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여름? 1Q 실적에 기대감 커지는 증시

김인경 2023. 5. 1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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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 실적 70% 발표…44.6%가 '어닝서프라이즈'
2Q까지 역성장 후 3Q 반등 기대감 커져
가격 부담 속 2500에 묶인 코스피, 우상향 기대
"한국·미국 재정지출 선긋기…계단식 오름세" 전망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두 곳 중 한 곳은 어닝 서프라이즈.”

1분기 상장사들이 시장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실적들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증권가는 지난해 말부터 한국 증시를 압박하던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2분기께 해소되면서, 3분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우상향에 나설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기 시작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깜짝실적’ 내놓은 기업이 44.6%

11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1분기 상장사의 실적 발표가 70%(시가총액 기준) 이상 진행된 가운데, 44.6%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시장 기대치 수준에 부합한 상장사는 14.6%였고,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낸 ‘어닝 쇼크’ 기업은 40.8%로 집계됐다.

또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합은 전년 동기보다 43% 줄어들었지만, 이미 낮아질 대로 낮아졌던 시장 기대치는 11% 상회하며 기대 이상의 어닝 시즌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1분기는 어닝 서프라이즈 비중이 높은 편이다. 바로 직전인 4분기에 직원들의 성과급이나 일회성 비용을 처리하는 경우가 많아 어닝쇼크를 내는 기업이 많고 이에 따라 증권사들이 1분기 실적도 보수적으로 제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 5년 평균 1분기 전체 기업 대비 어닝서프라이즈 기업의 비율이 44.0%였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44.6%)가 결코 낮지 않다는 평가다.

1분기 실적이 기대를 웃돌자 시장은 조심스럽게 향후 전망을 올려잡고 있다. 현재 시장이 기대하고 있는 올해 코스피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0.2% 줄어든 173조원 수준이다. 다만 한 달 사이 0.9% 증가한 만큼, 추가 상향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내년 코스피 영업이익은 256조4000억원으로 올해보다 48.4%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한 달 사이 1.9% 늘어난 수준이다.

이재림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 이어진 기업 이익 하향 조정은 이제 바닥 다지기 구간에 진입했다”면서 “시장은 특히 오는 3분기 이익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2분기 바닥·3분기 전환 기대…IT와 반도체는 변수

시장은 3분기에 집중하고 있다. 2분기까지는 소비심리 부진과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까지 겹치며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이 불가피하지만, 2분기를 바닥으로 3분기부터는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란 얘기다. 현재 1분기의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는 36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5.7%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며 2분기 전망치 역시 36조9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42.0%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3분기는 48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하며 전년 동기보다 3.8% 증가할 것이란 평가다.

실적이 반등하면 코스피의 상승세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51포인트(0.22%) 내린 2491.00에 거래를 마쳤다. 마디지수인 ‘2500선’에서의 횡보가 길어지고 있다. 실적 부진 탓에 주가수익비율(PER)은 14배 수준으로 가격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상장사의 수익성이 좋아진다면 PER 부담은 낮아지고 주가 상승 여력은 더욱 커진다. 이에 3분기부터 코스피 상장사들의 수익성이 좋아지는 점을 감안하면 2분기를 지나는 현재가 매수의 적절한 타이밍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조선이나 화학, 디스플레이 등 대다수의 업체와 달리 소비자들의 심리와 밀접한 정보기술(IT) 업종의 영업이익 전망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상태다. 반도체도 변수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감산’을 공식적으로 선언했지만, 수요 회복의 시그널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감산을 통해 공급을 줄이더라도 수요가 증가하지 않으면 업황 개선 시점은 지연된다.

거시경제 상황도 봐야 한다. 과거에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재정지출을 하며 성장을 지원했지만, 이번에는 녹록지 않다는 평가다. 미국은 금리 인상 속도를 완화하더라도 추가 재정지출을 하기는 어렵다. 한국 정부 역시 6월 이후 2024년 예산안을 발표하는 가운데, 재정혁신을 강조하고 있어 ‘돈 풀기’에는 선을 그을 것으로 보인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기업들의 이익 반등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통화정책까지 감안하면 지수가 횡보와 상승을 반복하는 계단식 오름세를 보일 가능성도 크다”고 내다봤다.

김인경 (5to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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