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계약' 체결한 김학동·한종희, 그들의 만남 뒤엔 뭔가 있다

김동욱 기자 2023. 5. 12.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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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동 포스코 부회장이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장기계약을 맺고 포스코의 제품 공급을 늘리기로 합의했으나 업계 내 변화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장기계약을 맺지 않더라도 포스코와 삼성전자의 거래가 끊길 가능성이 작을뿐더러 이번 계약으로 인한 공급량 증가분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최근 한 부회장을 만나 포스코의 가전용 냉연·도금 및 전기강판 제품을 삼성전자에 3년 동안 공급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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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와 삼성전자의 장기 공급 계약이 업계에 큰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사진은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 /사진=뉴스1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이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장기계약을 맺고 포스코의 제품 공급을 늘리기로 합의했으나 업계 내 변화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장기계약을 맺지 않더라도 포스코와 삼성전자의 거래가 끊길 가능성이 작을뿐더러 이번 계약으로 인한 공급량 증가분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양사 부회장이 의미가 덜한 계약을 직접 챙긴 것에 대해 또 다른 배경이 있을 것이란 관측마저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최근 한 부회장을 만나 포스코의 가전용 냉연·도금 및 전기강판 제품을 삼성전자에 3년 동안 공급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두 기업이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스코는 이 계약을 바탕으로 기존보다 약 25% 정도 공급물량을 늘리고 포스코스틸리온을 통해 컬러강판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포스코가 삼성전자와 장기 및 공급확대 계약을 체결했으나 업계 반응은 시큰둥하다. 포스코와 삼성전자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을 이끄는 양사 부회장이 만났는데 공개된 계약 내용을 보면 사실상 업계 내 변화를 이끌기 어려운 탓이다. 계약 체결 외에 다른 빅딜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재계 시각이 있는 것도 이 이유에서다. 포스코는 이번 계약을 바탕으로 향후 삼성전자와 경영층 미팅을 정례화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통상 업체들끼리 거래를 할 땐 1년 단위로 공급 계약을 맺고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재계약을 한다. 포스코 제품에 하자가 있거나 삼성전자 경영환경이 제품 구매를 줄일 정도로 악화하지 않는 한 거래는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두 기업의 무게감을 봤을 때 서로 거래를 끊긴 어려울 텐데 굳이 장기계약을 맺고 대외적으로 홍보하는 건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 설명이다.

포스코 매출 중 삼성전자 비중이 작은 점을 감안, 삼성전자 공급물량이 25% 확대되도 제품량을 놓고 봤을 땐 많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포스코 주요 매출처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해 포스코의 주요 매출처는 ▲포스코인터내셔널(5.3%) ▲KG스틸(3.0%) ▲현대중공업그룹(2.4%) ▲동국제강(2.3%) ▲포스코 마하라슈트라(2.3%) ▲포스코스틸리온(1.7%) 등이다. 삼성전자의 비중은 1% 안쪽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공급망 다변화가 중요한 시점에 포스코로부터 조달받는 제품을 눈에 띄게 늘려 공급망을 좁힐 가능성은 희박하다. 글로벌 업체인 삼성전자는 세계 주요 회사로부터 철강제품을 공급받고 있다. 수급량이 부족하지 않단 뜻이다.

향후 삼성전자에 공급 예정인 컬러강판도 타 업체보다는 영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컬러강판은 프리미엄 가전에 주로 사용되며 1위 업체는 동국제강이다. 동국제강은 멕시코 법인인 DKSM을 통해 컬러강판을 전 세계 곳곳에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DKSM 전체 매출의 15% 정도를 차지한 주요 고객사다.

김동욱 기자 ase8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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