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 '잠'·'탈출'로 칸行...또 한 번 펼칠 글로벌 행보[TF초점]

박지윤 2023. 5. 1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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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비평가주간, '탈출' 비경쟁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 초청
"전 세계 관객들이 우리 영화를 재밌게 즐겼으면 한다"

배우 이선균이 영화 '잠'과 '탈출: PROJECT SILENCE', 두 개의 작품을 들고 칸으로 향한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박지윤 기자]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 이선균이 두 개의 신작을 들고 칸으로 향한다.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영화 '잠'(감독 유재선)은 비평가주간에, '탈출: PROJECT SILENCE'(감독 김태곤, 이하 '탈출')은 비경쟁 부문의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됐다.

칸은 유수의 국제영화제 중 가장 권위 있고 전 세계 영화 팬들의 주목이 높은 영화제로, 이선균은 '끝까지 간다'(감독 주간/2014년) '기생충'(경쟁 부문/2019) 이후 4년 만에 칸 레드카펫을 밟게 됐다.

이선균(오른쪽)은 영화 '잠'을 통해 배우 정유미와 네 번째 호흡을 맞춘다. /쏠레어파트너스(유), 롯데엔터테인먼트, (주)바이포엠스튜디오
먼저 '잠'은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이선균 분)와 수진(정유미 분)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이선균은 갑자기 찾아온 수면 중 이상행동으로 공포의 한가운데에 빠지게 되는 남편 현수로 분한다. 특히 이선균과 정유미는 '첩첩산중' '옥희의 영화' '우리 선희'에 이어 네 번째로 만나는 만큼, 두 사람이 부부로서 완벽한 호흡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잠'이 초청된 비평가주간은 프랑스 비평가협회가 주관하며 새로운 재능을 발굴하는 데 중점을 둔 섹션으로, 전 세계 작품들 중 감독의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작품만을 대상으로 선정된다.

작품은 잠드는 순간, 다른 사람처럼 변해 끔찍한 행동을 저지르는 남편이 자아내는 공포의 비밀을 파헤친다는 흥미로운 스토리를 다루는 장르적 색채가 강한 상업영화다. 그럼에도 비평가주간으로 초청되면서 작품성과 완성도까지 인정받게 돼 더욱 의미를 더한다.

이선균은 '탈출'에서 붕괴 직전 공항대교 위 숨 막히는 사투를 벌이며 필모그래피 사상 첫 재난 영화에 도전한다. /CJ ENM
미드나잇 스크리닝은 액션과 스릴러, 누아르, 판타지 등과 같은 장르 영화 중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소수의 작품을 엄선해 상영된다. 그동안 영화 '부산행' '악녀' '공작' 등이 해당 부문의 부름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배우 이정재의 첫 연출작 '헌트'가 초청돼 월드 프리미어를 가졌다.

이에 초청된 '탈출'은 한 치 앞도 구분할 수 없는 짙은 안개 속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고립된 사람들이 예기치 못한 연쇄 재난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다.

특히 작품은 일상의 공간이 한순간에 걷잡을 수 없는 재난의 현장으로 뒤바뀌고 가장 친근한 존재가 위협의 대상이 되는 현실감 넘치는 설정을 바탕으로 이제껏 본 적 없는 새로운 재난 영화의 탄생을 예고해 관심을 모았다.

이선균은 다리 한복판에서 딸과 함께 재난 상황을 맞닥뜨리게 된 차정원 역을 맡는다. 데뷔 첫 재난 영화에 도전한 그는 붕괴 직전 공항대교 위에서 어떤 숨 막히는 사투를 벌이며 연기 변신을 펼칠 전망이다.

그는 "추운 겨울 모든 스탭들과 배우들이 열정을 담아 한마음, 한뜻으로 촬영했던 작품을 칸 국제영화제에 선보이게 돼 너무나 뜻깊고 영광스럽다. 전 세계 관객들이 모쪼록 우리 영화를 재밌게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같은 곳에서 전혀 다른 결의 두 작품을 선보일 이선균의 다채로운 활약에 기대가 모아진다. /이새롬 기자
앞서 이선균은 지난달 14일 개봉한 영화 '킬링 로맨스'(감독 이원석)으로 국내 관객들과 만났다. 그는 사람들의 눈길을 피해 남태평양 콸라섬으로 입국한 여래(이하늬 분)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재벌 조나단을 연기하며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파격적인 변신을 선보였다.

'킬링 로맨스'는 '기생충'(2019)으로 2020년 열린 제92회 미국 아카데미에 참석해 전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쌓고 돌아온 이선균이 택한 차기작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코미디 장르에서 제대로 망가지면서 전무후무한 캐릭터를 탄생시켰고 B급 감성에 A급 연기력을 완벽하게 녹여냈다.

이에 힘입어 '킬링 로맨스'는 평점 1과 10으로 나뉘는 극과 극 반응을 유발하며 '올해의 문제작'으로 떠올랐다. 개봉 첫 주 CGV 골든에그지수에서 61%를 기록하며 일명 '깨진 달걀'이 됐지만 관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고, 취향 저격당한 관객들은 'N차 관람'을 하면서 역주행에 성공해 76%까지 오르며 이를 봉합시켰다.

그동안 이선균은 13년이 지나도 여전히 '봉골레 하나'를 외치게 만든 츤데레 매력이 가득했던 MBC '파스타'의 최현욱부터 '좋은 어른'으로 기억되고 있는 tvN '나의 아저씨'의 박동훈까지 여러 '인생캐'를 탄생시켰고, '기생충'(2019)으로 글로벌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이선균은 전작들로부터 얻은 이미지나 연기에 스스로를 가두지 않으며 작품을 택했고, 늘 영화계에 유의미한 결과를 남겼다.

'킬링 로맨스' 개봉 당시 <더팩트>와 만난 이선균은 "어떠한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해서 유지하려는 욕심은 없다. 다른 캐릭터를 하면 또 덮어지지만 기록은 남아있다. 늘 변주해 보고 싶다"고 소신을 밝혔다.

또한 작품을 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으로 '책'을 꼽은 만큼, '잠'과 '탈출'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하다. 같은 곳에서 전혀 다른 결의 두 작품을 선보이면서 어떤 색다른 연기 변신으로 전 세계 관객들을 사로잡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잠'과 '탈출'은 오는 16일부터 27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개최되는 제76회 칸 국제영화제를 통해 전 세계 최초 공개되며 올해 국내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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