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意欲 과잉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3. 5. 12. 03:03
아마선발전 결승 3국
<흑 6집반 공제·각 30분>
白 조성호 / 黑 송민혁 흑>
白 조성호 / 黑 송민혁 흑>
<총보>(1~153)=동갑나기 친구 사이인 두 대국자는 평소 상대 승률이 팽팽했다는데 이 판은 흑을 쥔 송민혁의 완승으로 끝났다. 조성호는 쉴 새 없이 해머 펀치를 날리는 공격형, 송민혁은 섬세한 세기(細技)로 실속을 챙기는 수비형 기풍으로 보이지만 평소엔 그 반대라고 한다. 기풍을 서로 바꿔 두기도 할 만큼 편한 사이란 의미가 담겼을까.
하지만 승부를 가른 열쇠는 기풍 아닌 정밀함이었다. 초반 52수까지 우상귀의 복잡한 싸움이 호각으로 마무리된 직후부터 백의 난조가 시작됐다. 좋게 표현하면 과잉 의욕, 직설적으로 말한다면 무차별 폭주였다. 58은 참고 1도 5까지 차근차근 대응할 장면. 실전에선 64, 66, 84 등 과수(過手)가 잇따르면서 팽팽하던 바둑이 순식간에 기울었다.
64의 대안으로 참고 2도 1의 저공 침투가 추천됐다. 10까지 예상되는데, 이렇게 귀를 파내면 집으로 백이 뒤질 것도 없었다. 상대적으로 흑의 운석(運石)은 침착하고 정교했다. 67부터 71까지의 처리가 이 바둑의 백미. 87도 백 대마의 삶을 준엄하게 추궁한 급소였다. 이 치명적 한 방으로 바둑이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153수 끝 흑 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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