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부추긴 아집, 지진 앞 무능…에르도안 '20년 권력' 막 내리나
야권연합 클르츠다로을루 우세,
3위 전격사퇴·경제·지진 등 변수
잔 셀추키 이스탄불 경제연구소 자문위원은 파이낸셜타임즈(FT) 인터뷰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지지율에서 뒤처진 채 대선 레이스를 시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야당 연합은 지지율을 지켜내야 한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열세인 이유는 무엇보다 경제다. 가디언에 따르면 튀르키예는 지난해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대비 84.39%에 육박하는 등 인플레이션에 시달렸다. 지난달 튀르키예 CPI 지수는 43.68%로 하락했으나,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CPI 평균치가 지난 3월 7.19%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매우 높다. 그럼에도 에르도안 대통령은 성장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14%였던 기준금리를 8.5%까지 끌어내린 바 있다. 이로 인해 대통령 집권 전 460원대였던 리라화 가치는 67원선까지 폭락했다.
지진은 선거의 중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CNN에 따르면 피해가 가장 컸던 남부 지역은 여당 지지율이 높은 지역이다. 튀르키예 선거기관 최고선거위원회의 아흐메트 예네르 위원장은 지난달 인터뷰에서 "이 지역 유권자 100만여명이 지진 후 피난 등 사유로 선거에 기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조국당 후보 무하람 인제는 폴리트프로 조사에서 지지율 4.8%로 결선이 진행될 경우 캐스팅 보트를 쥘 것으로 보였다. 에르도안 대통령과 클르츠다로을루 대표 지지율 차이가 5% 내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투표 사흘을 앞둔 이날 "조국을 위해 결정을 내렸다"며 전격적으로 후보 자리를 내려놨다. 제 4후보 시난 오안이 있지만 지지율이 낮아 사실상 '빅2'의 대결이 됐다.
만약 1차 투표에서 승자가 나오지 않는다면 같은 날 치러지는 총선 결과가 대통령 결선 투표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튀르키예 싱크탱크 테파브의 셀림 코루 분석가는 FT 인터뷰에서 "총선에서 여당 정의개발당이 승리한다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자신의 패배시) '분단정부가 들어설 수 있다'고 유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폴리트프로가 최근 3개월 간 5만7070명을 대상으로 시행된 여론조사를 종합한 결과,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의개발당 지지율은 34.4%였다. 이와 연합한 보수성향 국가행동당(6.6%)까지 합치면 지지율은 40%를 넘는다. 이에 맞선 공화인민당 등 6자 연합 지지율 총합은 40.5% 수준으로 박빙이다.
튀르키예 대선 결과는 국제정세에도 작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회원국인 튀르키예는 미군이 중동 지역 작전의 전초기지로 사용하는 곳이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자국에 러시아 원전을 건설하는 등 러시아와도 가깝게 지내왔다. 이에 유럽연합(EU)은 에르도안 대통령 실각이 지역 안보에 유리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기업들은 정권교체가 실현된다면 튀르키예 투자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로이터는 "정권교체를 통해 튀르키예 경제정책에 중대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투자자들은 튀르키예 경제정책이 정상화돼 투자 확대로 이어지리라 전망한다"고 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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