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 인수합병으로 주목받은 차량 부품사 '현대트랜시스'

박찬규 기자 2023. 5. 12.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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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전기차시대 자동차 부품업계 '부익부빈익빈'③] 완성차 글로벌 경쟁력 위해 해외 생산체제 발맞춰

[편집자주]미래 모빌리티 전환기를 맞이한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가 진통을 겪고 있다. 비교적 빠른 대응에 나선 대형 업체들도 덩치만 커졌을 뿐 최대 실적을 기록한 완성차업체들의 낙수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일부 중소 부품업체들의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중소 부품사의 완성차업체 매출 비중은 68.4%에 달하는데 생사 갈림길에 선 업체가 적지 않다. 미래 모빌리티 관련 인력 부족으로 자동차 설계 및 제조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세계 5대 자동차 생산국으로 꼽히는 대한민국의 자동차 부품업계는 생존할 수 있을까.

현대차 체코 생산현장 /사진제공=현대차
▶기사 게재 순서
①대형 부품업체, 덩치는 큰데 물렁살
②중소 車 부품업체, 영양실조 경고등
③위기는 기회… 인수합병으로 주목받은 곳은
2000년대 이전만 하더라도 한국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해외생산보다 국내생산이 중요했고 절대적이었다. 소규모 부품업체들이 저마다 부품을 만들어 제공했다. 지금은 해외의 완성차공장을 현지에서 지원하기 위한 동반 진출이 늘었고, 납품방식도 단순 개별 부품보다 여러 부품을 덩어리(모듈)로 묶어 공급하는 식으로 바뀌었다.


'뭉쳐야 산다' 생존 골든타임 잡아라


현대차그룹 E-GMP /사진제공=현대차그룹
최근 몇 년 새 현대차그룹 중심으로 한 연관 부품업체 통합 작업도 꾸준했다. 부품업체들이 전문화·대형화하며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했고 해외 기업과 비교되는 등 기업 자체의 성장이 의미를 더하는 시기가 됐다. 2000년대 초 세계 100대 자동차 부품기업에 이름을 올린 업체는 만도기계 하나였지만 2020년 기준 8개, 2021년 기준 9개 업체가 존재감을 높였다.
통합 효과를 가장 크게 본 부품업체는 현대트랜시스로 2019년 새로운 사명으로 거듭난 자동차 부품 시스템기업이다. 글로벌 자동차 부품업계에서 파워트레인 전문업체로 이름을 알린 현대파워텍과 시트 전문사로 명성을 쌓아 온 현대다이모스가 통합됐다.
현대트랜시스 전동화파워트레인 /사진제공=현대트랜시스
사명 '현대트랜시스'는 '변형하다'(Transform) '초월하다'(Transcend)와 구동 시스템(Motor System)을 결합했다. 합병 이후 2022년 미국 오토모티브뉴스지에서 선정한 세계 100대 자동차부품기업 중 32위(매출기준)에 오를 만큼 통합 효과를 제대로 누리고 있다.

현대트랜시스는 자동변속기, 무단변속기, 듀얼클러치변속기, 수동변속기, 하이브리드변속기, 전기차용 감속기까지 변속기 풀 라인업을 구축한 세계 유일의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액슬, 사륜구동장치를 비롯해 전차용 자동변속기, 고속전철과 전동차용 감속 구동장치 등의 특수 파워트레인 제품도 생산한다.

제네시스와 K9, 그랜저, 쏘나타 등에 들어가는 최고급 시트도 개발·생산한다. 자율주행시대를 대비한 자동차 시트 솔루션 개발도 한창이다.

자율주행기술 관련 소프트웨어(SW)와 플랫폼 개발업체 포티투닷은 2021년 8월 현대차그룹 계열로 편입됐다. 포티투닷은 현대차그룹에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자율주행 플랫폼 '탭!'도 운영하며 서비스로서의 이동수단(MaaS) 개념을 도입했다. SDV는 '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자동차'다. 하드웨어만 팔고 끝나는 게 아니라 SW를 통해 계속 발전하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게 목적이며 수익도 꾸준히 올릴 수 있도록 구독서비스 등을 도입할 수도 있다.
자동차의 성격이 변화하는 가운데 부품업체들의 준비상황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폭스바겐 e-buzz 클라우드 기능 개념도. /사진제공=폭스바겐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프로바이더'를 표방하는 현대오토에버도 현대오트론과 현대엠엔소프트를 흡수 합병하며 소프트웨어 전문업체로 입지를 다졌다. 현대오토에버는 2000년 설립된 현대자동차그룹의 전문 IT 서비스 기업이다. 완성차·철강·건설·부품·금융 등 다양한 사업군에 대한 시스템 통합 및 시스템 운영 사업과 관련 컨설팅을 수행해왔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연결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스프링과 첨단 시트를 만드는 중견기업 대원강업도 현대차그룹 의존도를 낮추며 해외기업 수주를 늘려가고 있다"며 "현재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원 아래 경영이 안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의 성격변화, 전자업계 진출 촉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본격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 진출도 관심사다. 삼성전자는 2016년 미국의 전장회사 '하만'을 인수했다. 전장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오디오 관련 사업 진출로 시너지효과를 누리려는 계획이다. 커넥티드카와 카인포테인먼트시스템 강화로 자율주행차시대를 대비하려는 것이다.

LG전자도 과거 폭스바겐그룹에 인포테인먼트시스템을 납품하면서 전장사업을 강화하려 했지만 한계를 느껴 세계 3대 자동차 부품회사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했다. 규모의 경제를 위해 전기 파워트레인과 인포테인먼트, 조명까지 아우르며 전동화 경쟁에 뛰어들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부품업계 생태계도 달라졌다"며 "과거 부품업계는 완성차업체에 철저히 종속됐지만 현재는 상황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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