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우영우’…OTT 콘텐츠로 버무린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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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믿기 힘든 사실이겠지만, 세상에는 '공매도'가 뭔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OTT로 쉽게 배우는 경제 수업'의 저자 박병률은 여기서 디즈니플러스, 웨이브 같은 OTT(Over the Top·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손쉽게 볼 수 있는 영화 '한 솔로:스타워즈 스토리'(감독 론 하워드)를 들고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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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믿기 힘든 사실이겠지만, 세상에는 ‘공매도’가 뭔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공매도에 관한 뉴스가 그렇게 많이 나왔고 정치권에서도 툭하면 공매도 규제 논의가 이뤄지는데도 공매도 자체가 뭔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고? 그렇다. 많다.
‘OTT로 쉽게 배우는 경제 수업’의 저자 박병률은 여기서 디즈니플러스, 웨이브 같은 OTT(Over the Top·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손쉽게 볼 수 있는 영화 ‘한 솔로:스타워즈 스토리’(감독 론 하워드)를 들고 온다. 저자의 안내를 받아 영화 속으로 들어가보자.
“은하계에서 가장 빠른 우주선 밀레니엄팔콘이 필요했던 한 솔로는 자신의 우주선을 걸고 밀수꾼 랜도와 도박판에 마주 앉는다. 하지만 실제 자신의 우주선을 갖고 있지 않았다. 없는 우주선을 걸고 거래를 한 셈이 됐다. 밑장 빼기로 승리한 랜도는 솔로에게 우주선을 넘겨줄 것을 요구한다. 금융시장에서도 없는 주식이나 채권을 거래하는 경우가 있다. 공매도(空賣渡)다.”
현재 경향신문 경제부장인 저자는 한국 경제의 심장부 또는 전쟁터를 오랜 기간 취재해 왔다. 그렇게 취재·분석한 내용을 일간지 독자에게 흥미롭고 쉽게 전달하는 노력 또한 오랜 세월 기울여 왔음을 자신의 5번째 단독 저서인 이 책에서 남김없이 보여준다. 앞서 예로 든 ‘공매도’만 해도 그 핵심과 최근 동향, 관련 데이터를 짧은 분량 안에 간명하게 압축하면서 재미있게 전달한다.
‘OTT로 쉽게 배우는 경제 수업’은 70개 글 꼭지 모두에서 OTT 플랫폼(쉽게 말해, 넷플릭스)의 영상 콘텐츠와 경제지식·정보를 한데 버무린다. ‘오징어 게임’(감독 황동혁)에서 손실회피성향을 설명하고, ‘유열의 음악앨범’에서 므두셀라증후군 개념을 뽑아낸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감독 유인식)를 보고 나서는 경제 개념인 대표성 휴리스틱을 들고 오며 ‘라라랜드’(감독 데이미언 셔젤)를 감상한 뒤 뷰카를 설명한다.
뷰카(VUCA)란 Volatility(변동성) Uncertainty(불확실) Complexity(복잡함) Ambiguity(모호성)의 머릿글자를 조합한 것으로, 원래 미국의 군사용어로 출발해 ‘상황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아 즉각적인 대응과 극도의 경각심이 요구되는 상황’을 뜻했다. 지금은 경영·경제용어로 자리 잡았다. ‘라라랜드’와 ‘뷰카’는 뜻밖에 좋은 조합이 되어 현대의 경영·경제를 설명한다.
어렵고 복잡한 내용을 흥미롭고 쉽게 풀어준다는 책은 지금도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실제로 펼쳐보면 그런 목표를 온전하게 이루는 책을 만나기란 그렇게 쉽지 않다. 어떤 대목에서는 어렵고 복잡해지는 경향이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영화의 내용과 경제·경영 개념을 모두 꼭꼭 씹어 먹은 뒤 글로 써서 그런지, 저자가 그간 쉬운 경제서를 많이 냈고, EBS·YTN·MBC를 종횡하며 경제 방송을 많이 해봐서 그런지, 진짜로 쉽고 재미있다. 이 정도로 풀어내는 역량은 쉽게 닿을 수 있는 경지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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