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억 비자금 조성 혐의’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 구속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이 114억원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김성규 총괄사장은 구속을 피했다.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1일 “증거 인멸 및 도망할 우려가 있다”며 김 회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화그룹 김영준(왼쪽) 회장과 김성규 총괄사장이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뉴시스

하지만 윤 부장판사는 김성규 사장의 구속영장에 대해선 “현 단계에서 구속할 필요성 및 상당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된다”며 기각했다. 윤 부장판사는 “이 사건 범행에 관한 증거는 상당 부분 확보되어 있다고 보인다. 직업 및 주거가 일정해 도망할 우려가 낮다”며 “범행 가담 경위와 동기, 가담 정도, 범행 이익의 귀속 주체 등을 고려할 때 구속 필요성, 상당성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부장 민경호)는 지난 8일 김영준 회장과 김성규 총괄사장에 대해 횡령 및 배임,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2년부터 올해까지 10여년간 급여 명목으로 114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특경법상 횡령)를 받는다. 이들은 또 2015∼2017년 이화전기공업 등 계열사 주식을 값싸게 사들인 다음 허위 공시 등 방법으로 비싸게 매도해 부당 이득 124억원을 챙기고, 회사에 187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및 특경법상 배임)도 받는다. 2016∼2017년 주시 거래 과정에서 증여세와 양도소득세 12억원을 내지 않은 혐의도 있다. 2016∼2019년 해외 직접 투자를 신고하지 않고, 173억원 상당의 재산을 국외로 유출한 혐의(특경법상 재산국외도피)도 적용됐다.

서울지방국세청은 2016∼2017년 이화그룹이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과정에서 증여세 등을 포탈한 혐의를 확인해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지난 3월 이화전기 등을 압수수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