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절실히 느끼는 ‘150억’ 무게감… 최형우 거르면 누가 해결하나

김태우 기자 2023. 5. 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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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는 소크라테스의 해결이 절실히 필요하다 ⓒKIA타이거즈
▲ 당초 예상보다 종아리 부상이 장기화되고 있는 나성범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KIA는 1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경기에서 3-5로 졌다. 막판 힘 싸움에서 밀렸다. 아마도 경기를 보고 있던 많은 팬들은, 종아리 부상으로 빠져 있는 핵심 타자 나성범(34)의 얼굴을 떠올렸을 법했다.

3-5로 뒤진 9회, 적어도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1사 후 류지혁이 침착하게 볼넷을 골랐고, 최근 타격감이 좋은 박찬호가 좌전안타로 뒤를 받쳤다. 그리고 그 다음은 3~5번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이었다. 한 방이면 끝내기도 가능했다. 누가 봐도 압박을 받아야 할 쪽은 마운드에 서 있는 SSG 마무리 서진용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압박은 KIA 타자들이 더 받고 있는 듯했다.

1사 1,2루에서 김선빈이 두 차례의 파울을 기록한 끝에 결국은 장타로 이어지기 불가능한 비거리의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여기서부터는 KIA가 쫓기기 시작했다. SSG는 최형우에게 볼카운트가 밀리자 사실상 승부를 하지 않는 쪽을 택했고, 2사 만루의 찬스가 5번 소크라테스에게 왔다.

2사 후라 공이 방망이에 맞는 순간 모든 주자들이 출발할 참이었다. 특히 2루에 발 빠른 주자 박찬호가 있다는 것으로 고려하면 단타 하나면 동점까지도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소크라테스가 초구 볼을 얻어내고도 결국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경기가 그렇게 끝났다. 스윙에 자신이 없었고 당연히 타이밍이 늦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6년 총액 150억 원이라는 거액을 들여 영입한 나성범의 공백을 갈수록 크게 실감하고 있는 KIA다. 그래도 4월은 선수들이 돌아가며 활약했다. 3승8패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5할 승률에 복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특히 최형우가 대활약을 했다. 김선빈도 뒤를 받쳤고 고종욱 이창진 등 백업 선수들도 힘을 냈다. 그러나 가면 갈수록 나성범의 빈자리가 크게 드러나고 있다. 역시 누구 하나가 메울 수 있는 성격이 아니었다.

해결의 영역에서는 더 그렇다. 나성범은 지난해 144경기에서 타율 0.320, 21홈런, 97타점을 기록했다. 홈런 개수는 2021년(33개)보다 줄었지만, 적어도 타점 생산 능력은 건재했다. 특히 정말 적시타 하나가 간절한 순간에 나성범이 해결사로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 현금의 맛이었다.

▲ 팀 중심 타선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최형우 ⓒKIA타이거즈

실제 ‘스포츠투아이’가 집계한 WPA(승리 확률 기여도)에서 나성범은 지난해 2.00을 기록했다. KIA에서는 단연 1위 성적이었고, 리그 전체를 놓고 봐도 남부럽지 않은 수치였다. 그만큼 결정적인 순간 더 많은 공헌을 했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KIA는 지금 그런 나성범이 없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종아리를 다친 나성범은 올해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예상보다 부상 정도가 컸다. 최근 재검진을 받았지만 아직 부상 부위가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다. 2주 뒤 재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그때 완치 판정을 받는다고 해도 해당 부위의 근력을 강화하고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도 다소간 시간이 걸린다. 빨라도 5월 말이고, 보수적으로 봤을 때는 6월로 간다. 즉, KIA는 나성범 없이 아직 더 많은 경기를 해야 한다.

올해 나성범의 몫을 대신하고 있는 선수는 베테랑 최형우다. 11일까지 1.23의 WPA를 기록했다. 체감으로나 기록으로나 확실히 승부처에서 좋은 활약을 했다. 그러나 최형우의 앞뒤를 감싸는 김선빈(-0.41)과 소크라테스(-0.07)는 승부처에서 힘을 못 내고 있다. 김선빈의 타격감은 최근 다소 주춤하고, 소크라테스는 장타가 나오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최형우에 대한 견제만 더 심해진다.

특히 최형우의 뒤에 위치하는 소크라테스의 어깨가 무겁다. 김선빈의 3번 배치는 나성범 부재시의 임시 방편으로 봐야 한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이야기가 다르다. 원래 자기 위치다. 김종국 KIA 감독도 “찬스 때 한 번씩 해줘야 하는데 찬스를 못 살리는 경우가 있다”고 아쉬워하면서 “잘해줄 것이라 기대를 하고 있다. 본인도 잘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것이다. 올라올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최형우도 사람이다. 이 사이클을 계속 이어 갈 수는 없다. 해결사가 더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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