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과거 정부, 북핵 위협 고개 돌려… 결국 軍 골병 들어”

곽은산 2023. 5. 12.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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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혁신위 출범… 첫 회의 주재
김관진 등 8명 민간 위원에 위촉
尹 “국방 분야 신기술 적기 도입
제2창군 개혁… 전투형 강군 육성
전략사령부 창설 3軍 합동 강화”
AI 기반 지휘통제 체계 도입 등
‘국방혁신 4.0’ 적극 추진 당부

윤석열 대통령은 신설된 국방혁신위원회 첫 회의를 주재하며 “과거 정부가 정치 이념에 사로잡혀 북핵 위협에서 고개를 돌려버렸다”며 “우리가 이런 비정상적인 것을 정상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1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방혁신위 출범식에서 “과거 정부에서는 국군통수권자가 전 세계에 북한이 비핵화할 것이니 (대북)제재를 풀어 달라고 해 결국 군이 골병이 들고 말았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국방혁신위원회 출범식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북한 도발 심리를 사전 억제하는 압도적 전력을 보유해야 한다”며 “민간 과학기술 발전 속도에 맞춰 국방 분야에 신기술을 적기 도입할 수 있도록 법, 제도, 국방 조직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국방운영시스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전 분야에 걸쳐 제2 창군 수준의 대대적인 개혁과 변화가 필요하다”며 “제2 창군 수준의 대대적인 변화가 있어야 이길 수 있는 전투형 강군을 만들어 국민에게 신뢰를 줄 수가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육·해·공) 3군의 합동성을 강화하면서 각 군의 분산된 전력 능력을 통합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전략사령부 창설을 생각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국방혁신위는 지난해 12월 제정된 대통령령에 근거해 만들어진 대통령 직속기구다. 정부 국정과제인 국방혁신기본계획을 심의,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윤 대통령은 국방혁신위 발족에 대해 “지난해 하반기에 에릭 슈밋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위원장으로 있는 미국의 국방혁신자문위원회를 한번 벤치마킹해 봤다”고 설명했다.

국방혁신위원장은 윤 대통령이 직접 맡았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과 이종섭 국방부 장관, 민간 위원 8명이 참여한다. 부위원장에 해당하는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김인호 전 국방과학연구소장, 김승주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교수, 김판규 전 해군참모차장, 이건완 전 공군참모차장, 정연봉 전 육군참모차장, 이승섭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기계공학과 교수, 하태정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민간 위원으로 위촉됐다.

윤석열 대통령 국방혁신위원회 출범식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국방혁신위원회 출범식에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위촉장을 수여한 뒤 인사를 하고 있다. 2023.05.11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동아일보 최혁중
정부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의 군 적용 확대를 중심으로 하는 ‘국방혁신 4.0’ 기본계획을 추진 중이다. 지난 3월 국방부가 윤 대통령 재가를 받아 발표한 계획은 ‘인공지능(AI) 과학기술 강군 육성’을 목표로 한다.

계획에는 AI 지휘통제 체계의 도움을 받아 북한 핵·미사일에 실시간 대응할 수 있는 군 작전개념 수립이 포함됐다. 구체적으로는 ‘킬웹’(Kill Web) 개념을 적용해 북한 핵·미사일을 발사 전후 교란시켜 파괴한다. 킬웹은 그물망이나 거미줄처럼 지휘통제 체계를 구축해 적을 무력화하는 최적의 타격 수단을 찾아내도록 AI가 실시간 의사결정을 돕는 개념이다. 타격 수단으로 사이버 등 비물리적 수단도 확보한다.

병역자원 급감 등 미래 안보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군사전략과 작전개념도 수립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의 출생률과 복무 제도가 유지된다면 2040년에는 병사 자원이 15만명으로 추산되는데, 현재의 병사 규모 30만명의 절반”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응하고자 AI 기반 유무인 복합체계를 활용한 부대 경계작전 개념을 발전시키고, 이를 위해 중대급 또는 대대급 시범 부대를 내년부터 운용할 계획이다. 작전사령부급 이하의 부대 구조는 AI 기반 유·무인 복합전투 체계 중심으로 재설계한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맞설 전략사령부는 기존 핵·대량살상무기(WMD) 대응센터를 토대로 이르면 내년에 창설된다. 북한 무인기 대응을 위한 드론작전사령부도 만든다. 다만 미래 적정 병력 규모는 2∼3년간 연구를 통해 확정한다. 국방부는 국방혁신 4.0 기본계획에 따라 5년 단위의 국방혁신추진계획을 오는 11월까지 수립할 예정이다.

박수찬·곽은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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