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갇힌 오소리 2천 마리…감염병 사태 키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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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가 대유행하자, 과학자들은 다양한 동물의 바이러스 감수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조슈아 엘프스 파월 런던동물학회 동물학연구소 연구원과 이항 서울대 수의대 명예교수 등은 이 논문에서 오소리 사육 농가 수가 꾸준히 줄고 있지만, 여전히 1975마리(2020년 기준)가 사육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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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공통감염병 위험성 높은데 조사조차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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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가 대유행하자, 과학자들은 다양한 동물의 바이러스 감수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바이러스 감수성이란 특정 바이러스와 접촉했을 때 질병으로 이어지는 정도를 말한다. 그간의 연구 결과를 보면, 소나 돼지, 개 등은 높지 않았으나, 인간처럼 유난히 코로나19에 대한 감수성이 높은 종이 있었다. 바로 페릿과 밍크 같은 족제빗과 동물이었다.
실제로 유럽 밍크농장에서는 코로나19에 감염된 농장 노동자로부터 나온 바이러스가 농장 내 밍크 집단에 퍼져 변이가 발생하기도 했다. ‘클러스터 5’로 불린 이 변이는 다시 사람에게 옮겨졌다. 덴마크는 2020년 11월 밍크 1700만 마리를 살처분했다.
50∼80㎝의 작은 덩치에 굴 파기를 좋아하는 야생동물 오소리도 족제빗과 동물이다. 야생동물과 인간의 무분별한 접촉은 인수공통 감염병 위험을 높인다. 국내에서도 최소 2000마리의 오소리가 사육되고 있지만, 코로나19에 대비한 조사, 연구, 예방 조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런던동물학회(ZSL)와 런던 유니버시티칼리지(UCL) 그리고 서울대 수의대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아시아태평양 생물다양성저널>에 국내 오소리 사육 실태를 담은 논문을 최근 실었다.
조슈아 엘프스 파월 런던동물학회 동물학연구소 연구원과 이항 서울대 수의대 명예교수 등은 이 논문에서 오소리 사육 농가 수가 꾸준히 줄고 있지만, 여전히 1975마리(2020년 기준)가 사육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 통계와 달리 농림사업정보시스템에서는 3937마리로 집계돼, 통계도 엇갈리는 등 관리가 되지 않고 있었다.
오소리 농장은 값비싼 반달곰 부산물의 대체물로 오소리를 이용하기 위해 1990년대부터 생기기 시작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정부가 살아있는 반달곰의 웅담 채취를 금지하자 오소리에 수요가 몰렸고, 지금도 합법적인 상태로 오소리 사육이 인정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17곳을 조사한 결과, 오소리 관련 상품은 △오소리 추출물을 이용한 건강식품 △오소리 오일이 들어간 스킨케어 △오소리 가죽으로 만든 자동차 시트 커버 △오소리 털로 만든 면도 브러시 등으로 다양했다. 심지어 애완동물로도 거래되고 있어, 인수공통 감염병 우려를 자아냈다.
이항 교수는 “코로나19가 발생한 유럽 밍크농장의 밍크는 오소리와 같은 족제빗과 동물”이라며 “과학자들은 오소리 농장 사육이 한국에서 인수공통감염병 위험성을 현저히 증가시킬 것으로 염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한국이 반달곰 사육을 점진적으로 폐기하고 있는 것처럼, 오소리에도 비슷한 조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2026년부터 곰 사육은 전면적으로 금지되고, 곰들은 생추어리(보호시설)로 이동된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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