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이농 "박연진 패러디, 과몰입해 성격까지 바뀌어"[일문일답]

김찬호 인턴 2023. 5. 12.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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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실패 두려워 말고 시행착오 겪어야"
"목표는 나라는 캐릭터를 구축하는것"
"과몰입과 완벽주의가 나만의 차별점"

[서울=뉴시스] 지난 3일 틱톡 패션 크리에이터 늘이농(유하늘)이 서울 마포구의 순이엔티 사옥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 순이엔티 제공) 2023.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찬호 리포터 = "크리에이터는 꿈을 꾸는 게 아니라 실현하는 직업이다. 머리로만 생각하지 말고 지금 당장 실행에 옮겨라. 나도 그런 사례였다."

틱톡 패션 크리에이터 '늘이농'으로 활동하고 있는 유하늘(29)씨는 지난 3일 서울 마포구 순이엔티에서 진행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실패를 두려워 말고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며 "머릿속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당당히 하라. 그러나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씨는 자신의 삶에서 틱톡이란 어떤 의미냐는 질문에 "내게 틱톡은 시작이자 도전의 장"이라며 "크리에이터 활동을 시작한 것도 틱톡이었으며, 사람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기 시작한 것도 틱톡이었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패션 콘텐츠로 큰 주목을 받으며 10만명이 넘는 틱톡 팔로워를 확보한 늘이농. 그의 인기는 틱톡을 넘어 유튜브에서도 뜨겁다. 유튜브 구독자 수는 18만명에 이르고 수백만회가 넘는 쇼츠 영상도 여러개다.

특히 넷플릭스 원작 '웬즈데이'와 '더 글로리'를 패러디한 '청테이프로 웬즈데이 코스프레'영상과 '더 글로리 박연진 과몰입 메이크업' 영상은 각각 721만회와 555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유씨는 늘이농 콘텐츠의 차별성에 대한 질문에 "'과몰입'인 것 같다. '더 글로리'의 박연진을 따라 할 때는 화장과 의상뿐 아니라 성격까지 과몰입해서 연습했다. 하루 종일 거기에 몰두하다 보니 대사가 술술 나올 정도였다. 그래서 내 성격마저 욱하는 성격으로 바뀌기도 했었다. 이렇게 하나에 몰두해 주변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손은 느리지만, 모든 일이든 완벽하게 하려는 성향 때문에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려 하는 것이 내 콘텐츠만의 차별점인 것 같다. 15초짜리 영상을 완성하는 데 15시간이나 걸릴 정도로 느리다. 남들처럼 하루에 여러 개 찍으려 해봤지만, 내게는 과분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향후 도전해보고 싶은 영역에 대해 "라이프 스타일 콘텐츠를 해보고 싶다. 강아지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대형견과 함께하는 라이프 스타일. 소박하지만 행복하게 즐길 수 있는 라이프 스타일도 공유하면 어떨까라 생각 중이다. 예를 들어 캠핑이라든지, 소소한 브이로그 같은 콘텐츠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래 내 목표는 길게 보고 누군가에게 "나는 크리에이터다"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이었는데, 너무 빨리 성장한 것 같다"며 "다음 목표는 정하지 않았지만, 나는 되게 소박한 사람이다. 그냥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지난 3일 틱톡 패션 크리에이터 늘이농(유하늘)이 서울 마포구의 순이엔티 사옥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 순이엔티 제공) 2023.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다음은 늘이농과의 일문일답.

-크리에이터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있는가

"막연하게 다른 사람들이 하는 콘텐츠를 보고 '나도 잘할 수 있겠다', '이거 이렇게 하면 재밌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생각만 하는 내 자신이 한심스러워 보여 퇴사를 결정하고 바로 크리에이터에 도전하게 됐다"

-크리에이터 이전에는 어떤 직업을 갖고 있었는가.

"본업은 원래 패션 디자이너였다"

-크리에이터 이전과 이후의 삶의 차이가 있는가.

"굉장히 큰 차이가 하나 있다. 퇴근이 없다는 점이다. 어떻게 보면 24시간 돌아가는 느낌이다. 크리에이터는 출퇴근이 없어 자유롭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자기가 하는 만큼의 보상이 돌아오는 것이다. 자기가 쉴 수 있을 때 쉴 수도 있지만, 일하고 싶을 때 일할 수 있는 게 생각보다 편하지는 않다. 오히려 조급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늘이농이라는 이름은 무슨 뜻인가.

"원래 늘이농이 인스타그램 계정 이름이다. 그게 원래 옷장 계정처럼 데일리로 올리는 계졍이었다. '늘이'는 내 이름 '하늘'에서 따 왔고, '농'은 할머니 집에 있는 장롱에서 왔다. 그래서 '하늘이의 옷장'이라는 뜻인데, 사람들의 '농담하지 말라'는 뜻도 함축적으로 담았다. 뭔가 동글동글하니 괜찮았다"

-원래부터 패션에 관심이 많았는가.

