

가깝지만 먼 나라 일본의 도심은 멀리서 보면 얼핏 똑같은 복장의 사람들이 비슷한 가방을 들고 대열을 이뤄 행진하듯 출근하는 풍경이 가장 먼저 그려진다. 한동안 군중의 이동을 보고 있노라면 물살에 휩쓸리듯이 당장 저 대열에 합류해야 할 것 같고 그들과 함께 어딘가 예정된 일터로 사라져도 아무렇지 않을 것 같던 기억과 함께 공공장소에서 타인을 배려하는 공중도덕이 우선시 되는 문화가 항상 편안한 아침을 선사했다.

고층의 호텔에서 취침중 대지를 때리는 굉음에 놀라서 잠이 깬 경우가 몇 차례 있었는데, 싱가포르의 우기에 울리는 기상나팔 소리가 아닐까 한다. 이 시기에는 우천 여부와 상관없이 파란 풀밭과 나무들이 항상 비를 머금고 있어 상큼했던 기억이다. 때에 따라서는 우리의 갈비탕, 해장국과 비슷한 바꿋떼, 짬뽕 같은 락사와 주로 역사 주변에 위치한 대표적인 패스트푸드인 카야토스트와 같은 전통 음식을 먹기 위해 이른 아침 호텔을 벗어나기도 한다. 일견 아시아의 유럽으로 보이지만 아침의 속살엔 중국과 인도, 말레이시아 등 인종으로 구성된 아시아 문화가 흐르는 강처럼 숨 쉬고 있다.

20년 이상 매년 거르지 않고 방문해 맞이하는 베트남의 아침은 북부와 남부의 기후, 문화 등의 많은 차이에 반해 새벽부터 울려대는 도로의 소음,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오토바이, 자동차의 군무가 출근길 현대 베트남의 지역간 경쟁 문화가 아닐까 의심될 정도로 줄지를 않는다. 나도 이동을 위해 저 대열 속에 있게 되겠지만 이곳에서 여전히 스스로 합류하지 못하는 소외감으로 이방인임을 확인하며 수년 전부터 몰아닥친 이른바 골드러시에 버금가는 우리나라의 기업과 국민들의 베트남 러시를 체감하며 오랜 동안 여유롭고 편안했던 베트남의 아침을 그리워한다.

이른 아침이 반가운 유럽, 한낮의 혼잡을 피해 중세시대 성당을 비롯한 고풍스러운 건축물, 주변의 풍경을 제대로 느끼고 감상할 수 있는 나만의 시간, 유럽의 아침. 식사 전 숙소 주변을 여러 날 걷다 보면, 어느덧 동네 사람인 듯 친숙해지는 마을을 체험한다. 영국 템즈강 주변 어느 마을 입구에서 '반려동물 출입금지'를 알리는 안내판을 보고 반려동물문화가 오래된 나라에서 개인의 취향을 당당히 밝히고 그들의 바람을 존중하는 공동체의 모습은 그 아침의 햇살처럼 잔잔한 미소로 다가왔었다.

아침부터 아지랑이가 흔들리는 몽상적인 사막 위의 풍경과 이슬람 사원에서의 예배 소리가 온마을을 감싸는 중동, 20-30시간 이동과 밤낮이 바뀌는 시차로 인해 시작부터 남다른 남미의 아침을 생각하며 그곳 거래처들의 안부를 궁금해하면서 오늘도 "굿모닝" 인사를 시작으로 거래 의사를 타진한다. 세계적인 감염병이 잦아들면서 이제 팬데믹 이전과 같이 꾸미기 전에 맞이하는 민낯의 세상을 차분하고 조용히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아침을 함께 보낼 이방인의 여정에서 나의 아침이 반추된다. 새 아침이 시작되면 거래 성사를 기대하며 오늘 만날 사람들과 그들의 아침에 귀 기울이며 산업과 생활에 기여하는 희망의 꿈을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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