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농사 망친 손혁 단장은 왜 책임지지 않나? '5승 1패→경질'

이형주 기자 2023. 5. 1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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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손혁 단장(우측). 사진┃뉴시스

[STN스포츠] 이형주 기자 = 손혁(49) 단장은 왜 책임지지 않나.

한화 이글스는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원호 퓨처스 감독을 구단의 제13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계약 조건은 3년 총액 14억원(계약금 2억원, 연봉 3억원, 옵션 3억원)이다. 지난 2021시즌부터 팀을 이끈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과는 계약을 해지했다"라고 알렸다.

수베로 감독의 한화 생활은 명과 암이 있었다. 최하위의 한화에 부임해 1승에 목매며 유망주들을 갈아넣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으로 팀을 육성시키며 서서히 변모시켰다. 물론 올 시즌 경기 운영 면에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주며 질타를 받기도 했다. 때문에 수베로 감독의 경질에는 갑론을박이 나올 수 있고, 이는 아예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아닌 논쟁이 가능한 범주 내에 있다.

하지만 수베로 감독을 '지금 이 순간'에 경질해야 되냐와 손혁 단장과 프런트가 책임이 없냐는 질문에는 단호히 '아니다'라고 답할 수 있다. 11일 현재 9위에 추락해 있는 한화의 부진 원인에는 수베로 감독 뿐 아니라 프런트의 책임도 있는데, 이를 수베로 감독만 지고 팀을 떠나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감독을 위시한 스태프들과 단장을 위시한 프런트가 조화를 이뤄야 낼 수 있는 것이 좋은 성적이다. 양 측 다 잘못한 면은 있지만 책임은 앞쪽만 지고 있다.

올 시즌 돌입 전 수베로 감독이 치른 두 시즌은 전력이 최하위급이라는 판단이 대세였다. 물론 수베로 감독과 스태프들은 이기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보다는 팀을 정상화시키며 리빌딩에 주력한 이유다.

한화 이글스서 경질된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 사진┃뉴시스

하지만 올 시즌은 달랐다. 수베로 감독의 마지막 해였고, 한화도 이제는 순위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의식이 있었다. 이런 기조를 만들어줄 인물로 한화는 손혁 단장을 선임했고, 스토브리그에 채은성을 6년 90억에 데려오는 등 지원도 해줬다.

FA 영입, 트레이드, 신인 드래프트 등도 팀 전력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지만, 아직 팀 전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외국인 선수 선발이다. 외국인 투수 2명과 타자 1명이 얼마나 활약하느냐에 따라 팀 성적은 크게 달라진다. 재러드 호잉 효과로 그 효과를 가장 잘 알고 있는 팀도 한화였다. 그리고 그 선발에 있어서 결정하는 이도, 책임지는 이도 단장이다.

하지만 손혁 단장의 외국인 선수 선발은 형편없었다. 재계약한 페냐는 그렇다고 해도 투수 버치 스미스, 타자 브라이언 오그레디 선발은 실패 그 자체였다.

손혁 단장이 보장하던 투수 버치 스미스는 1경기만 던지고 통증을 주장하며 10억 5천만원을 받고 나갔다. 브라이언 오그레디는 한화 타선에 동맥경화를 일으키고 있다. 스미스를 대체하기 위해 새 외국인 투수 리카르도 산체스를 데려오며 6억을 또 지불했고, 오그레디도 교체 시 그 정도의 금액이 들것으로 보인다. 대략 32억에 가까운 돈이 전력 강화에 조금의 힘도 보태지 못하고 증발했다. 손혁 단장을 비롯한 프런트의 실책으로 지불한 비용이다.

한화 이글스 외국인 타자 브라이언 오그레디. 사진┃뉴시스

야구 감독이 신이 아닌데, 외국인 농사를 망치면 시즌을 운용하기 쉽지 않다. 특히 외국인 투수가 선발 로테이션을 돌아주지 못하면 국내 선수들에게 과부하를 주기도 한다. 물론 부진에 다른 원인들도 있고, 수베로 감독의 책임도 있지만 손혁 단장을 비롯한 프런트들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또 경질은 그렇다고 한들 그 시점에 대한 의문이 든다. 한화는 최근 리그 6경기에서 5승 1패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4월 부진할 때는 경질 않고 기다리다가, 흐름을 타니 감독을 자른다. 청개구리 그 자체다.

10일 삼성 라이온즈전 승리로 최근 5승 1패로 팀이 초반 어려움을 수습하고 치고 나가려는 때에 믿고 있던 감독이 경질됐다. 선수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선수들은 프런트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총체적 난국이다.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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