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흥행 카드’ 임성재 버디 잡자…콘서트급 함성 터졌다
임성재, 3년 7개월 만에 국내 대회 출전에
코리안투어 1라운드 역대 최다 갤러리
“평소에 볼 수 없는 톱 골퍼…연차내고 왔다”
꼬마 팬부터 2, 30대 젊은 팬과 여성 팬도 많아
임성재(25)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1라운드 1번홀부터 버디를 잡아내자, 코리안투어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콘서트급’ 함성이 터졌다.
그야말로 임성재 효과다. 임성재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2승을 거뒀고, 세계 랭킹 18위에 올라 있는 한국 남자 골프 최고의 선수다. 11일 경기 여주시의 페럼클럽(파72)에서 열린 우리금융 챔피언십 1라운드. 이날 페럼클럽에 모여든 갤러리는 총 1834명이다. 국내에서 열린 남자 골프 대회에서 1라운드에 이렇게 많은 갤러리가 모인 건 지난해 GS칼텍스 매경오픈 1라운드 이후 1년 만이다. 현장에서 이 광경을 본 골프계 한 관계자는 “서울에서 최소 한 시간 반은 걸리는 먼 곳인데, 최근 평일인 1라운드에 이렇게 많은 갤러리가 온 건 본 적이 없다”면서 “대부분 임성재를 보러 온 갤러리들인 것 같다”고 말했다.
낮 12시 57분 티오프. 이번 대회 최고 흥행 조인 임성재, 지난주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우승한 장타자 정찬민(24), 간판스타 박상현(40)을 보기 위해 이미 많은 갤러리가 티잉 에어리어 주위는 물론 그린까지 줄지어 서 있었다. 임성재가 1번홀 티잉 구역에 등장하자 그를 기다리던 갤러리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보냈다. ‘깡!’ 임성재가 드라이버 티 샷을 힘차게 날리자 “굿 샷”이 터져 나왔고, 볼이 300야드를 날아 페어웨이 정중앙에 떨어지자 갤러리들은 “역시 임성재”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페어웨이로 걸어가는 임성재를 향해 팬들은 “임성재 파이팅!”이라고 외치며 손을 흔들었다. 이를 들은 임성재는 갤러리들을 향해 밝은 미소와 함께 묵례를 건넸다.
두 번째 샷을 핀 앞쪽 4m 거리에 보내 오르막 퍼트를 남긴 임성재는 이 버디 퍼트를 컵 안으로 떨궜다. ‘땡그랑’ 소리가 나자 1번홀 그린에서는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큰 함성이 터져 나왔다.
강원 원주시에서 왔다는 30대 후반 김헌재 씨는 “평소에 볼 수 없는 임성재 선수를 보기 위해 연차를 내고 방문했다”며 “저는 평소에 골프를 매우 좋아하는 열혈 골퍼인데, 평소 닮고 싶은 스윙을 가진 임성재의 스윙을 직접 눈으로 봐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에서 열린 LPGA 투어 대회도 가봤지만 평일에 이 정도로 많은 갤러리가 온 건 처음 본다”며 “임성재 선수의 위상을 느꼈다”고 밝혔다.
1번홀에서 임성재를 기다리던 40대 초반의 한 여성팬도 “임성재 선수는 물론 지난주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우승한 정찬민 선수의 동반 플레이를 보기 위해 온 갤러리가 많은 걸로 알고 있다”며 “저 역시 이들의 샷을 보기 위해 왔는데, 선수들을 직접 보니 정말 멋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회 첫날부터 평소보다 많은 갤러리가 모이다 보니 에티켓에 대한 문제도 다시 한번 화두에 올랐다. 갤러리 중 일부가 임성재의 퍼팅 후 우루루 자리를 떠 퍼트가 남은 정찬민, 박상현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5번홀에서는 정찬민이 티 샷을 하려던 순간 휴대전화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소리가 크게 났고, 정찬민의 샷은 OB 구역으로 향하고 말았다. 경기 진행을 돕는 마샬이 통제하려 해도 갤러리가 이를 잘 따르지 않은 탓이다.
한편 임성재는 2019년 10월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후 3년 7개월 만에 코리안투어 대회에 출전했다. 지난해 이 대회 참가를 위해 귀국했지만 1라운드 직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기권한 바 있다. 지난해 아쉬움을 털려는 임성재는 국내 팬들 앞에서 7번홀까지 버디만 3개를 잡으며 월드클래스급 경기력을 과시했다. 다만 9번홀(파5)에서 티 샷이 페어웨이를 크게 벗어나면서 더블보기를 범했고, 10번홀(파4)에서는 스리 퍼트 보기를 기록해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주미희 (joom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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