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생각] 공포증과 광기는 비정상 아닌 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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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공동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단추에 대한 공포증을 지니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단추 공포증은 기계에 달린 단추(버튼)로까지 이어졌다.
공포증과 광기 가운데 어떤 것들은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유전자에 새겨진 동물적 본능에서 비롯되었고 다른 어떤 것들은 개인적인 경험의 산물이기도 하다.
거미공포증은 전체 인구의 4퍼센트가 지니고 있다는데, 런던동물원 프로그램을 통해 거미공포증을 극복하는 데 성공한 한 인물의 소감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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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와 광기에 관한 사전
99가지 강박으로 보는 인간 내면의 풍경
케이트 서머스케일 지음, 김민수 옮김
한겨레출판 l 1만8000원
애플의 공동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단추에 대한 공포증을 지니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단추가 달리지 않은 터틀넥 스웨터를 주로 입었던 것이 그 때문이라고 한다. 그의 단추 공포증은 기계에 달린 단추(버튼)로까지 이어졌다. 아이폰의 터치스크린 방식은 버튼식 키패드를 싫어한 잡스의 성향에 영감을 받은 결과라는 말도 있다.
뱀이나 주사기 같은 대상에 대한 공포는 많은 이들이 공유하고 공감할 것이다. 고소공포증, 폐소공포증, 치과공포증 역시 주변에서 흔히 발견되는 증상들이다. 그러나 단추나 달걀, 인형처럼 뜻밖의 대상에 극도의 공포를 느끼는 이들도 있다. 그런가 하면 결정장애나 저장강박증, 계산강박증 같은 강박적 광기도 드물지 않다. 영국의 언론인 출신 작가 케이트 서머스케일의 <공포와 광기에 관한 사전>은 조류공포증, 발표공포증, 불결공포증 같은 공포증과 웃음광, 방화광, 허언증 같은 광기 99가지의 사례와 분석, 치료 과정 등을 담았다.
공포증과 광기 가운데 어떤 것들은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유전자에 새겨진 동물적 본능에서 비롯되었고 다른 어떤 것들은 개인적인 경험의 산물이기도 하다. 거미공포증은 전체 인구의 4퍼센트가 지니고 있다는데, 런던동물원 프로그램을 통해 거미공포증을 극복하는 데 성공한 한 인물의 소감이 인상적이다. “나는 생전 느껴보지 못했던 묘한 상실감을 느낀다. 거미를 무서워하지 않는 사람이라니, (…) 내가 알던 나는 사라지고 없다.” 공포증과 강박은 결함이나 비정상이라기보다는 개성에 해당하며, 인간 이해의 중요한 매개가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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