"원래 옷과는 전혀 관련이 없었고, 공무원을 준비하는 법학과 심리학을 전공한 학생이었다. 특히 교도관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문득 공무원이 되면 복수 직업을 가질 수 없는 게 생각나 그 전에 다른 직업도 도전해 보고 싶었다. 그리고 내가 관심 있어 할 만한 게 뭔가 고민하다 옷을 떠올리게 됐다"

"패션에 관련된 아무런 스펙이 없었는데, 요즘에는 인스타그램이 포트폴리오가 되더라. 이를 알고 그 때 처음 계정을 만들었고, 엄청 열심히 해서 3개월 만에 팔로워 수 5000명을 찍었는데, 패션 관련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해볼 생각 없냐"고 먼저 연락이 왔다. 이렇게 일을 시작하게 됐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 식이었다. 어떻게 보면 내 인생을 도전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

-아무런 지식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한 일에 힘든 점은 없었는가.

"아무것도 모르는 나에게 잘 알려주지도 않고, 실무를 맡겼다. 배워가는 단계도 없이 했다. 사실 디자인 업계가 좀 그런 게 있다. 그래서 유튜브도 보고, 시장 사람들과 공장 사장님한테 물어보면서 배웠다. 그렇게 1년을 하다 보니까 웬만한 1년 디자인 한 사람보다 내가 너무 많은 걸 알고 있었다"

-선호하는 패션 스타일이 있는가.

"여성스러운 스타일과 색감이 많이 들어간 옷을 좋아한다"

-옷 잘 입는 비법이 있는가.

"내 옷을 입고 영상에 나오는 모습을 볼 때마다 느끼고 배우는 게 자기의 체형을 1순위로 파악하고, 보완점을 찾아야 한다. 그게 급선무이며, 그다음에 스타일을 정하는 게 맞다. 예를 들어서 나는 마른 체형이고, 어깨가 좁은 체형이기 때문에 딱 달라붙는 옷을 입으면 더 빈약해 보인다. 그래서 와이드한 옷을 자주 입는다. 그게 오히려 얼굴을 더 작아 보이게 한다"

"색감 조합의 경우 퍼스널 컬러를 참고하는 게 좋다. 그러나 무조건 거기에 국한돼 (다양한 옷을) 기피하는 경향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다. 이것저것 많이 입어보는 게 최고다. 그냥 자기 손이 가는 대로 입는 게 잘 어울릴 때가 많다. 또 패션은 자신감이라는 것도 잊으면 안 된다"

-영상에서는 시크한 외모와는 달리 유쾌한 사람으로 비친다. 원래 성격은 어떤가.

"사실 시크한 척을 잘 못한다. 사실 처음에 콘텐츠를 찍을 때, 주변에서 '왜 이렇게 나대냐'는 식으로 얘기하면서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차가운 쪽으로 밀고 나가라고 했다. 그러나 그건 내 진짜 모습이 아닐뿐더러, 애써 꾸며낸 내 모습을 오래 유지하지 못할 것 같았다. 내가 보기 좋은 모습이 다른 사람도 보기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유쾌한 모습의 내가 진짜 나다"

-MBTI가 무엇인가.

"나는 ENFP다"

-남녀팬 두루 많지만, 여성 팬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은 것 같다. 그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는가.

"의리가 아닐까 싶다. 영상을 보시던 사람들이 계속 본다. 또 내 솔직 담백한 모습을 여성 시청자들이 좋아해 주는 것 같다. 가끔 악플도 달리고 하는데, 여성 팬들이 나를 지키려 그들과 싸워주는 것들을 통해 더 끈끈한 유대감이 쌓인 것 같다"

-히로세 스즈나, 노제, 꽃보다 남자의 이민정을 닮았다 하시는 분들이 많다. 셋 중 누구를 더 닮았다고 생각하는가.

"사람들이 닮았다고 해주셔서 콘텐츠로 만드는 것이지, 실제로 내가 닮았다고 생각해서 한 건 아니다. 그래서 닮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서 그런 거다. 근데 내가 등장인물의 묘사를 잘하는 것 같다. 말투와 의상 소품 등 사소한 것 하나라도 더 신경 쓰려 하는 게 없지 않아 있다. 절대 스스로 (그분들과) 닮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콘텐츠를 기획할 때 어디서 영감을 얻는 편인가.

