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개숙인 여당 최고위, ‘설화’에 등 돌린 민심 명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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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11일 열흘 만에 최고위원회를 열고 일부 최고위원이 빚은 잇따른 설화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앞서 지난 10일 중앙당 윤리위원회가 김재원 최고위원, 태영호 전 최고위원(자진 사퇴)에 대해 각각 당원권 정지 1년, 당원권 정지 3개월의 징계를 결정한 뒤 '대국민 사과'를 했다.
중앙당 윤리위원회의 징계 결정 뒤 국민의힘은 적지 않은 상처를 입고 최고위원회를 다시 가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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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11일 열흘 만에 최고위원회를 열고 일부 최고위원이 빚은 잇따른 설화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앞서 지난 10일 중앙당 윤리위원회가 김재원 최고위원, 태영호 전 최고위원(자진 사퇴)에 대해 각각 당원권 정지 1년, 당원권 정지 3개월의 징계를 결정한 뒤 ‘대국민 사과’를 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을 맞이하고도 집권여당이 지도부 인사가 촉발한 잡음으로 통상 매주 두 차례 열던 최고위원회도 열지 못했던 것은 볼썽사나웠다.
이번 ‘설화 사태’로 4년 만에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탄생한 ‘김기현 대표 체제’의 한계가 드러난 셈이다. 종전의 ‘당원투표 70%와 여론조사 30%’에서 ‘당원투표 100%’로 경선 룰이 갑자기 개정되면서 강성 지지층을 등에 업은 인사 중심으로 지도부가 구성된 탓이 크다. ‘극성 지지세력’만 바라보는 부적절한 말로 국민 통합을 저해한 최고위원들 때문에 새 대표 체제 두 달 만에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2명이나 ‘공석’이 된 게다. 김 최고위원은 ‘광주 5·18 정신’을 폄훼하고 극우 성향의 전광훈 목사가 “우파 진영을 천하 통일했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윤 대통령의 제주 4·3 추념식 불참과 관련해 “4·3은 격이 낮다”고도 했다. 태 전 최고위원은 “이진복 정무수석이 공천을 거론하며 대일 정책을 옹호해달라고 요청했다”는 발언으로 대통령비서실이 국회의원 공천에 개입하는 것처럼 비쳐 물의를 빚었다. 또 “4·3사건은 북한 김일성 지시에 의해 촉발됐다”고 주장하고 특정 종교 단체와 연관된 표현으로 야당을 공격해 논란을 자초했다. 사실 관계를 왜곡한 품격 떨어진 두 사람의 발언으로 지지층조차 국민의힘에 등을 돌린 것은 당연했다.
중앙당 윤리위원회의 징계 결정 뒤 국민의힘은 적지 않은 상처를 입고 최고위원회를 다시 가동했다. 국민의힘은 거듭나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황정근 국민의힘 윤리위원장이 징계를 내린 뒤 던진 메시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황 위원장은 “정치인은 말을 통해 자질·역량·인품을 드러낸다”고 했다. 특히 “양날의 칼과 같은 말은 세상을 태우는 불이 되기도 한다”고 강조한 황 위원장의 지적을 뼈아프게 새겨 들어야 한다. 황 위원장의 말처럼 “설화로 당이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잃었다”는 것은 사실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당내에서도 존재감이 떨어진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야당 우위의 국회 상황을 돌파하는 역량도 부족했고,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 야당을 상대로 협치의 물꼬를 트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다는 평이다. 국민의힘은 소속 의원 전원이 ‘5·18 광주 민주화운동 43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로 했다. 1년도 남지 않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불거진 지도층 인사의 ‘설화 악재’를 벗어나려는 행보가 되서는 안 될 일이다. ‘환골탈태’는 이럴 때 필요하다. 집권당 면모를 일신하고 새로운 각오를 다지지는 것만이 민심을 회복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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