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찬규 6이닝 무실점… 필승조 부활 LG, 전날 못 지킨 1-0 승리 지키다

임보미 기자 2023. 5. 11.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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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악몽은 없었다.

프로야구 LG가 11일 잠실에서 임찬규의 6이닝 무실점 호투로 키움에 1-0 승리를 거두고 전날 1-11 대패를 설욕했다. LG는 전날에도 선발 김윤식이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7회 정우영이 아웃카운트 하나, 유영찬은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나란히 3실점했다. 결국 키움에 7회 9점 빅이닝을 허용한 결과는 무기력한 패배였다.

하지만 이날 선발 등판한 임찬규가 경기 전까지 11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 중이던 키움의 김혜성을 첫 타석부터 삼구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삼자범퇴로 1회를 마치며 곧바로 분위기를 바꿨다. 그러자 타선도 곧바로 1회말 공격에서 선두타자 홍창기가 2루타를 치고 나가 오스틴의 적시타 때 홈 밟으며 임찬규에게 선취점을 안겼다.

임찬규는 이날 공 80개만으로 안타 3개만 내주고 삼진 5개를 잡으며 6이닝을 책임졌다. 이어 7~9회는 유영찬-함덕주-박명근이 무실점 피칭으로 1점차 승리를 지켰다. 염경엽 LG 감독은 “찬규가 선발로서 다양한 구종으로 완벽한 피칭을 해줬다. 젊은 승리조들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경기였다”고 평했다.

시즌 2승째를 올린 LG 임찬규. LG 제공


●구속 욕심 버린 임찬규 “달라진 건 결국 마인드”

임찬규는 빠른공 31개에 커브(24개), 슬라이더(7개), 체인지업(18개) 등을 골고루 활용해 키움 타자들의 방망이를 헛돌렸다. 지난해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6승11패, 평균자책점 5.04 부진했으나 올 시즌 중간투수로 시작해 팀 내 선발, 불펜을 가리지 않고 빈자리에서 활약 중인 임찬규는 벌써 시즌 2승을 따냈다.

임찬규는 “지금은 작년보다 스피드도 더 안 나오고 있는데 결국 달라진 건 마인드”라며 “구속 욕심을 버리고 변화구와 제구를 중요시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임찬규는 오히려 이날 ‘빠름’이 아닌 ‘느림’에 대한 탐욕을 보이기도 했다. 5회에 임병욱을 상대할 때 최저구속 98km에 그치는 ’느린 커브‘로 2스트라이크를 선점하며 삼진을 잡았다.

직전 4회 LG 공격 때는 키움 선발 정찬헌이 오지환에게 시속 94km짜리 커브를 던졌었다. 때아닌 ‘두자릿 수 속도’의 커브 대결에 대해 임찬규는 “(LG 동료였던) 찬헌이 형이랑 서로 ‘더 느리게 던질 수 있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 찬헌이 형이 자기는 (시속) 70km대까지도 던진다더라”며 “찬헌이 형 보라고 던졌는데 제가 살짝 진 것 같다”며 웃었다.

이날 6회까지 비교적 안심할 수 없는 1-0 리드를 두고 마운드를 내려온 임찬규는 “내 승리가 아닌 팀 승리를 위해 올라온 거기 때문에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 점수 주더라도 역전하면 된다”며 “지금은 선발에서 던지고 있지만 (이)민호, (강)효종이가 돌아오면 어디든 팀이 필요한 곳에서 던질 것”이라고 했다.

●겁 없는 신인 박명근 11G 연속 무실점 피칭

LG는 최근 필승조 정우영, 이정용의 부진으로 어려운 7~9회를 보냈다. 염경엽 감독 역시 “결국 우영, 정용이가 제 컨디션을 찾아야 LG가 제 궤도에 오른다”고 강조했다. LG는 이날 이들의 부활까지 시간을 벌어줘야 할 불펜진 유영찬-함덕주-박명근이 릴레이 무실점 투구를 하며 형들이 숨 돌릴 시간을 벌어줬다.

특히 마무리 고우석이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9회에는 신인 박명근이 마운드에 올라 전날 빅이닝을 이끄는 적시타를 쳤던 임병욱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경기를 끝냈다. 전날 불펜 붕괴로 대패한 이후 1점차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해 승리를 지킨 것에 대해 박명근은 “이기는 경기가 있으면 지는 경기도 있게 마련이다. 더 힘내서 달려갈 수 있는 동기가 된 것 같다”며 “우석이 형이 없는 동안 남은 불펜들이 최대한 빈 자리를 지켜드리겠다”고 말했다.

데뷔 시즌이지만 개막전 첫 등판부터 1사 주자 1, 3루 상황에서 하는 등 터프한 상황에도 자주 기용되고 있는 박명근은 “그런 걸 크게 개의치 않는 성격이다. 또 감독님이 그만큼 믿어주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데뷔 첫 해 ‘배짱투’로 불펜에서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박명근. LG 제공


●한화는 승리 후 수베로 감독과 이별발표…최원호 감독 선임

한화는 이날 안방 대전에서 삼성에 4-0 승리한 뒤 최원호 퓨처스(2군) 감독을 13대 감독으로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2021 시즌부터 팀을 맡아 올해가 계약 마지막 해였던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사실상 경질한 것이다. 한화 구단은 지난 시즌 말부터 내부적으로 수베로 감독의 교체 여부를 의논했으며 2일 두산전까지 6연패에 빠진 뒤 감독 교체 논의를 본격화했다.

최원호 한화 신임 감독. 뉴스1
한화 관계자는 “순위 경쟁의 틀을 잡아야 할 시점에 더 이상 실험적인 운영을 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을 했다. 연패 기간 논의해 오늘 (최종) 결정된 사안”이라며 “내일 경기부터 최원호 감독이 바로 지휘한다”고 전했다.

●SSG 서진용, 2사만루 위기 넘기고 15세, ERA도 0.00 유지

선두 SSG는 9회초 2사 만루에서 터진 박성한의 결승타로 KIA에 5-3 승리를 거뒀다. 9회말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 서진용은 볼넷 두 개로 2사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147km짜리 빠른공으로 소크라테스를 삼진을 잡고 시즌 평균자책점 0.00을 유지했다.

●최하위 KT는 6연패

시즌 초 한화가 머물던 최하위 자리를 넘겨받은 KT는 NC에 1-4로 져 6연패에 빠졌다. 승리없이 2패만 있었던 NC 선발투수 구창모는 6과 3분의 1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을 올렸다.


●빈익빈 부익부, 롯데 끝내기 승리로 1~4위팀 모두 승리


이날 유일한 연장경기가 열린 사직에서는 안방 팀 롯데가 노진혁의 끝내기 안타로 두산에 7-6 승리를 거뒀다. 롯데의 끝내기로 1~4위 팀(SSG-롯데-LG-NC)은 순위변동 없이 동반 승리를 거두게 됐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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