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부자, 트럼프와 40년 인연 [WEEKLY 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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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보가 당선되면 이 나라를 뜰거야.”
선거가 다가오면 사람들은 이런 말을 곧잘 떠듭니다. 특정 정치인이 싫다는 강한 표현일 뿐 대개는 공언(空言)입니다. 이번 주 커버 스토리로 다룬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그룹(LVMH) 회장은 다릅니다. 그걸 정말로 실행한 사나이입니다.
1981년 서른두 살의 부동산 개발업자였던 아르노 회장은 그해 프랑스 대선에서 사회당의 프랑수아 미테랑이 승리하자 미국으로 떠났습니다. 지금의 프랑스 헌법이 제정된 1958년 이후 처음 집권한 좌파가 ‘부자 사냥’에 나선 시기였습니다.
아르노 회장은 미국에서 창업하고 3년간 머물렀습니다. 당시 그가 종종 찾아가 조언을 들은 세 살 위 부동산 거물이 도널드 트럼프였습니다. 두 사람의 친분은 유지됐습니다. 2019년 대통령이던 트럼프는 텍사스주에 세운 루이뷔통 공장에 찾아가 아르노 회장과 나란히 테이프 커팅을 합니다.
아르노 회장뿐 아니라 널리 성공한 프랑스인은 미국을 경험한 경우가 많습니다. 첫 여성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지낸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교환학생, 의회 인턴, 로펌 변호사로 미국에서 오래 살았습니다. 백신으로 세계적 바이오 기업이 된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최고경영자도 하버드대에서 유학하고 미국에서 성공 신화를 썼습니다. 실리콘밸리에는 유능한 프랑스 인재가 많습니다.
경제 규모 세계 1위 미국은 기업·대학·국방의 힘이 압도적인 나라입니다. 미국 빅테크 경영자들을 제치고 유럽 사람이고 전통산업을 이끄는 아르노 회장이 세계 최고 부자가 된 건 이례적이죠. 어쩌면 그가 미국에 친화적이라는 점이 성공 요인일 수도 있습니다.
아르노 회장은 “원래 나는 미국과 가까우며, 미국은 기회의 땅”이라고 했습니다. 그가 75개나 되는 방대한 명품 브랜드를 거느린 건 미국식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의 결과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그에게 “프랑스 대통령은 몰라도 크리스챤 디올은 안다”며 명품 사업에 뛰어들도록 영감을 준 사람도 뉴욕의 택시 기사였습니다. 아르노 회장이 유럽에만 머무르며 시야를 넓히지 않았다면 ‘세계 넘버원 부자’에 오르기는 어려웠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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