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찾은 중기부, 中企·스타트업 판로 개척 돕는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2년 만에 한국을 찾아 경제단체장과 경제 협력 의지를 다진 데 이어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일본 도쿄를 찾았다. 한국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업계에서는 한·일 정부 간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중소기업의 일본 수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12일 중기부에 따르면 이영 장관은 11~12일 이틀간 일본 도쿄에서 일정을 소화한다. 중기부는 CJ ENM과 함께 12~14일 일본 도쿄에서 한류 문화행사인 ‘케이콘(KCON) 20203′을 연다. 케이콘은 CJ ENM이 매년 해외에서 열어온 페스티벌이다.
올해 케이콘은 도쿄에서 열리는데, 중기부는 이와 연계해 일본 내 한국 중소기업의 판로 개척을 지원하는 ‘케이 컬렉션(K-Collection)’을 나흘간 연다. 미용, 생활용품, 식품 등 분야의 중소기업 40개사가 참여한다. 11일에는 현지 바이어를 초청해 수출 상담회를 열었고, 12~14일에는 K팝 콘서트 관람객을 대상으로 우리 중소기업의 제품을 홍보하는 판촉전을 진행한다.
스타트업 지원에도 나섰다. 이 장관은 전날 일본에서 활동 중인 한국 스타트업과 현지 투자사를 만나 일본 내 스타트업 생태계 현황을 점검했다. 당근마켓, 버킷플레이스 등 한국 스타트업 8개사와 신한퓨처스랩, 글로벌브레인 등 벤처캐피털(VC)와 액셀러레이터(AC) 7개사가 참여해 중기부와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중기부는 최근 한국과 일본의 관계 개선과 일본의 스타트업 육성 기조에 발맞춰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해 8월 스타트업 담당 부처를 신설하고 스타트업 육성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중기부는 민간 역량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신한금융그룹과 손잡고 ‘일본진출 스타트업 공동 육성사업’을 추진한다. 이 장관은 “한일 관계 개선과 일본의 스타트업 육성기조가 결합된 지금이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을 위한 최적의 시기”라며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지난 8일 국내 경제6단체장과 비공개 만남을 갖고 한일 경제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대한상공회의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를 비롯해 한국중견기업연합회와 중소기업중앙회가 참석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분야 중소기업들이 일본 중소기업과 원만한 거래가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다”며 양국 중소기업 간 우호적인 관계 유지를 건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원천기술은 일본이 앞서기 때문에 우리가 일본에서 부품 소재를 가져다 가공해 대기업에 납품하고 외국에 수출하는 부분에서 서로 이익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최진식 중견련 회장도 “한일 관계가 풀리면 기업들 운신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상호 호혜적인 관계를 통해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지 않겠냐는 말씀을 나눴다. 아직 갈 길이 멀긴 하지만 차근차근 경제 관계가 나아지지 않겠냐 생각한다”고 했다.
한일 관계가 회복세를 타면서 중소기업들의 기대감도 오르는 중이다. 중기중앙회가 중소기업 304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 한·일 경제협력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 중 76.6%는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향후 일본과의 경제교류를 확대하고 싶다고 답했다. 가장 기대되는 분야로는 수출 확대(84.1%)가 꼽혔다. 이어 인적·기술교류 확대(14.6%), 통관 등 물류 원활화(12.9%), 소재·부품·장비 수입 원활화(11.2%) 순이었다.
중기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의 일본 수출액 규모는 109억1000만달러로, 대기업을 포함한 한국 전체 기업 일본 수출액(306억3000만달러)의 3분의 1 이상을 중소기업이 차지했다. 한국의 전체 수출액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점을 감안할 때, 일본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한국 중소기업이 높은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한국은 소부장 산업을 비롯해 일본과의 경제협력 필요성이 높다”며 “한국의 소부장 중소기업들은 일본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원천기술을 필요로 하고, 한국에도 첨단기술을 가진 중소기업들이 많은 만큼 한·일 양국 기업 간 활발한 기술·인적교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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