"자기 전 생각하다 떠오른 게 많다. 찰나의 순간 떠오른 것들이 꽤 있는데, 무조건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메모장에 적어두고 있다. 이후 적어둔 것들을 하나씩 지워나가고 있다. 콘텐츠의 기획부터 촬영까지 다 혼자하고 있다"

-늘이농 콘텐츠만의 차별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과몰입인 것 같다. '더 글로리'의 박연진을 따라 할 때는 화장과 의상뿐 아니라 성격까지 과몰입해서 연습했다. 하루 종일 거기에 몰두하다 보니 대사가 술술 나올 정도였다. 그래서 내 성격마저 욱하는 성격으로 바뀌기도 했었다. 이렇게 하나에 몰두해 주변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또 손은 느리지만, 모든 일이든 완벽하게 하려는 성향 때문에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려 하는 것이 내 콘텐츠만의 차별점인 것 같다. 15초짜리 영상을 완성하는 데 15시간이나 걸릴 정도로 느리다. 남들처럼 하루에 여러 개 찍으려 해봤지만, 내게는 과분했다"

[서울=뉴시스] 지난 3일 틱톡 패션 크리에이터 늘이농(유하늘)이 서울 마포구의 순이엔티 사옥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 순이엔티 제공) 2023.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크리에이터로서 기뻤던 순간과 힘들었던 순간을 꼽는다면.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하다 보니까 괜히 했다는 생각도 들기도 했음. 내가 너무 과한가? 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영상 하나 올리고 후회하고 그랬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다 보니 무뎌졌던 것 같다. 콘텐츠 고민에 대한 스트레스도 받는데, 이게 또 원동력이 됐고, 꾸준히 하게 된 계기가 됐다. 스트레스를 받을 바에야 해버리자 마인드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댓글 한두 마디가 자부심을 주고 있다. '이거 재밌다'라는 댓글 하나가 정말 큰 힘이 되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콘텐츠는 무엇인가.

"보그랑 더 글로리 콘텐츠다. 시간도 오래 걸렸고 반응도 좋았었기 때문이다. 반응이 좋아야 계속할 수 있게 되는 것인데, 조회수와 반응이 좋으면 나까지 좋아진다"

-최근 인기를 실감하고 있는가.

"사실 잘 모르겠다. 밖을 잘 안 나가는 편이고, 강아지가 크다 보니 산책도 사람이 없는 새벽 시간대에 사람이 없는 곳에서 하고 있다. 캠핑도 사람이 없는 곳을 찾아가다 보니 사람들을 마주칠 일이 별로 없었다"

-따로 도전해 보고 싶은 콘텐츠도 있는가.

"지금까지 했던 콘텐츠들이 모두 도전이었다. 딱히 특별하게 '도전한다'기보다 항상 도전 하고 있었다. 지금 콘텐츠를 생각해 둔 게 두 가지 결이 있는데, 나중에 확인하면 될 것 같다"

-유튜브와 틱톡 두 곳 모두에 콘텐츠를 올리고 있는데, 둘에 차이점이 있는가.

"유튜브의 경우 더 다양한 연령대와 더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것 같다. 틱톡은 주로 연령대 어린 사람들이 많아, 한정적인 부분이 없지 않아 있는 편이다. 그러나 10~20대가 많아 유행이 빠른 것 같다"

-패션 말고 도전해 보고 싶은 콘텐츠가 있는가.

"라이프 스타일 콘텐츠를 해보고 싶다. 강아지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대형견과 함께하는 라이프 스타일. 소박하지만 행복하게 즐길 수 있는 라이프 스타일도 공유하면 어떨까라 생각 중이다. 예를 들어 캠핑이라든지, 소소한 브이로그 같은 콘텐츠들…"

-의류 브랜드 MLB와 협업할 정도로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또 개인 브랜드 개시를 원하는 시청자들이 많던데, 향후 목표가 무엇인가.

"브랜드를 개시할 생각은 없다. 왜냐하면 패션업계에서 일해보니 (의류 브랜드 개시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다. 내가 쉽게 끼어들면 안 된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내 궁극적인 목표는 '나'라는 캐릭터를 구축하고 싶은 것이다. 사업적인 생각은 안 하고 있다"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 한마디.

"크리에이터는 꿈을 꾸는 게 아니라 실현하는 직업이다. 머리로만 생각하지 말고 지금 당장 실행에 옮겨라. 나도 그런 사례였다"

-내게 틱톡이란?

"내게 틱톡은 시작이자 도전의 장이었다. 크리에이터 활동을 시작한 것도 틱톡이었으며, 사람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기 시작한 것도 틱톡이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내게 팬이 있다는 사실조차 자각하지 못했는데, 열심히 하는 모습을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다. 대단한 것도 아닌데 열심히 응원해 주고 칭찬해 줘서 고맙고, 또 열심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을 줘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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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호 리포터(yoshi1207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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