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軍, 탄도미사일 실요격 훈련 추진… "기량 증진·신뢰도 제고"
'2025~29 국방중기계획'에도 예산 반영 목표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우리 군이 중거리 지대공 유도미사일 '천궁-Ⅱ'(M-SAM Ⅱ) 등을 활용해 북한 탄도미사일을 가정한 실제 미사일을 요격하는 훈련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군 당국에 따르면 현재 군에선 공군미사일방어사령부 주도로 표적탄을 활용한 탄도미사일 요격훈련을 실시하기 위한 세부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군은 탄도미사일 요격훈련을 시뮬레이션 기반의 모의훈련으로만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군이 지난 2019년 미국으로부터 도입한 지대공 유도미사일 '패트리엇'(PAC-3)의 경우 '미 본토에서만 실사격 훈련을 할 수 있다'는 계약조건 때문에 국내에선 이 훈련을 할 수가 없다. 이는 PAC-3를 도입한 나라들도 마찬가지다.
이에 PAC-3 도입국가들은 순번에 따라 미 본토에서 실사격 훈련을 하고 있으나, 아직 우리 차례가 오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 군은 그동안 미국에서 PAC-3 실사격 훈련을 참관하고 미군의 실사격 데이터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PAC-3의 요격 신뢰성을 유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공군이 2021년 9월 전력화한 국산 유도무기 천궁-Ⅱ도 사정은 비슷하다.
천궁-Ⅱ의 경우 앞서 전력화 과정에서 국방과학연구소(ADD)의 시험평가 사격과 품질인증 사격 등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그러나 현재 우리 군은 적 탄도미사일을 가정해서 사용하는 표적탄이나 요격훈련 운용체계를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에 천궁-Ⅱ 역시 전력화 이후 국내에선 대(對)탄도미사일 실사격 훈련을 한 적이 없다.
같은 이유로 공군이 매년 실시하는 '유도탄 사격대회'에서도 대항공기 위협을 모사한 지대공 사격만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PAC-3와 천궁-Ⅱ는 각각 적 항공기를 요격하기 위해 개발한 PAC-2와 천궁-Ⅰ의 레이더 및 유도능력을 개량한 요격체계로서 적 항공기뿐만 아니라 탄도미사일까지 탐지·추적해 요격할 수 있다.
그러나 천궁-Ⅱ의 사상 첫 실사격 훈련은 국내가 아니라 작년 12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이뤄졌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최근 1년 동안에만 시험발사·훈련 등 목적으로 80여발의 탄도미사일을 쏘는 관련 기술을 계속 고도화하고 있다.
북한은 특히 작년 5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모두 6차례에 걸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쐈다. 이 중에서 지난달 13일에 쏴 올린 '화성-18형'은 북한이 개발한 ICBM 가운데 처음으로 고체연료 추진체계를 적용해 발사 준비과정이 기존 액체연료 추진체계 기반 '화성-15·17형' 등에 비해 크게 단축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처럼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이 커지고 무력도발 양상이 점차 과감해짐에 따라 우리 군 내부에서도 "탄도미사일 요격체계의 실제 대응능력을 검증하고 현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그에 따라 우리 공군도 앞서 '2023~27 국방중기계획'에 탄도미사일의 실제 요격훈련을 위한 예산 등을 반영하려고 했지만, 표적탄 등의 획득 가능성과 비용 관련 근거자료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선정되지 못했다고 한다.
이에 공군은 구체적인 훈련 개념·방식·절차와 표적탄·요격체계 등 훈련체계 획득방식, 그리고 예상 비용 등을 검토한 뒤 이르면 '2025~29 국방중기계획'에 탄도미사일의 실제 요격훈련을 위한 예산 등을 포함시킨다는 계획이다.
공군은 실사격 훈련장소로 국내뿐만 해외도 염두에 두고 있으며, 표적탄 확보와 관련해선 우리 군이 운용하고 있는 무기체계나 품질인증시험용 표적탄, 신규 연구를 통한 표적탄 개발 등 다양한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 관계자는 "공군은 수시로 모의요격훈련을 실시해 북한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요격능력을 숙달함으로써 철저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탄도미사일 요격을 위한 실사격 훈련을 실시한다면 작전요원의 실전적 전투기량을 더욱 증진하고 미사일방어체계의 우수성을 현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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