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빼든 한화, 수베로 전격 경질…새 감독에 최원호
13대 감독 최원호, 과거 ‘대행’ 경험…3년·총 14억 계약, 오늘부터 지휘
한화가 개막 31경기 만에 사령탑을 교체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51·왼쪽 사진)을 경질하고 최원호 퓨처스 감독(50·오른쪽)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한화는 11일 대전 삼성전을 마친 직후 전격적으로 “최원호 퓨처스 감독을 제13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3년이며 계약금 2억원과 연봉 3억원, 옵션 총 3억원이 포함된 14억원 규모다. 12일 인천 SSG전부터 곧바로 최원호 신임 감독이 팀을 지휘한다.
최 감독은 한화 1군 선수단을 맡은 경험이 있다. 2019년 11월 한화 퓨처스 감독으로 취임한 뒤 2020년 6월 한용덕 감독이 경질되자 감독대행으로서 시즌을 끝까지 마무리했다. 총 114경기에서 39승3무72패를 기록했고 역대 감독대행 사상 최장 기간 팀을 지휘한 기록도 남겼다. 이 기간 팀을 꼴찌에서 탈출시키지는 못했지만 신예 투수들을 대거 발굴해 중용하면서 1군 마운드를 크게 바꿨다.
2021년 퓨처스 사령탑으로 복귀한 뒤 2022년 북부리그 우승과 퓨처스리그 역대 최다 14연승 등을 거둬 육성 능력도 인정받았다.
한화는 최원호 감독이 퓨처스 사령탑으로 돌아간 2021년 구단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인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선임했다. 베테랑 선수들을 모두 방출하고 저연봉 젊은 선수들만 남겨놓은 채 ‘리빌딩’을 선언하면서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선수들을 육성했던 수베로 감독을 영입했다. 수석코치와 투타 코치까지 모두 외국인으로 ‘수베로 사단’이 입성했지만 한화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꼴찌에 머물렀고 올해도 4월을 꼴찌로 마쳤다.
개막하자마자 투수 교체 등 수베로 감독의 경기 운용능력이 도마에 올랐다. 올해 역시 꼴찌로 처졌는데 여유가 넘치는 태도도 많은 힐난을 받았다. 외국인 감독을 영입하고도 리빌딩과 성적 모두 성과를 내지 못하는데 교체를 검토하지 않는 한화 구단에 대해서도 많은 의문이 따랐다. 사령탑 교체에 대한 여러 소문이 파다하게 돌기 시작하자 한화는 연승으로 분위기가 반등하려는 시점에 수베로 감독을 경질했다.
한화는 4월 한 달간 6승1무17패에 머물러 꼴찌였다. 2일 두산전까지는 6연패에 빠지기도 했다. 한화는 이 기간 사령탑 교체를 본격 논의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한화는 지난 7일 KT전까지 시즌 첫 3연승을 달린 뒤 9일 삼성에 졌으나 10일 5-1 승리에 이어 이날 다시 삼성을 4-0으로 완파하고 2연승을 거뒀다. 최근 6경기에서 5승1패다.
한화 구단은 “수베로 감독에게도 오늘 경기 승리 뒤 (해임을) 통보했다. 연패 기간 경질에 대해 논의했고 경질과 새 사령탑 선임이 오늘 결정됐다”고 밝혔다. 경기 직후 기존 사령탑 경질과 새 사령탑 선임을 동시에 발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로써 한화가 KBO리그 최초로 시도했던 ‘외국인 사령탑을 통한 리빌딩’은 실패로 끝났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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