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이 벌써? 헬리온, MS에 2028년 전력공급 계약

5년 뒤 핵융합 발전 상용화 기대
헬리온 ‘챗GPT’ 올트먼도 투자
계약 못지키면 MS에 위약금 내야

‘꿈의 에너지’로 불리는 핵융합 발전이 5년 내 상용화될 수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 시각) 핵융합 발전 스타트업 헬리온 에너지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헬리온 에너지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이 3억7500만달러(약 5000억원)를 투자한 업체다. 페이팔 공동 창업자 피터 틸도 거액을 투자했다.

Part of Helion Energy’s Polaris prototype for fusion energy reaction experiments is shown in this undated handout photo provided by the company.

계약에 따르면 헬리온은 2028년부터 핵융합 발전을 통해 매년 최소 50메가와트(㎿)의 전기를 MS에 공급해야 한다. 50㎿는 약 10만 가구가 1년간 쓸 수 있는 전력량이다. 만약 헬리온이 계약 내용을 지키지 못할 경우 MS에 위약금을 지불하게 된다. WSJ는 “핵융합 발전을 통한 전력 공급 계약이 성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지금까지 핵융합 발전으로 생산된 전력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과감한 계약”이라고 했다.

지금까지 전문가들은 핵융합 발전을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20~30년의 연구가 더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헬리온 에너지는 5년 안으로 핵융합 발전 상용화를 앞당기겠다고 나선 셈이다. 헬리온 에너지는 내년까지 핵융합 발전을 시연할 수 있는 견본시설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래드 스미스 MS 부회장은 “핵융합 기술의 발전이 빨라질 수 있다는 확신이 없었다면 이번 계약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태양과 유사한 원리를 이용하는 핵융합 발전은 ‘인공 태양’으로 불린다. 탄소를 발생시키지 않고, 연료인 중수소는 바닷물에서 얻을 수 있으며 효율도 높다. 핵융합 발전에는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담긴 용기에 거대 레이저를 쏴 핵융합을 일으키는 레이저 방식과 1억도 이상 초고온의 플라스마를 강력한 자기장으로 가두는 ‘토카막(tokamak)’ 방식이 있는데 한국은 토카막 핵융합 방식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은 2018년 플라스마 온도 1억도를 달성했고, 2021년에는 1억도 유지 시간 30초에 도달하며 세계 최고 기록을 잇따라 갈아치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