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코로나 극복한 영웅들...정치가 ‘간호법’으로 갈라놓았다
11일 코로나 비상사태 종식을 선언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는 의료진들을 향한 기립 박수가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회의를 시작하면서 “이 자리에 그동안 코로나 극복을 위해 헌신한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들이 함께하고 계신다”고 운을 뗐다. 윤 대통령이 회의장에 있는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 12명을 바라보면서 “모두 큰 박수 부탁드린다”며 일어나 손뼉을 치자, 중대본 회의 참석자들도 모두 기립 박수를 보냈다.
2020년 1월 국내 첫 코로나 확진자 발생 후 3년 4개월 동안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며 의료 체계 붕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막은 전국의 보건의료인 모두에게 보내는 박수였다. 회의에 참석한 의료진들은 각자 역할과 복장은 달랐지만, 함께 일어나 머리 숙여 감사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저도 몇 차례 코로나 진료를 담당하는 병원에 다녀봤는데, 정말 의료진들 고생이 많았다”며 “이분들 협업 덕분에 팬데믹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6월부터 코로나 확진자 격리 의무를 ‘5일 권고’로 전환하고 입국 후 유전자 증폭(PCR) 검사 권고를 해제하는 사실상 엔데믹(풍토병화)을 선언했다. 동네 병원과 약국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정부는 ‘K방역’이라고 자화자찬했다”며 “하지만 국민의 자유로운 일상과 영업권·재산권, 의료진의 희생을 담보로 한 정치 방역으로 합격점을 주기 어렵다”고 했다. 또 “이념적 방역으로 국민이 피해를 봤다”며 “코로나 극복은 국민께서 희생에도 적극 협조해 주신 덕분”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 후 의료진 모두와 악수하고 1층 현관 앞까지 나가 환송했다.
그러나 이날 박수 받은 의료진들은 의료 현장에선 다시 갈라설 수밖에 없었다. 거대 야당이 지난달 간호법을 단독 처리한 후 보건의료계가 갈가리 찢긴 상황이기 때문이다. 간호법 제정에 반대하는 의사와 간호조무사들은 이날 2차 부분 파업에 들어가면서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총파업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간호사 단체는 간호법을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당장 휴원·휴진, 단축 진료 등 부분 파업으로 진료 차질이 발생했지만, 갈등을 촉발한 정치권은 공방만 벌일 뿐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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