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천둥 ‘토르’는 옛말..끝없이 추락하는 신더가드[슬로우볼]

안형준 2023. 5.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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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신더가드는 이대로 추락하는 것일까.

LA 다저스 노아 신더가드는 5월 10일(한국시간) 밀워키 브루어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등판했지만 1이닝만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오른손 검지손가락이 베이며 피가 났고 투구를 더 이어갈 수 없었다. MLB.com에 따르면 신더가드는 11일 캐치볼을 실시했지만 부상자 명단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이하 기록 5/11 기준).

이날 등판은 신더가드의 올시즌 7번째 선발등판이었다. 신더가드는 올시즌 7차례 등판에서 32.1이닝을 투구했고 1승 3패, 평균자책점 6.12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6.12는 시즌 초 다소 부진한 다저스 마운드에서도 손에 꼽게 높은 수치다. 10경기 이상 등판한 불펜, 20이닝 이상을 투구한 선발투수 중 신더가드보다 평균자책점이 높은 선수는 불펜의 옌시 알몬테(16G ERA 6.46), 알렉스 베시아(14G ERA 7.84) 둘 뿐이다.

다저스는 지난시즌을 LA 에인절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보낸 신더가드를 올시즌에 앞서 1년 1,300만 달러 계약으로 영입했다. 타일러 앤더슨과 앤드류 히니가 FA로 팀을 떠나고 워커 뷸러가 토미존 수술로 이탈한 상태에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맡아줄 것으로 기대했다. 장기 계약을 생각하기는 어려운 불안요소가 컸지만 기대를 품을 요소도 있었다.

1992년생 우완 신더가드는 메이저리그를 지배할 투수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초특급' 유망주 출신이다. 2010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38순위로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지명돼 2012년 겨울 R.A. 디키와 트레이드로 뉴욕 메츠로 이적했고 2015년 메츠에서 빅리그에 데뷔했다.

데뷔시즌 신인왕 투표 4위에 올랐고 2년차 시즌에는 12승 9패,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하며 올스타에 선정됐다. 2017시즌 부상으로 7경기 등판에 그쳤지만 2018시즌에는 다시 반등했다. 2019시즌 성적이 다소 하락했지만 커리어 한 시즌 최다이닝(197.2이닝)을 기록한 신더가드는 데뷔 첫 5시즌 동안 119경기 716이닝, 47승 30패,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하며 무난하게 커리어를 이어갔다.

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2020시즌을 앞두고 토미존 수술을 받았고 2021시즌 종료 직전 복귀한 뒤 곧바로 FA 자격을 얻었다. 지난해 큰 부상 없이 두 팀에서 25경기(134.2이닝) 10승 10패, 평균자책점 3.94를 기록했지만 구속이 뚝 떨어졌다. 부상 전 신더가드는 평균 시속 97마일 이상의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였지만 지난해 주무기 싱커의 평균 구속은 시속 93.6마일에 불과했다.

부상 전과는 분명 달랐지만 다저스는 신더가드가 반등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시즌이 사실상 부상 복귀 시즌이었던 만큼 올시즌 몸 상태가 더 나아질 것으로 봤고 투수 친화적인 환경에서 성적도 오를 수 있다고 기대했다.

기대와 달리 신더가드는 반등이 아닌 추락이 가속화 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시속 93.6마일이었던 싱커 평균 구속은 오르기는 커녕 올시즌 평균 91.9마일로 더 떨어졌다. 부상 이후 뚝 떨어진 탈삼진 능력 역시 올시즌 더 떨어졌다. 원래 적었던 볼넷 허용이 올시즌 더 줄어든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모든 면에서 커리어 최악의 모습이다.

다저스는 신더가드의 초반 부진이 이어지자 등판을 한 차례 쉬게 하며 재정비의 시간을 줬다. 하지만 신더가드는 휴식 후 첫 등판에서 1이닝만에 부상을 당했다.

부상보다 더 큰 문제는 반등을 기대할만한 요소가 아직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구속이 더 하락한 것은 물론 싱커를 주무기로 하는 투수임에도 땅볼 유도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땅볼 유도가 줄어드니 장타 허용은 늘어날 수 밖에 없고 자연히 성적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번 부상은 큰 것이 아니지만 현재 흐름이 이어진다면 복귀 후에도 성적을 장담할 수 없다.

이미 30대에 접어든 만큼 이대로 계속 신체 능력이 하락한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다. 오르기는 커녕 더 떨어지기만 하는 구속도 현재로서는 회복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긴 머리를 휘날리며 벼락같은 강속구를 던진다고 해서 '토르'라는 별명까지 얻은 그였지만 더 이상 신더가드의 공에서 '천둥의 신'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신더가드는 올시즌 종료 후 다시 FA 시장에 나서 평가를 받아야 하는 선수다. 반전이 절실하지만 이대로라면 FA 시장에서 메이저리그 계약을 따낼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한 때 리그를 지배할 최고의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고 실제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기도 했지만 젊은 나이에 부상과 함께 빠르게 전성기가 끝났다. 과연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신더가드가 올시즌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노아 신더가드)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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