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변호사 "국가면제 성립 안돼"...위안부 소송 직접 증언

[앵커]

일본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을 대변했던 인권변호사가 한국 법정에 섰습니다.

일본인 변호사가 우리 법정에 증인으로 선 건데,

위안부 소송에선 주권 국가를 다른 나라 법정에 세울 수 없다는, '국가 면제'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우리 피해자들에게 힘을 실었습니다.

김철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일본에서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며 30년 넘게 위안부 피해자들을 대변한 야마모토 세이타 변호사가 우리 법원을 찾았습니다.

야마모토 변호사가 한국을 찾은 건 이용수 할머니 등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의 증인으로 나서기 위해서입니다.

재판에 앞서 야마모토 변호사는 이른바 '국가면제 원칙'이 이번 소송엔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국가면제'는 주권 국가를 다른 나라 법정에 세울 수 없다는 개념으로, 앞서 1심 재판부는 이를 근거로 위안부 피해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야마모토 세이타 / 변호사 : 우크라이나와 한국의 지난 1월 판결에서도 가해국에 국가면제를 인정하지 않는 예가 새로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2012년 ICJ 판결 결론을 이 사건에서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게 저의 의견입니다.]

피해자 측의 요청으로 항소심 재판부가 야마모토 변호사를 증인으로 법정에 세운 건데, 야마모토 변호사는 재판에서도 같은 증언을 이어갔습니다.

일본 국내법이 이미 국내에서 일어난 불법행위 등에 대해 '국가면제 예외'를 명문화 한 상태라 상호주의를 고려하면 한국에서도 예외를 적용할 수 있다고 한 겁니다.

또, 심각한 인권침해를 겪은 피해자들이 최후의 수단으로 국내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한 점 등을 고려하면 국가면제 원칙을 제한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습니다.

소송을 제기한 이용수 할머니도 직접 법정을 찾았고, 남은 시간이 많이 없다고 호소하며 일본 정부의 제대로 된 사과와 배상을 다시 한 번 촉구했습니다.

[이용수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 (일본이) 공식적으로 사죄하고 법적인 배상을, 저는 오늘도 그렇게 판결이 나도록 기다리겠습니다.]

재판부는 일본 정부 측이 소송에 전혀 응하지 않고 있는 만큼, 국내외 여러 전문가 의견을 두루 청취한 뒤 결론을 내린다는 방침입니다.

YTN 김철희입니다.

YTN 김철희 (kchee21@ytn.co.kr)

촬영기자 : 최성훈

영상편집 : 김혜정

그래픽 : 강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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