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HL만도, 덩치는 큰데 수익성은 '글쎄'
[편집자주]미래 모빌리티 전환기를 맞이한 국내 자동차 부품업계가 진통을 겪고 있다. 비교적 빠른 대응에 나선 대형 업체들도 덩치만 커졌을 뿐 최대 실적을 기록한 완성차업체들의 낙수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일부 중소 부품업체들의 상황은 매우 심각하다. 중소 부품사의 완성차업체 매출 비중은 68.4%에 달하는데 생사 갈림길에 선 업체가 적지 않다. 미래 모빌리티 관련 인력 부족으로 자동차 설계 및 제조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세계 5대 자동차 생산국으로 꼽히는 대한민국의 자동차 부품업계는 생존할 수 있을까.
①대형 부품업체, 덩치는 큰데 물렁살
②중소 車 부품업체, 영양실조 경고등
③위기는 기회… 인수합병으로 주목받은 곳은
현대자동차·기아의 올해 1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6조원을 돌파하며 세계 1위 자동차제조사 '토요타'마저 넘어섰다. 판매가격이 높은 전기차 등 친환경차와 SUV 판매가 꾸준히 늘었고 '제값받기' 전략으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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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는 올해 1분기 매출액 14조6670억원, 영업이익 4181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각각 29.7%, 8.1% 늘었다고 발표했다. 친환경차에 적용되는 전동화부품 생산이 늘고 중대형차와 SUV에 적용되는 고부가가치 핵심부품의 공급 확대가 매출 상승에 기여했다고 했다.
낮은 영업이익률은 문제다. 현대모비스 1분기 영업이익률은 2.9%로 지난해 4분기 4.4%보다 낮아졌다. 경상개발비 증가와 일회성 비용인 인건비, 리콜비용 등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는 게 회사의 설명. 지난해부터 전동화 부품 매출액이 꾸준히 증가하는 점은 앞으로 영업이익 개선 여지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업계는 올해 미국 제네럴모터스(GM)를 비롯한 북미의 전기차 생산이 늘면서 이들에 부품을 납품하는 HL만도 생산량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본다. HL만도는 매출의 절반을 현대자동차그룹에 의존하고 있다. 매출액 비중은 2021년 48%에서 지난해 50%로 늘었다.
HL만도는 미래차용 브레이크, 스티어링, 서스펜션 등과 함께 전동화 차체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관련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엔 소프트웨어중심자동차(SDV) 트렌드에 맞춰 소프트웨어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자율주행시대에 맞춰 여러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다.
올해 1분기 매출 2조950억원을 기록한 현대위아도 영업이익률은 2.4%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509억원을 달성했으나 전년 대비 1% 줄었다. 차부품 매출액이 1조9162억원으로 전년보다 11.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7% 감소해 461억원이었다.
현대위아는 1분기 매출 증가 원인으로 완성차 생산이 늘어난 것과 플랫폼 단위 생산, SUV 비중 확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비중확대 4WD(4륜구동) 선호도 증가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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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부품업체들의 핵심 경쟁력 강화로 글로벌 순위 상승을 위한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글로벌 부품사 순위는 모비스 6위, HL만도 48위 등으로 집계됐다"며 "유럽과 미국, 일본의 대형 부품사와 맞서려면 연구개발(R&D) 비용을 늘려야 하는데 현재 영업이익을 고려하면 과감한 투자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협력업체의 화재 등 위기상황에 섬세하게 대응하는 체계 구축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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